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제목만 보고 김연아가 브라이언 오서와 결별하고 나니까, 그의 업적을 깎아내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고 오해를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전혀 오서와 김연아가 이룬 업적에 대해서 폄하할 생각이 없고, 오서의 코칭 방식에 대해서 딴지를 거는 것도 아닙니다. 비록 오서와 결별을 하면서 뒤끝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함께 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만은 틀림이 없으니까요.

유별난 김연아 어머니 박미희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는 참 유별납니다. 김연아의 뒷바라지를 다 하면서도, 김연아의 훈련까지 모두 다 챙겼다고 하는데요. 급기야 김연아 주식회사인 올댓 스포츠를 설립하면서 직접 매니지먼트까지 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머니 치마폭으로 김연아를 너무 쥐고 흔드는 것은 아니냐,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하는데 너무 어머니가 나서는 것이 아니냐, 딸을 이용해서 돈을 더 벌려고 직접 회사까지 설립한 것은 아니냐 등 참 말들이 많은데요.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 보기엔 그녀가 너무 프로적입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이어지는 고된 훈련을 그 옆에서 함께 했고, 피겨 스타들의 연기를 빠짐없이 비디오로 연구해 피겨 지식을 쌓은 뒤 점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스케이트 굽과 블레이드 사이에 직접 책받침을 오려 붙이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김연아가 훈련을 할 때면 따라다니면서 교정을 봐주고 모질게 채찍질을 했다고 합니다. 김연아가 어머니에게 제일 듣기 싫은 말이 "성의없이 한다"는 말이었다고 할 정도로 말이에요.

그렇게 김연아의 어머니는 김연아가 점프를 할 때 착지하는 소리만 들어도 김연아의 그날 컨디션을 알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그동안 김연아를 가르쳤던 코치들도 그녀를 프로의 수준으로 인정하고, 항상 무언가를 할 때는 어머니와 함께 상의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나는 김연아를 전공했다. 연아 때문에 학교 다닐 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했다. 사랑에 빠졌을 때보다 더 열정적으로 내 자신을 헌신했다.

또한 김연아의 지상 체력훈련은 어머니가 직접 시켰다고 하는데요. 그에 대한 일화는 김연아가 무릎팍도사에서 이야기를 한 적도 있습니다. 당시 김연아는 어머니와 싸우고 어머니가 잘못했다고 빌 줄 알고 아이스링크 주변을 100바퀴 돌라고 했는데, 김연아는 아무 말도 없이 100바퀴를 다 돌았다고 했는데요. 정말 그것을 시키고 묵묵히 지켜보는 어머니나, 시킨다고 하는 김연아나 둘다 독하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김연아의 어머니는 직접 자신이 김연아를 전공했다고 말할 만큼, 김연아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독하게 훈련시킬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관리까지 체계적으로 해주었는데요. 기술적인 부분을 제외한 거의 김연아의 모든 부분을 프로 코치처럼 관리해주었습니다.

그것이 어머니였기에 사람들로 하여금 나선다고 욕을 먹고, 어머니였기에 그 어떤 코치보다도 열정적으로 관리해줄 수 있었는데요. 단지 어머니라서 자기 자식이 뛰어나다고 극성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그녀는 자신이 직접 전문가가 되려는 노력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올댓 스포츠 설립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

2010년 4월 20일 김연아의 어머니는 올댓 스포츠를 설립하고, 5월 1일부터 김연아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게 되는데요. 어머니가 직접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됩니다. 사실 그 전부터 김연아가 CF를 찍는 것을 안 좋게 보던 사람들은 그런 올댓 스포츠 설립을 두고, 소속사에 수익을 떼 주기 아까워 돈독이 오른 것이 아니냐고 비난하는데요.

사실 그것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김연아가 IB스포츠에 있을 때 수익분배는 75%(김연아) 대 25%(IB스포츠)였지만, 세금을 김연아가 모두 부담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5:5의 수익구조였다고 하는데요. 당연히 소속사에 절반에 해당하는 수익을 떼 준다는 것은 아까운 일임은 틀림이 없죠.

