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이 주연으로 발탁되는 순간부터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화제를 일으켰던 '장난스런 키스' 첫 회가 전파를 탔다. 시청자들이 김현중이란 스타로 인해 많은 기대를 하였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장난스런 키스'는 일본만화를 한국 드라마로 각색한 드라마이다. 장난스런 키스로 우연히 맺어진 두 사람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자신의 자아정체성을 찾아가는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다.

처음에 놀란 것은 김현중이 맡은 배역이 벙어리인가 싶을 정도로 대사가 없었다는 것이다. 완전히 거저먹는 1회인 듯하다. 대사 없이 학교에서 최고의 우수 학생인 냥 거들먹거리며 모든 여학생들의 우상이 되는 모습만 보여주면 되는 역할이니 말이다. 드라마 1회가 끝날 때 알았다. 대사가 별로 없는 배역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암튼 대사의 분량이 그리 문제 되진 않지만 김현중의 목소리를 기대했던 많은 팬들은 분명 실망했을 것이다.

'장난스런 키스'가 새로운 시도로 기획된 것은 분명하다. 드라마와 뮤지컬, 그리고 발레를 접목하여 '장난스런 키스'풍의 백조의 호수를 완성시키고자 한 노력이다. 하지만 엉뚱한 영상과 어울리지 않는 상상 장면 그리고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이 쉴 새 없이 연속으로 나온다. 뮤지컬풍이 많이 가미되어 그런 점도 있지만 짜임새 있는 구성력은 떨어져 나타난 결과일 것이다. 게다가 학교생활을 주 무대로 해서 그런지 모르지만 드라마 '궁'과 겹치는 구석들이 보인다. 1회 마지막 클로즈에 테디 배어 장면은 완전 '궁'이다. 또한 '꽃보다 남자'의 장면이 계속 중첩되는 이유가 뭘까? 드라마를 보다 보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

지진으로 정소민의 집이 붕괴되어 김현중(백승조)의 집으로 들어가 동거 생활을 하는 것 또한 겹쳐 보인다. 물론 동거 생활로 시작한 드라마는 많다. '개인의 취향'도 동거로 시작해서 연인사이로 발전해 가면서 전개됐다. '장난스런 키스'도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동거생활을 시작하며 남녀 관계가 발전하는 과정을 그려 나가는 것이 목적이기도 해 보인다.

하지만 '장난스런 키스'가 여러 장르를 섞어 새로운 시도를 한 것에는 한 표를 던지지만, 아쉬운 것은 한두 편 건너뛰어 봐도 전혀 막힘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다음 회가 기다려지거나 궁금해지는 임팩트가 전혀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다음 회가 궁금해지지 않는다는 것은 본방사수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고 재방용 드라마로 전락하기 딱 좋은 드라마란 의미다. 물론 반론으로 이런 풍의 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드라마로 성장하기엔 뭔가 부족하다는 것을 말한다. 전체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엔 드라마가 너무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가 바로 다음 회가 궁금하지 않다는 것과 난해한 화면 구성 그리고 뻔한 스토리 전개로 인한 기대심리 반감이다.

김현중은 가수 출신 배우이다. 지난 '꽃보다 남자'가 대박을 치면서 최고의 스타덤에 오른 아이돌이다. 그가 이제 본격적으로 연기에 몰입하게 되었다. 사실 가수 출신 배우로 활약하는 아이돌은 많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이승기다. '내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능청스런 연기를 아주 자연스럽게 한다는 호평을 듣고 있다. 그외 '신데렐라 언니'에서 옥택연은 대사가 없는 배역으로 연기력에 대한 평가는 보류상태다. 최악의 경우가 바로 '개인의 취향'에 출연한 임슬옹이다. 그의 연기 평가는 ‘발연기’ 수준으로 혹평이 대다수를 이룬다. 김현중은 '꽃보다 남자'에서 그리 많은 표정연기가 필요하지 않는 배역이었지만 '장난스런 키스'는 다르다. 김현중 원톱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회는 대사가 적었지만 앞으로 회가 거듭될수록 대사분량은 말하기 힘들 정도로 늘어 날 것이기 때문에 분명히 연기력 평가가 뒤따를 것이다.

표정이 다양하지 못한 김현중의 연기와 발음 또한 걱정되는 분위기다. 연기에 좋은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꽃보다 남자' 때와 김현중의 연기 변신이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김현중이 완벽하게 배우로서 입지를 굳히느냐는 '장난스런 키스'로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진정한 배우로서 발전할지 그냥 가수연기자로 남을지 궁금해진다.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1인 미디어인 블로그가 사회 생태계 진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꿈꾸며, 새로운 감각으로 방송연예 & IT 전반을 분석하는 블로그 운영(블로그 주소 http://tiworker.tistory.com). 경향파워블로그기자로 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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