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아리랑국제방송 이 모 경영지원센터 국장이 사우회비 수억 원을 횡령했다가 적발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 국장은 사우회 간사를 맡은 후, 수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사우회비를 횡령했다. 아리랑국제방송 사우회는 경영지원팀 센터장이 당연직 회장을, 경영지원센터 담당자가 간사를 맡고 있다.

이 국장이 인정한 횡령 금액은 2억8000여만 원에 달한다. 아리랑국제방송과 사우회는 횡령 사실을 적발했음에도 이 국장의 보직을 유지하고 사내 직원들에게 관련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아리랑국제방송 경영진은 횡령금 회수가 우선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밝혔다.

▲아리랑국제방송 CI. (사진=아리랑국제방송 홈페이지 캡처)

이 국장의 사우회비 횡령 사실은 아리랑국제방송 일부 직원들이 발견했다. 이후 직원들의 항의로 조사가 이뤄졌고, 9일 이 국장은 2억8000만 원을 횡령했다고 시인했다. 사우회 회비는 직원들의 월급 중 일부를 매달 적립해 만든 기금이다. 수년 간 적립된 아리랑국제방송 사우회비 총액은 10억여 원에달한다. 그러나 현재 잔액은 5억여 원 남짓이다. 2억8000만 원이라는 횡령금액은 이 국장의 일방적 주장으로 피해 금액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이 국장은 경영지원센터 국장직을 계속 맡고 있다. 또한 아리랑국제방송 사측과 사우회는 사우회비 횡령 사실을 전 직원에게 알리지는 않았다. 횡령의 피해자인 사원들은 자신들의 회비가 횡령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최성배 사우회 회장(경영지원센터 센터장)은 “피해 금액 중 2억6000만 원 정도를 회수했다”면서 “남은 금액을 갚기 위해 퇴직금 중간정산에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주 중 빠르면 이 국장이 주장하는 금액은 모두 회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성배 회장은 “피해 금액은 늘어날 수 있고, 줄어들 수 있다”며 “현재 사우회 내부에서 5명의 조사팀을 꾸려 조사 중이다. 이 국장이 주장한 돈만 받으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사실 확인을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수년 간 사우회비를 횡령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냐는 질문엔 “다른 사람과 공모를 했다면 분명 밝혀질 것”이라며 “시스템을 다시 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열 아리랑국제방송 사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피해자가 사원이고 가해자도 사원인데 회사가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다”며 “(사우회비 횡령을)혼자 했는지, 피해 원금 산정과 이자 관련 부분을 챙겨봐야 해서 사우회에서 자체적인 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가 끝나면 인사위원회를 열어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 직원에게 사우회비 횡령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점에 대해선 “향후 인사위원회를 열면 전 직원이 알게 될 것”이라며 “공개를 하면 직원들의 동요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비공개로 했다)”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이 여전히 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이 국장 본인이 손을 댄 액수를 상환하겠다고 해 반환할 때까지 마음이 변하지 않도록 기다려 준 것”이라며 “본인이 의지를 보이니까 기다리면서 대화를 해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최대한 신경을 쓰는 것은 직원들에게 재산상 피해가 가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정상대로 절차를 밟아 원칙대로 처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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