하지만 그런 돈독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냐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텐데요. 김연아 어머니의 올댓 스포츠 설립은 후자인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올댓 스포츠는 김연아 니즈를 반영한 선수 관리뿐만 아니라, 아이스쇼 개최, 스포츠꿈나무 육성을 위해 설립이 되었는데요.

단순히 김연아 하나 잘 키우면 피겨계가 부흥한다는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꿈나무 육성과 인기스포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아이스쇼 개최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설립 40일 만에 수리고 곽민정(16세)에 이어 과천중의 김해진(13세)까지 영입하며, 차세대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매니지먼트를 시작했는데요.

김연아가 피겨를 처음 시작했을 때 비용적인 부분에서 어려웠던 것, 개인의 차원에서 직접 후원사를 찾아다니다 숱하게 거절당했던 것, 돈이 없어 홀로 경기장을 찾아가다가 길을 잃어버리고 이코노미석을 타고 10시간 비행하면서 김연아가 허리부상 악화에 고생했던 것 등 그런 힘든 일을 직접 뼈저리게 느꼈던 김연아 어머니였기에 피겨를 하는 선수들의 애로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올댓 스포츠가 돈을 많이 벌수록 빙상연맹에서 해주지 못하는 우리나라 피겨 환경을 바꿔나갈 수 있는데요. 김연아 링크장도 만들어진다면 앞으로 많은 꿈나무들이 링크장 대관 비용 부담을 덜고, 그곳에서 연습할 수도 있는 것이죠. 한 번씩 롯데월드의 아이스링크장을 볼 때면, 피겨를 하는 아이들이 일반인들 사이에 끼어 연습하는 것이 참 보기 안쓰럽더라구요.

아이스쇼 역시 설립 3개월만인 2010년 7월 올댓 스케이트 서머를 통해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LA 아이스쇼 역시 개최를 앞두고 티켓팅을 시작했구요. 비록 이것이 하필 티켓팅 당일 브라이언 오서 결별 논란이 발생해서 그 여파가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렇게 꾸준히 아이스쇼를 개최함으로서 국내에서 인기스포츠로 자리 잡고 해외에서도 한국 피겨를 알려나가며 외화벌이를 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김연아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주로 내세우는 주장이 CF를 많이 찍고 돈독이 올랐다는 것인데요. 사실 김연아가 찍는 CF의 대부분은 후원사 광고입니다. 후원 계약 조항상 반드시 찍도록 되어 있는 CF인 것이죠. 그리고 그것은 특히 김연아의 경기가 있을 때 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원사들도 김연아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김연아의 경기 전후를 선호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대부분 그 때 몰리다 보니까 훈련을 안 하고 CF찍기에 여념이 없다고 오해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김연아는 CF를 통해서 번 돈을 자기만을 위해 사용하지 않습니다. 김연아가 그동안 피겨 꿈나무 및 불우이웃 등을 돕기 위해 기부한 것이 20억원을 넘어가는데요. 이것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그리고 일회성 기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년 꾸준히 기부를 하고 있고, 이제 올댓 스포츠의 설립으로 본격적으로 직접 육성을 하는데 사용해 나갈 수 있는 것이죠.

<김연아 기부 내역>

2007년 1월, 이후 매년, 피겨 꿈나무들에게 1천 2백만원의 장학금 기부

2007년 5월, 피겨 꿈나무 김현정 선수에게 LG생활건강 광고모델 수익금의 일부인 장학금 1천만원을 장학금으로 기부

2007년 9월, 아이비클럽 CF출연료 중 1억원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기부

2007년 12월,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로 시름에 잠긴 태안 지역 학생들에게 2천만원 상당의 교복 100여벌 기부

2008년 5월 14일, `The Daishin Investment Forum, 2008` 행사에서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피겨 꿈나무 선수를 후원하기 위한 5천만원 상당의 기부금 전달

2008년 5월, 1억원 상당의 교복 기부

2008년 5월, 매일우유와 협의, 4천만원 상당의 유제품을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1년간 지원

