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가 SM을 제치고 엔터업계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한 적이 있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에서 각광받을 당시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YG는 싸이와 빅뱅 이후 이들에 필적할 만한 캐시카우를 키우지 못한 결과 현재는 SM뿐만 아니라 JYP에게도 추월당하고 말았다.

어떤 이는 현재 YG가 업계 3위로 밀린 이유를 빅뱅의 군 복무 때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캐시카우의 군 복무 현상은 YG만 겪는 현상이 아니다.

JYP에 있어 수익 창출 ‘빅 3’로 꼽히는 2PM 역시 군 복무 중에 있음을 감안하면 JYP나 YG 둘 다 캐시카우의 부재를 겪고 있는 셈이다. 갓세븐과 트와이스가 뜨기 전, 과거 JYP가 시총으로 휘청거릴 당시 JYP 수익의 절반 이상을 안겨준 이가 2PM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라.

현재 엔터업계 1위 JYP와 YG의 시가총액은 13일 종가 기준 각각 1조 2,094억 원과 7,874억 원이다. JYP가 1조 클럽에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1조 2천억 원 등극에 성공한 데 비해 YG는 7천억 원 등극에 만족해야 했다.

JYP와 YG의 시총 격차는 9월 중순 현재 4,220억 원 차이가 난다. 두 기획사의 시총 차이를 한 달 전으로 되돌려보면 8월 2일 기준 JYP와 YG의 시총 격차는 1,770억 원 차이였다.

이후 JYP는 단 40일 만에 YG와의 시총 격차를 2.5배로 벌렸다. 무엇이 이 두 기획사의 시총 격차를 크게 벌어지게 한 걸까.

여러 리트머스 중, 두 기획사를 대표하는 걸그룹 트와이스와 블랙핑크의 앨범 판매량을 비교해보면 짐작이 가능하다.

트와이스 스페셜2집 ‘Summer Nights’ 커버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3세대 걸그룹 중 ‘원톱’으로 꼽히는 트와이스는 일본에서 첫 정규 앨범 ‘BDZ’를 발매했다. 오리콘스타일에 따르면 트와이스의 ‘BDZ’는 첫날 89,721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앨범차트 1위를 차지했다.

정규앨범은 싱글앨범이나 미니앨범에 비해 고가로 책정되기 마련이다. 정규앨범이니 만큼 ‘BDZ'가 판매되는 가격은 몇 백엔 대가 아니다. 최저가가 3,000엔 이상 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만에 9만 장 가까이 팔아치우는 저력을 발휘했다.

반면 블랙핑크는 일본 현지 누적 기준 3만 장 안팎의 판매를 기록 중이다. 최저가는 800엔 대, 최고가인 A버전 앨범은 2,160엔 대에 판매되는 중이다. 3주 이상 판매된 앨범 판매량이 3만 장 미만임에 비해 트와이스는 단 하루 만에 9만 장 가까이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판매량과 앨범 판매가를 곱한 총 판매량은 JYP와 YG 두 기획사에 얼마만큼의 수익을 안겨주는가를 알려주는 직접적인 리트머스다. 트와이스의 세 가지 버전 앨범 중 가장 저가인 3,240엔 앨범을 89,721장 팔았다고 가정한다면 트와이스는 2억 9천 엔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셈이 된다.

만일 이 판매량에 4,500엔 앨범 판매가와 6천 엔 앨범의 판매가가 더해진다면 트와이스는 단 하루만에 3억 엔 이상의 앨범을 팔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블랙핑크 (사진제공=YG 엔터테인먼트)

블릭핑크와 비교에 있어 최저가인 800엔 대신 최고가를 적용해 보자. 2,160엔 앨범을 현재까지 3만 장 팔았다고 가정하면 6천 5백만 엔 가까이 판매했다는 수치가 나온다. 단, 이 수치 중 최저가인 800엔 대 앨범 판매가가 적용되면 블랙핑크의 앨범 총 판매가는 6천 5백만 엔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 수치를 트와이스의 하루 판매가와 비교하면 트와이스와 블랙핑크의 일본 앨범 판매가 차이는 4.4배 이상이란 결론이 도출된다.

음원에 비해 음반판매 수익과 투어, 굿즈 판매가 기획사에 안겨주는 수익이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블랙핑크가 앨범 판매로 YG에 안기는 수익보다 트와이스가 JYP에 안기는 수익이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트와이스와 블랙핑크의 일본 앨범 판매량이라는 리트머스 하나만 비교해도, JYP가 YG를 단 40일 만에 시총 격차를 2.5배가량 벌릴 수 있던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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