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18.11.17 토 13:04
상단여백
HOME 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김성태의 출산주도성장론, 이쯤에서 떠오른 ‘대한민국 출산지도’ 무리수[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8.09.06 12:34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떠들썩하던 2016년 12월,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출산지도’는 한때나마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지울 정도로 뜨거운 논란으로 등장했었다. 여성들의 분노는 들불처럼 번져갔다. 여성을 애 낳는 가축 정도로 취급하냐는 비판을 받았다. ‘대한민국 출산지도’는 곧바로 삭제되었다. 

당시 행자부의 발상은 저출산을 여성 탓으로 몬 차별적 발상이었다. 또한 ‘출산지도’는 여성을 임신 가능 여부로 구분하는 천박한 인권의식이 고스란히 담긴 최악의 정책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다른 어떤 때보다 출산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쏟아 부은 예산도 가히 비교가 불가할 정도다. 그렇지만 출산정책은 통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렇게 ‘출산지도’라는 무리수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2016년 12월 행정자치부가 발표했다 반발에 부딪혀 폐쇄한 ‘대한민국 출산지도’

그리고 2018년 9월, 또 한 번 출산과 관련한 논란이 발생했다. 당시 정부의 여당이었던 지금의 자유한국당 당대표의 국회 연설 중에 나온 발언 때문이다. 김성태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면서 그 대안으로 ‘출산주도성장’을 주장했다. “출산장려금 2000만 원을 지급하고 아이가 성년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1억 원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판은 야당으로서 얼마든지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한 ‘출산주도성장’이라는 낯선 발언은 즉시 반발과 비난을 샀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저출산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것에는 누구도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렇지만 돈을 줘서 아이를 낳게 하겠다는 발상에 동의하기는 어렵다.

출산주도성장이라는 의제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 해법에 과거 출산지도를 작성한 박근혜 정부의 발상과 다름을 찾을 수 없는 성차별적 인식은 문제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여전히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만 생각한다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김 대표의 주장에 ‘포퓰리즘’과 ‘저급함’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돈을 주면 아이를 낳을 것이라는 발상은 저출산의 원인에 대해 전혀 진지한 고민이 없었다는 고백과 다르지 않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자유한국당의 언행불일치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에 대해서도 반대한 자유한국당이 20년간 1억 원을 주자고 하니까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사실 아동수당 10만원은 김성태 대표의 주장보다는 훨씬 적은 금액이다. 이조차도 반대해놓고는 그보다 훨씬 많은 장려금을 주자는 주장이 진정성을 담고 있는지 의심이 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저출산대책은 잠시도 손을 놓을 수 없는 국가백년대계의 문제이다. 이 문제만은 그야말로 여야가 없는 초당적인 고민과 협력이 필요하다. 자유한국당이라 할지라도 제대로 된 대안을 낸다면 정부나 국민들로서도 지지하지 않을 이유란 없다. 그러나 김성태 대표의 저출산에 대한 고민 없는 포퓰리즘적 주장은 단지 소득주도성장을 흐리기 위한 도구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뿐이다. 

아무리 자유한국당이 야당이라 할지라도 출산문제를 당략으로 이용하려는 태도만은 버려야 할 것이다. 저출산은 한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매우 엄중한 문제이다. 정부 비판의 도구로 활용한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탁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Copyright © 2011-2018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