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블로 논란을 보면서 새삼 언론의 대단함을 느낍니다. 지금 타블로에 대해 의혹을 가지는 사람은 모두 비이성적인 접근방식을 가졌고, A급에 속하지 못한 대중들의 학력 컴플렉스, 한심한 마녀사냥, 우리 사회에 잠재된 악마, 집단최면과 영웅심리에 빠진 악플러로 몰아세우고 있는데요.

그리고 대중들은 그런 언론의 보도를 접하면서 타블로 논란이 이제 다 밝혀졌고, 타블로에게는 전혀 문제가 없으며, 그 의혹을 제기한 사람은 왓비컴즈에게 세뇌당한 악플러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타블로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런 학력 컴플렉스와 집단최면에 빠진 한심한 악플러들일까요?

타블로 논란 나라 망신, 그런데 과연 나라 망신은 누가 시켰나?

이번 타블로 논란은 정말 나라 망신입니다. 타진요 회원들은 스탠포드대에 엄청난 양의 이메일을 보내며 학력 인증을 요구하고, 스탠포드대에서도 타블로 논란을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마치 해외토픽감이라도 된 것처럼 부풀려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런 나라 망신은 과연 누가 시킨 것일까요? 물론 하나의 루트를 통해서 대응하지 못하고 개개인이 개인플레이를 하면서, 유쾌하지 못한 논란에 대해서 스탠포드대에 업무를 마비시킬 정도로 극성스러움을 보인 타진요 회원들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상황까지 몰고 간 타블로 역시 그 책임이 없다고 볼 수는 없는데요. 애초에 그런 논란이 생겼을 때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의혹만 확산시킬 것이 아니라, 속 시원하게 반박하면서 논란을 잠재웠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겠지요. 오히려 타블로 자신의 주가는 휠씬 더 높아졌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헐리우드 배우 애쉬튼 커쳐를 통해 전 세계에 그런 자신의 논란이 알려지게 만들고, 자신의 미국 지인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며 "네티즌의 악성 댓글로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고 있다. 미국 언론에도 이 내용을 전해 달라"라고 요청을 하면서 자신의 문제를 외국 언론이 주목하도록 유도하였습니다.

그렇게 타블로는 자신이 직접 논란을 잠재우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악화시키고 뒤에서 동정심에 호소할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벌어진 일을 외국 언론을 통해 해결하려 했는데요. 과연 나라 망신은 누가 시키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가지게 합니다.

타블로가 논란을 잠재우는 방법

분명히 타블로가 논란에 대해서 대응하는 방식은 잘못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것을 무시하고 굳이 입증할 필요성을 못 느꼈을 수 있지만, 그런 논란이 확산되면서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게 되었다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논란을 확실히 잠재웠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타블로가 대응하는 방식을 보면 자꾸만 의혹만 키우고, 속 시원하게 해결하려 하지 않습니다. 처음에 타블로는 NSC를 통해서 인증하려 할 때도 분명 입학년도가 잘못되어 있었고, 타블로 자신의 이야기와 맞지가 않아 NSC의 공신력에 대해서 사람들이 의구심을 가지게 만들었는데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억울하게 전산오류로 괜한 오해를 받은 것이라면, 바로 다른 방법을 통해서 확실히 입증을 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타블로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고, 자신은 입증을 했는데 악플러인 네티즌들이 믿어주지 않는다며 더 이상 뭘 더 입증하라는 말이냐며 무시해버립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타블로가 적극적으로 대응을 했다면 이처럼 논란은 커지지 않았겠지요.

아무튼 그렇게 타블로가 무시하는 동안 의혹은 의혹을 낳고, 이제 단순히 학력 입증의 수준에서 방송에서 그가 하고 다닌 말들까지 모두 논란이 되어버리는데요. 물론 그 전부터 타블로가 방송에서 했던 말들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대중들이 타블로 학력 논란을 인식하고 그 의구심을 공유하면서 해당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그 시점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 뒤로 타블로는 마지못해 성적표를 공개하지만, 스탠포드대에서 2002년부터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씰과 일치하지 않고 왼쪽상단의 작은 씰과 중앙에 박힌 큰 씰이 서로 모양이 달라 위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습니다. 또한 과목 중 하나인 165E 과목의 년도가 1300-1400으로 되어있는데(문화사과목), 스탠포드 커리큘럼 그 해의 자료를 보면 1330-1400으로 되어있어 더욱 의구심을 가지게 만들었죠.

그렇게 공개된 성적표가 그런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당시 각종 언론에서는 학력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며 억지로 논란을 잠재우려 하게 됩니다. 또한 곧이어 타블로의 심경 등으로 동정 여론을 형성하면서, 오히려 네티즌들의 반발만 사게 되어버리죠.

그 뒤 타블로는 울프 교수를 통해 받은 공문을 공개하고, 부학장의 인터뷰 동영상이 공개되는데요. 이미 타블로가 공개한 것들이 속 시원한 입증이 되지 않고 오히려 의혹만 더 키움에 따라, 네티즌들은 이제 곧이곧대로 믿으려 하지 않게 됩니다. 그런 식으로 돌려 입증하지 말고, 가장 확실한 봉인된 성적증명서와 여권, 출입국 증명서를 공개하라고 주장을 하면서 그 이외의 둘러치는 입증은 믿지 않으려 하죠.

