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SBS) - 29회, 30회]

피 터지는 복수극의 전개로 시청률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는 자이언트. 이강모에게 일방적으로 기울던 전세가 황정연의 가세로 바뀌어 가는 등 지난 2회 방송분은 참으로 많은 변화를 예고했다. 또 이와 함께 주목이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극중 유일한 단비라고 할 수 있는 조민우와 이미주의 사랑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많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조민우와 이미주의 사랑은 극중에서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금기와도 같은 존재이며, 이로 인해 정작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쪽은 조민우 쪽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조민우는 모든 것을 잃고 상황에 휘말리는 불쌍한 악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스토리 전개를 처음부터 주목해왔다면, 조민우의 본성은 착하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드라마 속에서 조민우는 최악의 악역으로 나온다. 이강모를 삼청교육대에 보낸 장본인이기도 하며, 아버지의 명령에 따라 온갖 나쁜 짓을 하는 악역이 바로 조민우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조민우를 접근하면, 조민우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단 하나도 못하고 그저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허수아비적 존재이며, 사랑마저도 집안 내력에 휘말려야 하는 전형적인 불쌍한 설정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조민우가 극중에서 말했던 것처럼, 조민우는 사랑이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과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황회장(만보건설)의 배신으로 사실상 자신의 권력을 뒷받침해 줄 돈줄이 끊어진 상황에서, 조민우는 조필연에게 다시 한 번 재기할 수 있는 돈줄이 되어줄 수 있는 거대기업 가문과 연을 맺을 수 있는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주가 조필연이 아끼는 이성모의 친 여동생이라는 것이 밝혀져도, 조필연은 이 둘을 어떻게든 갈라놓으려고 온갖 압력을 가할 것이다. 결국 조필연은 아버지가 원하는 돈을 대줄 극중 화성 전자의 딸 등 대기업의 자제들과 결혼할 수밖에 없는 가장 불쌍한 악역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조필연이 한 발 물러나 자신이 친 아들처럼 아끼는 이성모의 친 여동생과 조민우의 사랑을 허락하는 반짝 해피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극중의 입장에서 되돌아보면, 절대 조필연은 조민우에게 자비를 베풀 존재가 아니다. 조필연은 자이언트 속 최악의 악질.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자신의 아들마저 무참하게 밟을 심보를 가지고 있는 이가 바로 조필연이다. 그런 사람에게 아들의 사랑을 위해 자신의 돈줄을 포기하라고 하기에는 다소 억지 주장인 듯하다. 또 조민우의 사랑이 이루어 질 수 없는 이유인 어머니의 반대와 후에 밝혀질 복수를 할 관계라는 점 등을 살펴보면 조민우는 결국 사랑을 할 수 없다.

각종 일에 시달리며 힘들어 하던 자신에게 활력소가 되어 준 이미주와 사랑을 할 수 없으니 결국 조민우는 후에 복수에 미쳐있는 아버지를 원망하는 존재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한 때는 악역으로 극중 주인공인 이강모를 강제로 교도소에 보내고 이도 여의치 않자 삼청 교육대에 보내 이강모를 생매장시키려고 하던 조민우였지만, 지금 와서 그를 되돌아보니 그는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하고 싶은 일반인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존재인 듯하다. 한마디로 말해, 그동안은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유학가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만보건설 내에서 활동을 하던 조필연의 허수아비에 불과한 존재였지만, 이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미주와의 결혼을 위해 노력하는 전형적인 부잣집 아들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애초부터 설정이 악역으로 잡혀있어 조민우의 이러한 행보가 더욱 더 부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 앞에 장사 없다는 선조들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나보다. 오직 만보건설을 장악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여 기획 이사 자리까지 넘보던 조민우에게 한 짐승을 잡아먹으려고 하던 칼날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랑 앞에 가장 불쌍한 존재로 전락한 조민우. 과연 그가 어머니의 반대, 그리고 조필연의 목적, 후에 밝혀질 관계 등 민감한 사안을 뛰어넘는 초인적인 사랑으로 이미주와 행복한 연애 생활과 결혼 생활을 통해 복수극에 쩔어 있는 자이언트 속 진정한 단비가 될 수 있을지 조민우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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