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의 압박이 있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이 위원장이 "(방문진 이사) 선임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의 개입이 있었고, 방통위가 결국 이에 굴복했다는 점을 시인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 위원장과 시민행동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 (연합뉴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8월 16일자 보도된 언론부역자 방문진 이사 선임 김성태 압박 있었다 보도 보셨느냐. 김성태 원내대표 압박이 있었냐"고 물었다. 이효성 위원장은 "보도를 보시면 사실상 시인이라고, 압박을 받아서 한 것을 시인했다고 돼 있는데, 시인한 게 아니다"라며 "사실상 시인은 유추"라고 답했다.

박대출 의원이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얘기냐)"고 재차 묻자, 이효성 위원장은 "예"라고 짧게 답했다. 박 의원이 "왜곡보도 아니냐"고 하자, 이 위원장은 "왜곡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시민행동이란 분들이 그렇게 얘기를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사실상 시인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씀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대출 의원은 언론노조의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이효성 위원장에게 "언론노조의 왜곡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거냐"고 묻자, 이 위원장은 "저는 굳이 문제제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그렇게 얘기하지도 않았고, 언론을 일일이 대응하는 건 피곤하다"고 답했다.

박대출 의원은 "이런 오보가 나왔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부당한 행위를 하는 것처럼 오보가 났음에도 아무런 대처도 안 하시겠다는 거냐. 어떤 일도 하지 않는다는 거냐. 직무유기를 하겠다는 거냐"고 묻자, 이효성 위원장은 "저는 지금까지 저에 대해 언론이 보도한 것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한 적이 없다"고 잘라말했다.

박대출 의원은 "위원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권,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부당한 행위를 한 것으로 나온 것을 바로잡을 의사도 의지도 없다는 말씀이냐"며 "그게 방통위원장으로 바로 하고 있는 자세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효성 위원장은 "저는 저희 위원회 또는 저와 관련된 어떤 보도에 대해서도 (대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에서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도 비슷한 취지의 질문을 쏟아냈다. 박 의원이 "8월 16일에 항의방문했을 때 위원장님이 야당의 외압이 있었다고 발언했느냐"고 묻자, 이효성 위원장은 "그런 얘기한 적이 없다"며 "저는 맹세코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말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성중 의원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대국민 사과, 정치권 개입 차단,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며 "역대 정권에서 관행적으로 해온 사항이다. 단순한 여론몰이로 특히 정치권의 어떤 외압이 있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캐물었다.

이효성 위원장은 "외압이 있었다고 한 적이 없다"며 "방통위 상임위원들이면 당연히 여러 고려를 해야 하고 정무적 판단도 해야 한다고 얘기한 걸, 그분들이 시인했다고 해석을 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그래서 언론노조도 사실상 시인이라는 표현을 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성중 의원이 "거기 있던 언론기자들은 전부 거짓말 과장보도 허위보도냐"고 하자, 이효성 위원장은 "그 자리엔 기자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보도의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걸 위원장도 알 것"이라며 "판단은 국민이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고, 이 위원장은 "변명이 아니라 저는 진정으로 한국당도 추천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질의 후 민주당 소속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이효성 위원장에게 "사실대로 얘기해달라. 국회 와서는 다른 얘기 하면 안 된다"며 "책임 있게 답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효성 위원장은 "방통위가 여야 대표가 돼 있어서 이사회를 구성할 때도 그런 방식으로 구성한다는 취지였고, 여당이나 야당이나 의견을 얘기할 수 있고, 그 의견을 부분적으로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 거였다"며 "그걸 내가 압력을 시인했다고 해석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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