그러다 결국 타블로는 법무법인 강호를 통해서 악플러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면 강경하게 나오게 되는데요. 강호측은 일주일의 말미를 주겠다며 네티즌을 상대로 협박(?)을 하기도 하고, 그 일주일 동안 분위기를 자신의 쪽으로 돌려놓기 위해 다시 한 번 성적표를 공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성적표 역시 학생의 이름(Lee, Daniel Seon Woong)과 받는 사람의 이름(Daniel Lee)이 다르고, 6월에 발송된 성적표가 7월에 받았다고 공개를 함에 따라 더욱 의혹을 증폭시키게 되는데요.

이어 강호측은 캐나다 ID카드를 공개하며 타블로의 이름이 'Daniel Seon Woong Lee'가 맞다고 입증하려 하지만, 이는 국적취득 논란과 병역기피 의혹에 대한 불씨를 지피고 맙니다. 또한 관보 상에 타블로의 이름이 '이선웅'으로 알려지면서, 여권 상의 이름은 '이선웅'이냐 'Daniel Seon Woong Lee'냐를 두고 의구심을 가지게 만들죠.

또한 타블로의 미국정부 관할 저작권협회의 법적이름은 'Daniel Seonwoong Armand Lee'로 밝혀졌는데요. 미국 저작권협회측에 문의를 한 결과, 원칙적으로 앨범을 부른 가수의 이름은 법적인 이름 (여권, 운전면허증, 출생기록증)을 사용하여야 하며 이 기재가 틀릴 경우 벌금을 낼 수 있다고 답변을 보내옴에 따라, 도대체 타블로의 진짜 이름은 무엇인지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만 있습니다.

아무튼 강호측은 법정대응을 비공개로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렇게 겁을 주고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 입증할 것처럼 하다가, 왜 비공개로 하겠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소송이 진행되면 강호측은 비공개로 한다고 해도 소송당한 네티즌들은 가만있지 않을 텐데요. 아직 아무런 반응들이 없는 것을 보면 과연 소송이 진행되고 있기는 한 것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네티즌들은 모두 바보가 아니다

그런데 MBC에서 타블로와 함께 스탠포드대를 다녀온 것이 기사화되고, 타진요의 왓비컴즈는 암살 위험이 있다며 동행하지 않고, 'MBC 성기연 PD가 의도적으로 타진요를 악플러 집단으로 몰고 타블로에게 유리하게 취재를 한다'며 한 네티즌은 인터넷에 그의 신상정보를 공개함에 따라 분위기는 삽시간에 반전되어 버리고 마는데요.

이에 각종 언론들은 앞서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타블로에 대해 의혹을 가지는 사람은 모두 비이성적인 접근방식을 가졌고, A급에 속하지 못한 대중들의 학력 컴플렉스, 한심한 마녀사냥, 우리 사회에 잠재된 악마, 집단최면과 영웅 심리에 빠진 악플러로 몰아세우게 됩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모두 바보가 아닙니다. 타블로 논란에 대해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왓비컴즈라는 사람을 신뢰해서가 아니라, 타블로 논란에 대한 의혹들이 논리적으로 타당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타블로 역시 그런 것들에 대해서 속 시원하게 입증을 해주지 않고, A로 입증하라고 하면 B로 입증을 했다고 하는 둥 그동안 답답하게 대응을 해왔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그렇게 내놓은 B 역시 자꾸만 의구심을 가지게 만들었구요.

이전 상황과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MBC에서 타블로와 취재를 했다는 사실만 알려졌을 뿐이지, 그 취재 사실에 대해서 결과가 나온 상태도 아닌데요. 왓비컴즈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들어, 타블로 논란에 의혹을 제기하는 모든 사람들을 무슨 정신병자 취급을 하면서 타블로 논란이 모두 입증된 것 마냥 본질을 왜곡시키는 것을 보면 참 어이가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타블로가 논란이 생겼을 때 초기에 적극적으로 입증을 하고 대응을 했다면, 오히려 자신의 주가는 올라갈 뿐만 아니라 이중국적, 병역기피 의혹까지 받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랬다면 타블로 형인 이선민의 거짓학력과 타블로의 어머니의 거짓경력이 사실로 밝혀지지도 않았겠지요.

MBC에서는 왓비컴즈와 타블로의 구도로 취재를 하고 방영을 할 것이 아니라, 의혹을 제기하는 근거와 타블로가 제시한 근거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취재를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타블로 논란을 왓비컴즈로 시선을 돌리면서 악플러를 상대하는 안타까운 연예인으로 컨셉을 잡는 것이 아니라, 타블로 논란의 본질인 학력 인증과 이중국적 문제, 병역기피 의혹이 컨셉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이번에 취재를 하는 PD가 PD수첩 출신인 성기연 PD이기에, 타블로 논란의 본질을 왜곡하면서 단순히 이번 논란을 연예인 한명에 초점을 맞추며 논란을 덮으려 하지는 않을 거라 믿습니다. 언제부턴가 타블로 논란은 이제 연예인 한명의 문제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학력을 속이고 이중국적으로 병역기피를 하는 수많은 고위층 자제들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되게 되었으니깐요.

현재 서울서부지검에 "타블로의 학력 및 이중국적 의혹에 대해서 진상을 밝혀 달라"는 민원이 접수되어, 검찰은 수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과연 검찰이 직접 조사를 하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MBC에서 취재한 타블로 논란이 어떤 식으로 방영되느냐에 따라 검찰도 이후 그것을 검토하고 수사를 하게 될지 그냥 무시할지가 정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타블로는 이미 외국인이라 검찰에서 조사 자체가 가능하긴 한 건지는 모르겠군요.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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