신정환은 도박보다도 더한 도박을 저지르며 자멸의 길로 빠져들었습니다. 더 이상 벗어나기도 힘들고 다른 길을 택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그가 택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지요. 거짓으로 점철된 인생에 그나마 자신을 마지막까지 믿어주었던 팬들에게 마저도 거짓으로 일관한 그에게 더 이상의 기회는 없을 듯합니다.

모든 것을 내던진 마지막 배팅

2010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연예인들에 대한 문제가 끊임이 없었습니다. 유명하든 덜 유명하든 파렴치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건들은 많은 이들에게 연예인이라는 존재에 대한 편견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대중을 대상으로 엄청난 돈을 버는 그들의 자신의 이익에는 민감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모습은 실망스러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순서를 기다리기라도 하듯 줄지어 나오는 그들의 모습은 역겨움과 함께 방송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자격 기준이라도 제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냐는 한탄까지 나오게 만들었습니다. 쉽게 재단할 수도 없는 자격을 논할 정도면 연예인들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이미 도박 전과가 있었던 신정환으로서는 더 이상 피해갈 곳도 용서를 구할 곳도 사라져버렸습니다. 불법 사설 도박장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그는 주변을 찾아다니며 방송 일을 할 수 있도록 구걸을 하고 다녔고, 한 번의 실수로 사장되기에는 너무 가혹하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다른 이들과는 달리 손쉽게 방송에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방송에 복귀한 후 깐죽대는 캐릭터로 부활해 다양한 방송을 넘나들고 승승장구를 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그렇게 많은 이들은 다시 방송인으로서 열심히 사는 듯한 그에게 과거를 용서하고 많은 사랑과 응원을 보냈습니다.

많은 이들의 용서와 사랑을 받았던 그는 그저 방송에서 비춰진 모습만이 진실은 아님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미 도박으로 인해 출연료는 가압류 상태이고, 자신의 집마저 내놓은 상황에서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규제하기 힘든 필리핀까지 날아가 도박에 빠져 마지막을 고하게 되었습니다.

7월 정선 카지노에서 1억 8천만 원을 빌려 갚지 않은 일로 고소를 당한 상황에서 소속사는 지인의 보증만 섰다고 했지만, 많은 이들은 말도 안 되는 변명에 그가 도박에 깊이 빠져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정선 카지노에서 타인에게 거액의 보증을 섰다는 말을 그대로 믿을 수 있는 이는 없으니 말입니다.

사실은 도박으로 피폐해져 갔던 이런 상황에서도 그는 새로운 프로그램의 MC로 발탁되고, 많은 러브콜은 공중파(3)와 케이블(2) 통 털어 다섯 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했습니다. 다섯 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그가 필리핀 세부까지 원정 도박을 떠났다는 것은 이미 방송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음을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자신의 도박 빚을 대신 갚아주지 않는 소속사와의 문제로 의도적으로 필리핀으로 도망 나왔다는 말도 있습니다.

최장 6개월 정도 필리핀에 머물며 소속사에게 피해를 주기 위함이라는 신정환 지인이라 밝힌 이의 증언은 경악스럽게 합니다. 세부 카지노에서 그가 도박을 하고 있는 모습을 관광객들과 현지인들에게 들키고 이는 곧바로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정된 방송이 차질을 빚고 방송가에서 조심스럽게 신정환에 대한 논의가 구체화되는 상황에서 그의 행적지와 여러 가지 정황들을 종합한 많은 이들은 도박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증언들도 신정환의 도박설에 심증을 가지게 만들었지요.

물론 신정환 팬클럽을 중심으로 억울한 누명을 씌우는 것이라며 열심히 옹호를 했지만 너무 구체적인 증언들과 정황 등은 그의 편이 아니었습니다. 소속사에서도 그가 무엇을 하고 어디에 있는지 명확하게 모른 상황에서 연락두절한 그는 방송인으로서 최소한의 신의도 저버린 최악이었습니다.

KBS에서는 즉각 신정환의 MC 자격을 박탈하고 MBC와 SBS에서는 정확한 정황을 보고 판단을 하겠다며 유보적이었지만 그가 내민 사진 한 장은 그를 완전히 끝을 내버렸습니다. 기사가 한 곳으로 모이고 문제가 커지자 그는 자신의 팬클럽에 글과 함께 사진을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뎅기열에 걸려 사경을 헤맨 사람에게 도박으로 거액을 잃었다고 하는 국내 언론을 믿을 수 없다며 필리핀 현지까지 찾아간 방송 팀과도 만나지 않던 그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버렸습니다. 신정환의 병명이 무엇인지 궁금한 방송 팀은 당연하게 담당 의사에게 질문을 했고, 신정환이 그렇게 주장하던 뎅기열과는 전혀 무관한 피로 누적이라는 말은 마지막까지 자신을 믿었던 팬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친 것 밖에는 안 되었습니다.

신정환을 보호하는 듯한 필리핀 한인회의 이상한 행동들도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거대한 한인회가 있는 곳에는 자연스럽게 조폭들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 가지 뉴스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고, 카지노가 있는 이곳에 소위 꽁지 돈을 대는 업자들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요.

처음 보도에서 나온 것처럼 한인 대부업자에게 여권을 맡기고 거액의 도박 자금을 유용했다는 사실과 한인회의 태도는 심증을 굳히게 만들었습니다. 외교부와도 직접 대화를 하지 않고 한인회를 거쳐 대화를 하는 방식에서 그들과 모종의 거래 혹은 문제가 얽혀있음을 추측해 볼 수가 있겠지요.

추측과 사실은 엄연히 다른 것이기에 함부로 추측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신정환이 지금껏 보인 행동에서 진실은 찾기 힘들고 모두 거짓으로 일관한 것을 보면 그의 마지막 도박마저 허망하게 잃어버린 꼴입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심지어 자신을 믿어준 팬들까지 담보로 한 마지막 배팅은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한 연예인의 몰락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가지고 있는 특수한 직업 때문입니다. 돈이 전부인 세상에서 그 어떤 직업보다도 빠른 시간 안에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는 연예인은 어린 아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일순위입니다. 아이들 뿐 아니라 부모들이 나서서 연예인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연예인들은 주목을 받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과거 딴따라로 불리던 시절에는 그들을 지금처럼 대접할 이유도 특별한 존재감으로 고민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가지는 매력은 그들의 위상을 높여주었고 높아진 위상만큼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사회적 책임을 간과하고 타락한 자신을 위해 모든 것들을 엉망으로 만든 신정환은 더 이상 구제불능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돈이 없는 그가 거액의 도박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스스로 밝혔듯 도착해 며칠 동안 카지노에 있었다는 말만으로도 그는 더 이상 책임감 있는 연예인으로서 자격을 상실했습니다.

도박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받아 퇴출되었던 이가 악어의 눈물을 흘리고 다시 방송을 했습니다. 그런 그가 아무런 죄책감없이 카지노를 들락거렸다는 것만으로도, 반성 없이 복귀했음을 증명합니다. 진정성을 방기한 채 거짓으로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모면하려는 모습 역시 최악으로 다가올 뿐입니다.

연예인이라는 특수직을 가진 이들은 단기간에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는 직업인만큼 대중들의 기대에 부응할 책임도 있습니다. 누구보다 도덕적이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최소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도덕심 정도는 갖출 수 있기를 신정환 사건을 보며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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