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칸첸중가봉 등정 실패 의혹이 제기된 여성 산악인 오은선 씨가 약속했던 기자회견 일정을 미뤄둔 채 침묵 중이다.

외부에 밝힌 기자회견 연기의 이유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제기한 여러 의혹에 대해 반박할 자료를 모으고 있고, 그 자료가 생각보다 많아서 자료를 취합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가 기자회견을 미루고 있는 사이 매스컴을 통해 오 씨의 등정 사실을 기정사실화 하려는 움직임이 보여 그 배경에 또 다른 의혹의 시선들이 쏠리고 있다.

지난 21일 SBS가 '그것이 알고 싶다-정상의 증거는 신(神)만이 아는가...오은선 칸첸중가 등정의 진실'에서 오은선 씨의 칸첸중가 등정에 의혹을 제기한 지 닷새 후인 26일 대한산악연맹은 칸첸중가 등정 경험이 있는 엄홍길(2000년 등정), 박영석(1999년), 한왕용(2002년), 김웅식(2001년), 김재수(2009년), 김창호(2010년/전화의견 청취) 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오 씨가 칸첸중가 정상을 오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고, 이에 오은선 씨 측은 강하게 반발, 산악연맹의 결론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힘과 동시에 일주일 후 반박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오은선 씨가 하겠다던 기자회견은 아직까지 열리지 않고 있고, 언제 연다는 이야기도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오은선 씨의 칸첸중가 등정에 대해 알려진 내용과 다른 내용의 인터뷰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것도 특정 매체 한 곳을 통해 단독으로 보도되고 있다.

우선 오은선 씨의 칸첸중가 등정에 대한 검증을 위해 열린 산악연맹의 회의에 참석했던 박영석 씨가 인터뷰를 통해 당시 회의에서 나온 결론이 최종 결론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에 따르면 당시 회의 참석자 가운데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참석자가 오 씨 측에서 내놓은 자료들만으로는 오 씨의 등정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음에도 그것이 최종 결론은 아니라는 것이 박 씨의 설명.(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박 씨의 인터뷰 이후 오은선 씨와 칸첸중가에 올랐던 3명의 셰르파 가운데 등정사실에 대해 말이 엇갈리고 있는 2명의 셰르파 외에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해 오던 나머지 한 명의 셰르파가 오은선 씨가 칸첸중가에 올랐다고 입을 열었고, 오 씨가 칸첸중가에 오른 직후 그 산에 올랐던 한 산악인이 '오 씨가 칸첸중가에 올랐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했다.

이들 인터뷰는 모두 한 국내 특정 매체와 이루어졌고, 그 매체를 통해 단독 보도됐다. 보도의 간격은 거의 하루 이틀 사이에 한 건씩 나오는 형태였다.

인터뷰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어디에도 오 씨의 등정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나 증거는 없고 추측과 개연성만이 있을 뿐이지만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마치 오 씨가 칸첸중가에 오는 것이 사실인 양 보여지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보도가 잇따르는 과정에서 오은선 씨의 코멘트나 입장표명은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상황이다. 솔직히 기자회견이 실제로 열릴 수 있을지도 의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오은선 씨의 침묵과 일련의 인터뷰 보도가 어떤 인과관계 내지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혹시라도 지금 오은선 씨나 오 씨의 후원사 측에서 외부에 밝힌 대로 증거수집에 시간을 쏟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이 일에 관련된 사람들과 접촉하며 모종의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면?

물론 그런 방법을 통해 '여성 최초의 히말라야 14좌 완등'이라는 타이틀을 지켜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됐을 경우 그 타이틀은 어디까지나 오은선 본인의 주장일 뿐 국제적으로는 '논란중'의 사안으로 남겨질 수밖에는 없거나 아예 무시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산악연맹도 객관적 사실 내지 명백한 증거 없이 어설픈 '오은선 영웅 만들기'에 동참한다면 세계 산악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수도 있음을 알아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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