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게 2010년 9월은 참 바쁜 기간으로 기억될 듯합니다. 2004년 이후 첫 정규시즌 최종 순위 2위가 유력한 가운데, 4게임차의 1위 자리에 대한 희망을 버리긴 아직 아쉽습니다.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삼성으로선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둔 SK의 부진을 기대해야 할 테지만 말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삼성 라이온즈 가을야구엔 또 다른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데요. 떠남과 아쉬움의 큰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 9월이 될 것이란 거, 바로 양신 양준혁 선수의 은퇴 경기도 예정됐단 말입니다.

양준혁 선수, 그에 대한 포스팅은 이미 이 공간에서도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가장 최근 쓴 포스팅은 은퇴 소식을 듣고, 쓴 "양신덕에 당황스러운 하루". 2000안타 기록 때 쓴 "양준혁, 그리고 2000"와 영상물을 제작하며 쓴 "양준혁 영상물".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통산최다 홈런을 기다리며 취재하던 순간을 기록한 "그 기다림의 피곤함"부터 홈런신기록의 순간을 적은 "홈런 현장취재기"까지... 블로그를 운영하며 스포츠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가운데, 관련 포스팅이 가장 많은 선수가 바로 "양준혁"선수란 거죠!

그 양준혁 선수의 은퇴 경기가 이제 불과 열흘 앞이란 거.

9월 19일, 일요일 대구구장에서 펼쳐지는 은퇴경기는 분명 역대 최고의 은퇴경기가 될 것이라 기대가 되는데요. - 흔히 말하는 화려한 은퇴식이라 하기엔 쓸쓸함과 아쉬움이 깊을 듯합니다. -

평범한 땅볼에도 1루까지 전력질주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양준혁 선수. 결승타의 순간에도 스스로의 기록을 의식해 기쁨의 환호보다 루타를 하나 더 늘리기 위해 뛰던 모습들까지. 이제는 끝이라니 아쉽네요.

어찌됐던 은퇴경기는 예정됐고, 사상 최고의 은퇴경기가 펼쳐진다고 하는데요. 공교롭게도 맞상대는 SK. 바로 현재 삼성과는 4게임차 1위를 달리고 있는 강팀입니다. 뭐, 좋은 팀을 상대로 은퇴경기를 펼치는 것, 강팀과의 경기에서 은퇴를 하는 것도 의미 있고 멋있긴 합니다만.

혹, 두 팀의 1위 싸움이 그 경기가 정점을 찍는 경기가 된다면, 과연 그런 순간에서도 예정된 모든 은퇴 경기의 계획을 수행할 수 있을까요? 삼성과 선동열 감독이 약속한 은퇴 경기는 상당하게 양준혁 선수만을 위한 경기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양준혁이 은퇴경기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뛸 것이다. 또 1루와 외야를 모두 소화할 것"이란 발표가 바로 그 증거, 1루와 좌익수, 우익수 자리에 서며 그간 그가 뛰었던 포지션을 모두 돌아봄과 동시에 여기저기에 앉은 홈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다는 계획.
하지만.. 1위 싸움이 치열해지면 이런 계획들은 마냥 강행을 기대하기 쉽지 않을 거 같습니다. 몇몇 팬들은 1위 자리를 위해 진지하고. 치열한 경기를 원할 수도 있고, 감독이나 구단의 입장에서도 이벤트보다 승리를 원할 수 있다는 거.

자칫 자신의 은퇴경기에서도 그저 덕아웃에서 대타를 위한 순간을 기다릴지도 모르겠군요.(사진=연합뉴스)

참 복잡해집니다.

마음 편한 은퇴 경기를 위해 1위 자리를 포기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 해도 예정된 은퇴경기의 모든 것을 보고 싶은 마음도 강한데 말이죠. 삼성라이온즈의 열혈 팬들께서는 어떤 것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어집니다.

정규리그 1위를 할 수 있다면 1위를 하는 것이 더 좋은지, 아니면 그걸 포기하더라도 "양준혁" 선수의 은퇴경기가 온전하길 바라시는지... 19일 SK와의 마지막 경기가 1위 결정전이 될 경우, 그 경기에 집중을 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그래도 은퇴경기가 더 우선할지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유로 이 모든 것과 묘하게 관련된 저 역시 마음이 복잡합니다. 뭐, 개인적으로는 좋은 은퇴경기의 깊은 감동에 대한 기대감이 훨씬 크긴 합니다만. 뭐 결과는 두고 볼 노릇이죠.

이런 은퇴라는 것에 드는 애잔함과 아쉬움이 더 크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피할 수 없다면 조금 더 행복한 은퇴가 되었다면 참 좋을 텐데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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