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에서 커플게임을 한 것을 두고 세븐의 방송태도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세븐의 탓이다 제작진의 탓이다 하기 전에, 솔직히 어제 방송에서는 게스트 박지선 빼고는 눈에 띄는 게스트가 없었는데요. 소유진과 진이한의 경우 영화 홍보를 위해 출연을 하여 별다른 이야기들이 없었고, 세븐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해피투게더는 원래 게스트들이 주가 되는 프로그램인데요. 그래서 게스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입담을 과시하는 가운데, MC들은 그 장단을 맞춰주고 망가지며 리액션을 통해서 게스트의 이야기가 더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하지만 어제 방송의 경우 게스트의 미스 캐스팅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분명히 사전조사를 통해 각 게스트별로 토크의 주제들도 들어 봤을 테고, 재밌는 이야기가 없다보니 소유진과 진이한, 세븐의 토크보다는 코너를 통한 분량 뽑기에 치중을 한 듯 보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게스트의 분량이 안 나올 경우에는 제작진과 MC들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게스트들이 소극적이고 재미없는 토크로 분위기가 살지 않을 경우, MC들이 나서서 무리수를 두며 방송분량을 뽑아낼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만큼은 게스트의 능력을 잘 뽑아내고 배려를 잘 한다는 유재석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는데요. 유재석이 게스트들을 띄워주려고 노력은 하지만, 게스트들이 워낙에 말주변이 없다보니 재미가 없어 분위기가 잘 살아나지가 않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박명수와 박미선이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엄청난 활약을 해주었는데요. 특히 평소 유재석에 이어 2인자 소리를 듣고 있는 박명수지만, 이번만큼은 유재석보다 훨씬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유재석은 메인 MC이고 박명수는 보조 MC라 비교의 대상은 아니지만, 확실히 어제 방송을 살리는 데는 박명수의 활약이 돋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미선 역시 마찬가지였는데요. 다른 커플들과는 달리 남녀를 바꿔서 본인이 직접 짜장면 범벅까지 마다하지 않은 채, 자칫 소극적인 게스트들로 가라앉을 수 있는 분위기를 띄우는데 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날 방송의 백미는 박명수와 박미선의 설정이였는데요. '우리 결혼했어요'를 패러디한 '우리 재혼했어요'를 통해서 준비한 게임들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큰 웃음을 선사하였습니다. 재혼, 삼혼으로 이어지는 설정 역시 배꼽을 잡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들이 꽁트 출신의 개그맨들이라 그런지 확실히 그런 순간적인 멘트가 빛을 발하더군요.

그런데 이번 방송을 보고 게스트들을 병풍 만들고 MC들끼리 노는 분위기라고 비판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하지만 소극적이고 말주변이 없는 게스트들과 함께 방송을 하면서 MC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오히려 침체된 분위기를 살린 MC들의 능력이 돋보였던 방송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메인 MC로서 유재석에게만 집중되어 있던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져 있던, 박명수와 박미선의 MC로서의 존재감이 그 어느 때보다 빛났던 것 같은데요. 앞으로도 박명수와 박미선의 활약이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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