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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유포' 디지털성범죄, 해법은?[세미나] '디지털성범죄 대응을 위한 방안 모색' ..."신속한 피해자 지원 위해 공조 이뤄져야"
송창한 기자 | 승인 2018.09.11 22:1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최근 '홍대 누드모델 사진 유출 사건', '일베 박카스남 사건' 등 불법촬영물 유포로 대표되는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뜨겁다. 디지털성범죄 피의자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피해자 구제 역시 지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일부 '디지털 장의사'와 웹하드 사업자들 간 유착관계가 포착되면서 파장은 지속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국회도서관 대회의실에서는 국회입법조사처와 진선미·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 공동 주최로 '디지털성범죄 대응을 위한 방안 모색'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학계, 정부, 법조계, 여성단체 관계자들은 디지털성범죄 근절방안을 모색하며 정부 차원의 대응과 사회 전반에 걸친 공조, 적극적인 피해자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검찰 내 미투로 국내 미투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검사가 참관해 이목을 끌었다. 사회자의 인사 요청에 서 검사는 "학교, 집, 거리, 화장실 등 일상이 포르노로 찍혀 소비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나의 일상이 포르노로 찍혀 느끼는 공포와 두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누군가에게 유희일 뿐인 성범죄가 누군가에게는 생명과 직결된 일이다. 많은 대책들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11일 오후 서울 국회도서관 대회의실에서는 국회입법조사처와 진선미·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 공동 주최로 '디지털성범죄 대응을 위한 방안 모색'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검찰 내 미투로 국내 미투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부부장검사가 참관해 이목을 끌었다. (미디어스)

발제를 맡은 최진응 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 조사관은 디지털성범죄와 관련해 현재 수사상의 한계를 짚으며 해당 범죄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상 음란물 유포죄가 아닌 '성폭력처벌법'을 적용해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조사관의 설명에 따르면 불법 촬영물 유포 관련 수사와 삭제조치 과정에는 불구속 수사 원칙, 유포자 신원 확인의 어려움, 수사 인력 부족 등의 한계가 존재한다. 리벤지포르노와 같은 비동의유포성적촬영물처럼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유포자가 제3자일 경우나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경우 관련 물증이 없는 이상 유포자를 가해자로 특정하기 어렵다. 또한 불구속 수사 원칙에 따라 증거인멸 또는 재유포 가능성 역시 상시 존재한다. 

급증하는 몰카 유통 현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사 인력도 문제다. 현재 경찰은 사이버성폭력수사팀을 설치해 전국 17개 지역에서 이를 운영중이지만, 수사인력은 총 50명에 불과해 물리적 한계 역시 존재한다. 관련 법 적용에 있어서도 기준에 따라 다른 법률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피해자 자신이 촬영한 영상의 경우 동의 없이 유포되는 경우 피의자의 '성폭력처벌법'혐의를 입증하지 못하는 한 법정형이 낮은 '정보통신망법' 상 음란물 유포죄로 처벌하게 된다. 

피해자를 구제하는 최선책인 정보 삭제와 관련해서도 한계가 존재한다. 현재 디지털 성범죄 정보의 삭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가 담당하고 있는데 민원 처리 속도와 인력 부족이 한계로 꼽힌다. 관련 민원이 제기됐을 때 방통심의위의 심의와 제재 조치가 이뤄지는 데는 2~3일(기존 10.8일)의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그러나 불법촬영물이 업로드되면 몇 시간 새 빠르고 광범위하게 유포되기 때문에 기술적 문제로 사이트 차단이 되지 않을 경우 해당 촬영물이 지속 유포되는 문제를 막기 어렵다. 

해외 불법사이트에 이루어지는 접속 차단 조치의 경우에도 유사 사이트가 새로 생성되는 방식이 만연해 근본적인 유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또한 방통심의위의 디지털성범죄대응팀의 경우 팀장 포함 7명의 팀원이 모니터링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 인력만으로는 국내 불법 촬영물 유포 피해를 전담하여 관리하기가 물리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수사·정보삭제 한계에 대한 개선책으로 최 조사관은 "성폭력처벌법을 신중히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미 관련 법안이 국회에 많이 올라와 있다.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면서 "사후심의에 대해서도 방통심의위와 과기정통부 등이 합의해 작업하고, 기술적 방안을 마련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외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는 불법촬영물에 대해 해외 플랫폼이 국내 불법 촬영물에 대해 검색 배제와 자율적 삭제를 할 수 있도록 방통심의위가 적극적인 규제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함께 발제를 맡은 조주은 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 조사관은 인력 부족의 한계가 존재하는만큼 정보 삭제와 관련해 방통심의위가 가지고 있는 심의 권한을 여성가족부와 경찰청 등으로 분산해 공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조사관은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신속한 영상물 삭제"라며 "방통심의위 권한을 빨리 여성가족부와 경찰청이 나눠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팀장을 제외한 6명이 그 수많은 불법촬영물 사이트 차단을 하기에는 너무나 한계가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가부 산하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가 방통심의위와 협의해 권한을 공유하고 나누는 방안이 빨리 검토돼야 할 것 같다"면서 "피해자가 수사를 강력히 원하면 경찰청 방문시 한 번의 방문으로 수사와 사이트차단, 영상삭제가 한 번에 이뤄졌으면 좋겠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방통심의위 기능을 경찰청 또는 여가부가 공유하고 나누는 방안이 이뤄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최은희 방통심의위 통신심의국장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국장은 "이는 밥그릇 문제가 아니라 방통심의위가 합의제 기구로 탄생한 배경과 관련이 있다"며 "심의는 민간 합의제 기구가 해야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지금의 방통심의위가 내용심의에 대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 것으로 헌법적 가치를 구현한 것이다. 또다시 독임제  여가부에게 권한이 이양된다면 사회적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 국장은 "신속한 조치에 공감하고 있어 합의제 정신을 살리면서도 전자심의를 검토중에 있다. 7~8인의 인력으로 대처가 어려운 점도 있어 전담조직 확대를 검토 중"이라며 "구글·페이스북과 자율심의 협력시스템을 도출 중이다. 텀블러 역시 자율조치를 요청하고 있다"고 진행중인 내부 개선책을 밝혔다.

또한 최 국장은 "유관기관과 공조를 강화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경찰, 민간단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경찰청에도 공조시스템 협조를 요청했고 올 연말까지 고도화를 목표로 작업을 진행중이다. 관계부처나 수시기관 간 상호 인적 교류를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이버성폭력특별수사단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최종상 경찰청 사이버수사과장은 현재 진행중인 수사로 '몰카 유통 카르텔' 검거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 과장은 기존에 적발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진 해외서버의 경우도 최근 사태를 계기로 수사를 진행한 결과 검거가 가능해져 관련 수사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과장은 "홰외기반 서버의 수사가 어렵다는 건 상식이었다. 그런데 해보니 잡을 수 있더라. 35개 사이트를 단속해 24명을 검거했고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 받았다"며 "해외서버라도 한글로 서비스를 한다. 이들은 배너광고로 돈을 버는데 이 과정에서 흔적이 남는다. 조만간 보도자료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음란사이트 관련 노하우가 많이 쌓여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 과장은 "웹하드 업체 카르텔의 실체도 일부 확인되고 있다. 피해자 보호 부분도 삭제는 국내에서 다 된다고 보면 되고, 사이트 차단의 경우 국제공조수사를 추진하고 있다"며 "카르텔 수사를 좀 더 해서 종합수사를 이어가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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