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은 언젠가부터 미션을 대하는 자세가 굉장히 드라마틱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도전에 대한 설렘을 넘어서서 이젠 굉장히 극적인 페이소스를 담아내고 있는 것입니다. 신체적 한계를 넘나들면서 과연 이들이 방송만 하는 예능인인지 아니면 진정한 만능엔터테이너인지 도저히 알 수 없을 정도 입니다.

무한도전의 도전의 종류를 심리전 시리즈와 비인기스포츠 시리즈로 구분해 볼까 합니다. (물론 이 구분은 저의 개인적인 주관적 분류임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

그 중 비인기 스포츠 시리즈를 보고 있노라면 굳이 이들이 저런 극한의 고통을 통해서 보여줄 필요가 있나 우려가 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이번 무한도전 레슬링 편, 극한의 고통을 견디며 미션을 수행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PD의 과한 욕심이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경미한 뇌진탕 허리부상 갈비뼈골절 이것들이 예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것인지 싶습니다. 굉장한 감동을 전해준 레슬링 편이라고 하지만, 보는 사람마저 우려가 될 정도의 진행을 강행하는 걸 보면 어쩌면 담당PD는 점점 더 드라마틱해져야만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가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듭니다.

사실 알고 보면 그걸 원하는 건 시청자였고 그 바람을 알기에 점점 더 드라마틱한 방송을 꿈꿔 가는 것은 아닐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방송이 가지고 있는 대중에 대한 문화 파급력은 정말 절대적입니다. 무한도전은 어쩌면 그 중심에 서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그런 부담을 안고 있다면 이젠 고민을 해봐야 할 때 가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예능이 더 이상 예능으로 비춰지고 있지 않는다면, 과연 맞는 건지, 물론 적절한 예능틱한 테마와 드라마틱한 소재를 적절히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멤버들의 도전에 대한 페이소스가 더 이상 반갑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편하게 날로 먹으면 그걸로 욕할 사람 많이 있지만 그래도 극한의 고통에서 기본적인 안전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미션으로 위태로운 방송은 지양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쩌면 목숨을 걸고 하는 미션일 수 있는데, 조금은 보기도 편안하고 미션에 도전하기도 조금은 편안한 그런 방송이 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지금 와서 강도를 조금 낮춘다면 무한도전 정신 들먹이며 욕할 사람 많은 것이 현실이긴 하지만 목숨을 거는 것보단 편안하게 즐거움과 감동을 줄 수 있는 방송이 예능의 중심이 되었으면 합니다.

점점 좋은 방송으로 진보적인 발전을 하는 건 좋지만 괴물같이 진화되어버린 방송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