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금요일, 특별히 "축구"와 관련 있는 요일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K리그는 대부분 주말, 혹은 가끔 펼쳐지는 여러 평일의 축구 경기들은 "수요일" 에 펼쳐지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죠.

하지만. 오늘밤 MBC는 분명 "금요일"을 축구의 밤으로 장식할 듯 하다는 거. 비록 축구중계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감동적인 다큐가 있는 프로그램, 거기에 가끔씩 "스포츠"를 다루기도 했던 <MBC스페셜>이 주인공입니다. 일본과 우리. 그리고 북한 사이에 놓인 축구스타들을 다룬 '축구 그리고 세 개의 조국'편이 방송된다죠.

축구와 관련한 특집이 자주 그러하지만, 특히나 오늘의 "축구" 특집은 결코 축구에만 머물러 있진 않습니다.

북한의 국가대표로 이미 익숙한 정대세 선수, 여러 특집방송과 월드컵 예선과 본선 무대를 통해 우리에게도 익숙한 정대세 선수는 그 스토리가 워낙 유명하죠. 태어난 곳은 일본, 국적은 한국, 소속은 북한대표로 현재 거주는 "독일"에 하고 있는 특이한 이력의 축구선수, 그의 조국은 과연 어디일까요?

그리고 더 놀라운 건 이와 비슷한 처지의 한국에 뿌리를 둔 축구선수들이 더 많다는 점인데요. 여러 차례 다뤘던 정대세 선수 외에도 조금은 낯선 일본과 우리, 그리고 북한을 사이에 둔 선수들의 이야기가 상당하다는 거.

축구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들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아실법한 이름들, 99년까지 성남일화에서 뛰었고, 2000년에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기도 했던 박강조 선수, 그가 선택한 조국은 한국이었죠. 반면, 현실적인 국가대표의 선택을 일본으로 한 이충성 선수(가수 아유미 양의 남자친구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이들이 모두 오늘 특집의 주인공이죠.

모두가 유사한 상황에서 각기 다른 선택을 한 이들의 이야기. 축구 자체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축구가 지닌 또 다른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국가관, 국가의 상징성에 대해 이 특집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거주하는 우리 동포들, 그러나 그들의 조국의 현재 상황은 분단국가라는 미묘한 환경, 축구는 그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었고, 그 끝에서 만난 "국가대표"란 자리는 결국 조국에 대한 선택을 낳았다는 겁니다.

축구로 인한 국가관, 그리고 일본과 우리의 생각을 다시금 다뤄보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결코 가벼울 수 없는 "축구"와 "조국"에 대한 이야기가 오늘 저녁 우리들을 만날 듯 하다는.

이어지는 심야시간, 주말의 영화에서도 "축구"의 밤은 이어지는데요. 이미 여러 차례 소개한 적 있는 작품, 국내 최초 축구를 소재로 한 다큐영화 <비상>이죠. 좋은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보다 직접 보시는 편이 훨씬 좋을 듯.

K리그에 대한, 그리고 도전에 대한 이야기는 분명 감동적입니다. 축구팬들에게 이미 익숙한 다큐입니다만.. 혹 보시지 못한 분들은 오늘 밤, 꼭 보시길 권합니다.

어찌됐던, 금요일 밤. 이런저런 축구가 가득한 그런 시간이 될 듯 하네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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