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사회적 문제를 언급한다는 점에서 과한 욕심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영매와 구마사제, 그리고 형사가 얽혀 기괴한 사건들을 풀어가는 이야기는 자칫 잘못하면 산으로 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귀신과 범죄;
범죄를 유도하는 귀신들의 이야기, 새로운 시도는 나쁘지 않다

화평(김동욱)은 귀신이 들렸다. 어린 시절 그 귀신들림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죽어야만 했다. 그런 아들을 죽이려는 아버지, 어린 화평에게 무너져버린 구마사제, 그리고 그 사건에 우연하게 관여하게 된 여형사의 잔인한 죽음은 모든 이야기의 시작점이었다.

<손 더 게스트>와 <오늘의 탐정>은 다르지만 비슷하다. 두 드라마 모두 범죄가 중심이다. 장르적 특성상 두 작품은 다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사건에 관여한 것이 모두 귀신의 탓이라는 주장이 두 드라마의 핵심이자 본질이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OCN 수목 오리지널 <손 the guest>, KBS2 수목드라마 <오늘의 탐정>

<오늘의 탐정>은 영어 작품명에 유령 탐정이라고 밝혔다. 주인공이 첫 회 죽었다.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장르의 특성상 주인공이 죽지 않으면 유령 탐정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당연하기도 하다. 특별하지 않지만 기본적인 틀을 벗어난 도전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기는 하다.

문제는 비상식이 상식처럼 여겨져야 하다 보니 무리수들이 따를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이다. 의문의 사건들 중심에는 인간의 죽음을 유도하는 사신이 존재한다. 빨간 옷을 입은 여성이 인간의 약한 마음속을 파고들어 죽음으로 인도하는 과정과 이를 풀어내고 범인을 잡아가는 과정이 <오늘의 탐정>이다.

<손 더 게스트>는 유사하지만 이보다는 조금 복잡한 구조를 택했다. 사실 복잡하다기보다는 균형추를 맞춘다는 점에서 영매와 구마사제는 잘 어울린다. 태어나면서부터 능력을 타고난 아이와 한 사건을 통해 운명적으로 마주하게 된 이들이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된다는 점도 익숙하게 다가온다.

KBS2 수목드라마 <오늘의 탐정>

귀신을 보거나 귀신이 들리거나 이 과정은 일단 설명이 불가능하다.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를 의도적으로 설명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작가 입장에서는 이보다 유용한 설정이 없다. 설명은 하지만 누구도 그게 진실인지 아닌지 증명할 길은 없다.

첫 회 방송이 된 <손 더 게스트>는 초반 분위기 잡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기괴한 분위기 속 잔인함과 기묘한 사건이 연이어 등장하며 초반 시선을 잡았다. 마치 영화 <곡성>을 보는 듯한 느낌을 전해 주었으니 말이다. 귀신이 든 아이가 아닌 귀신이 들게 만드는 존재는 섬뜩할 수밖에 없다.

주변 사람들을 죽음으로 인도하고, 귀신을 쫓아낸다는 구마사제에 귀신을 들게 해 악한 본능을 깨워 잔인한 살인마로 만들어버린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른 채 주변 사람들의 악한 본능을 깨우게 하는 어린 아이는 자신을 위해 차를 멈춘 이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OCN 수목 오리지널 <손 the guest>

형사라는 직업으로 구마사제의 범죄 현장에 뛰어들어 희생자가 된 여형사와 그녀의 딸. 이들이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 상상도 못했지만 그렇게 그들은 운명처럼 다시 만날 수밖에 없었다. 화평과 길영은 영매와 형사로 다시 만났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원수일 수밖에 없는 둘의 운명은 결국 미지의 사건을 함께 풀어가며 해결해 나갈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 새로운 구마사제가 등장하며 분위기는 완성된다. 흐름상 미친 구마사제가 미처 죽이지 못한 동생이 성장해 구마사제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어린 윤이를 구한 여형사, 그녀의 딸일 수밖에 없는 길영과 윤이, 그리고 화평으로 이어지는 운명과 같은 이들의 관계는 미지의 사건들과 함께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사건들은 단순한 살인극이 아닌 사회적 현상과 문제를 품은 사건들로 이어진다.

OCN 수목 오리지널 <손 the guest>, KBS2 수목드라마 <오늘의 탐정>

사건이 모두 사회적 화두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두 드라마는 닮았다. 직장 내 성희롱과 갑질 문화를 사건화해서 언급한다는 점에서 두 드라마는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귀신 탐정이든 영매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생과 사를 넘어선 특별한 존재라는 점에서 기존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없도록 만든다.

유령과 손을 앞세운 두 작품의 유사성, 장르적 동일성과 연출자의 성향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들 드라마가 어떤 반응을 얻어낼지 궁금해진다. 다양한 형태의 장르가 만들어지고 확장되는 것은 언제나 반갑다. 그런 점에서 이들 드라마가 성공하고 보다 다채로운 도전들이 이어지는 토양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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