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프로야구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방송 분야의 특징으로 다양해진 "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이미 여러 차례 이야기했습니다만..

-관련 포스팅은 "야구 H/L의 홍수"나 "야구 프로그램, 공중파도 가득"등으로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는.-

주로 "하이라이트"프로그램의 장점과 고마움을 이야기해 왔다면, 오늘은 그 프로그램들로 인해 생긴 문제점(?)들 혹은 아쉬움들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뭐, 그렇다 해도 크게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없습니다만..-

주변에 야구팬들과 야구장, 혹은 야구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한 자리에서의 내용들을 정리해 본 겁니다. 뭐, 거기에 같은 동종업계 종사자로서의 시선을 더했다고나 할까요?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이야기할 것은 매일 치열하게 제작되는 프로그램들의 노고와 가치는 결코 폄하할 의도가 없다는 점입니다. 진행자나 해설자 등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최근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보이시는 것, 또한 재미를 더하고 신선함을 가미한 요소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땀과 노력, 고민이 들어갔다는 걸, 바탕에 두고 시작합니다.

야구 H/L, 본방에 대한 충성도를 낮추다!?

상당한 야구팬들이 토로하는 야구 H/L프로그램이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본방 사수와 생방의 묘미를 아는 분들조차도 바쁜 일상과 퇴근 시간, 그리고 너무나 긴 시간의 시청등은 지금 프로야구의 큰 걸림돌, 그냥 하루의 야구를 가볍게 정리해주는 하이라이트만 봐도 충분하다는 분들이 가득하시다는 거.

심지어 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기 위해 스포츠 뉴스와 과련기사를 애써 외면하고 실시간으로 흥분하며 보는 분도 계신다는.

아무래도 야구 중계 자체에 대한 시청이 줄어드는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고 합니다. 또, 길게 보는 것보다 짧게 보는 것. 그것도 볼만한 장면들만을 골라보는 재미에 대한 이야기를 말 하시는 분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거죠.

과거 공중파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으로는 조금 부족했던 길이와 경기의 뒷부분들이 야구팬들에게 본 중계에 대한 충성도를 높였다고 하나... 최근 스포츠채널 하이라이트에선 120%충족된다는 거, 오히려 중계를 보면서 놓쳤던 장면들도 새롭게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하십니다.

물론, 직접 보지 못한 다른 구장의 중계방송을 몰아보는 재미도 큰 강점이겠죠.

야구 H/L, 채널들의 과다 경쟁?

스포츠 채널이라면 어느 채널도 이제는 빠질 수 없는 전쟁이 된 것이 바로 "야구 하이라이트" 경쟁인데요. 3대 스포츠 채널에서 모두가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포멧과 내용으로 그날의 경기들을 정리하는 하이라이트물, 어찌보면 과합니다.

사실, 최초 KBS N 스포츠의 "아이 러브 스포츠"가 시작될 즈음엔 상당한 의구심도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야구중계를 이미 본 야구팬이 과연 다시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볼 것인지, 그리고 매일매일의 제작하는 그 숨가쁨에 대한 부담감들. 거기에 야구 경기가 없거나 적은 날은 어떻게 그 빈 공간을 대신할지에 대한 고민까지...

다양한 의심의 눈초리가 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향하고 있었는데요.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어느덧 채널간의 경쟁까지 심화되는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특히, 기존 프로그램을 시즌 2로 이어간 KBS N 스포츠에 MBC-SPORTS 채널에서는 "야"라는 새로운 하이라이트로 도전장을 던졌죠. -거기에 SBS 스포츠도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는 거.-

특히, "아이 러브.."와 "야"의 하이라이트 대결은 올 시즌 초반 은근한 긴장감 속에 팽팽한 경쟁구도로 재미를 더했다는 거. "야"의 경우, 여러 시도와 도전이 있어왔는데 비해, "아이 러브"는 불가피한 진행자 교체가 전부였죠.

하지만, 과연 이만큼의 비슷한 "하이라이트"들이 필요한지, 그 노력들로 다른 선택이 줄어든 건 없는지, 생각해볼 부분입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과한 경쟁이 우리에게 더 좋은 결과를 안겨주는 건 없는 듯 하다는 아쉬움이 있다는 겁니다.

야구 중계에 힘을 빠지게 하는 H/L?

야구중계의 품질과 수준으로 경쟁하던 2~3년 동안 야구중계의 기술과 수준은 눈에 띄게 향상됐고, 또 새로운 시도가 가득했습니다. 스포츠 채널들의 진검승부가 "야구중계"라는 건 뭐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만.. 분명 과거와 같은 새로움의 대결은 많이 사라졌다는 거.

그런 분위기에 분명 "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은 적지않은 역할을 했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 속에 분명 중계만큼이나 많은 품이 필요한 하이라이트는 중계인력에 대한, 혹은 중계에 대한 집중을 방해한 듯하죠.

특히, 인력 사정이 엇비슷한 스포츠 채널의 사정 속에 데일리 프로그램이 생긴다는 건 분명 부담이 될 듯. -심지어 MBC SPORTS의 경우, LIFE 채널에서도 야구중계를 하기에 일은 그렇지 않아도 많아졌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에 들이는 정성만큼, 그 외에 부분들이 조금 무심해진 듯하다는 생각, 안 드시나요? 일하는 사람들도 분명 힘겨울 터, 실제로 몇몇 종사자들에게 올해는 참 힘들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우리 야구팬들에게 올 2010년은 다양한 야구, 동시다발적인 야구를 놓치지 않고 보고 들을 수 있는 원년으로 기록될지 모릅니다. 그 부분에 있어 하이라이트 프로그램들의 역할은 정말 지대했죠. 또, 하이라이트 프로그램들의 코너는 야구의 재미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분명 밝은 면이 있으면 상대적인 어두움도 있는 법, 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의 뒷면엔 조금의 아쉬움과 큰 힘겨움도 있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오늘 밤에도 볼 그 프로그램엔 그런 여러 복합적인 노력과 노고, 희생이 있다는 거죠.

즐기면서도 한편으론 고맙고, 또 조금은 안쓰러운...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 바로 "야구 하이라이트", 스포츠 채널의 노력들이죠. 어찌됐던, 야구팬으로선 참 즐거운 하이라이트, 좀 더 재미있고 가치 있는 정보, 발전적이고 나아지는 내일을 기대해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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