2008년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팬들에게 받은 인형 1000여개를 김연아선수가 직접 선정한 곳에 기부

2008년 12월, 피겨 꿈나무 일일클리닉 행사를 마친 후 ‘피겨 꿈나무 장학금 전달식'을 갖고 적립된 행복기부금을 유망주 1인당 5백만원씩 총 5천만원을 장학금으로 기부

2008년 12월 24일,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 중 2009년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에게 1억원 상당의 동절기 교복 기부

2008년 12월 25일, 김현정선수 해외 전지훈련 비용 3천만원 지원

2008년 12월 25일, 어려운 주변환경에도 피겨의 꿈을 키워나가는 유소년 선수들에게 매년 1인당 수천만원을 지원

2008년 12월 25일, '꿈을 키우라'는 의미로 김연아의 의상 등을 무상 제공

2008년 12월 25일, 김연아 아이비클럽 출연료 1억원과 아이비클럽 측에서 1억원, 총 2억원 상당의 금액 기부

2008년 12월 25일, 김연아 어머니 박미희씨가 책 '아이의 재능에 꿈의 날개를 달아라' 인세 불우이웃돕기 지원

2008년 12월 25일, 아이스쇼 Angels on ice를 개최한 후 공연 수익금 약 1억 4천만원을 소아암 등 희귀병에 걸린 어린이들에게 전액 기부

2009년 4월 16일, 월드비전 성남종합사회복지관에 소년소녀 가장들을 지원하기 위해 1억원 상당의 유제품을 기부

2009년 5월 6일, 국민은행 여의도본점 4층 강당에서 강정원 행장과 함께 만든 '아우인형'과 후원금을 유니세프에 전달

2010년 1월 19일, 아이티 지진피해 구호금으로 1억원을 기부

2010년 4월 20일, 천안함 침몰 사건의 피해 유가족들을 위하여 아이스쇼의 수익금 중 5천만원을 위로성금으로 기부

2010년 4월 20일, 제30회 장애인의 날을 라디오방송되는 '장애 인식 개선 캠페인'(공익 광고)에 출연하여 받은 출연료 4천만원을 한국장애인재단에 기부

2010년 7월 26일, KB 국민은행의 '피겨Queen연아사랑적금'판매로 조성된 기부금 1억원을 김연아와 고객대표가 함께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전달단에 기부

2010년 8월 7일, 미주 동포 후원재단 '자랑스런 한국인상' 상금 1만달러를 유니세프에 기부

출처 : 김연아 위키백과

미국의 한 해설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김연아의 최대 약점은 한국인이라는거다. 내가 보기에도 완벽한 연기를 그저 한국인 사람이라는 이유로 편파 판정을 받고, 전혀 완벽하지도 않는 아사다 마오의 연기에는 최대의 점수를 준다. 이게 아마 김연아가 한국인이라서 아닐까...

김연아는 한국인이라서 방판 위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편파 판정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압도적인 실력차이를 보여주며,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게 만들어 줍니다. 그것은 비단 김연아가 천재라서 쉽게 이루어진 것만은 아니겠지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수많은 노력과 훈련들을 통해 이루어진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가 함께 하고 있었기 때문이구요.

그런데 그런 그녀가 방판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면 온갖 비난에 시달리곤 합니다. 그녀가 잘될수록, 후원사가 늘어가고 CF를 많이 찍게 될수록, 안티팬들은 늘어가고 그녀는 힘들어집니다. 이것도 그녀가 한국인이라서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 것일까요?

그녀가 잘될수록 많이 벌수록 국내 피겨 환경은 좋아지고 발전하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제 2의 김연아, 제 3의 김연아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왜 전세계에서 그렇게 부러워하는 자랑스러운 김연아가, 정작 한국에서 그런 비난에 시달려야 하는 것인지 정말 안타까울 뿐입니다.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묵묵히 노력해왔던 김연아가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이제 더이상은 그녀를 힘들게 하지 말고 그녀를 믿으며,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피겨여왕 김연아로 방판 위에서 자유로운 날개짓을 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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