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가 '14F-MBC 14층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20대를 겨냥한 뉴스 서비스 제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4F'는 MBC가 지난달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기반으로 시작한 20대 맞춤 뉴스콘텐츠다. MBC는 현재 '14F-Pick'으로 20대가 선호할만한 하루 3~4개의 뉴스를 선택, SNS 트랜드에 맞는 짧고 빠른 뉴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추후 롱 포맷·토크쇼 등으로 콘텐츠 영역을 넓혀 '14F'를 '통합뉴스룸'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14F'제작진은 14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4F의 목표, 한 달 동안의 성과, 추후 발전 계획 등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호인 MBC 뉴미디어뉴스 국장은 "지상파 방송과 젊은 층인 20대와의 연결은 많이 희미해지고 있다. '14F'는 20대를 대변하는 미디어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며 "설령 늦었더라도 20대를 찾아가야 한다, 찾아갈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출범 배경을 밝혔다.

MBC '14F'제작진은 14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4F의 목표, 한 달 동안의 성과, 추후 발전 계획 등을 설명했다. (사진=MBC)

'14F'제작진은 젊은 층에 다가가기 위해 20대가 선호하는 이슈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젊은 층은 여성, 오피스 라이프, 헬스&뷰티, 환경, 다양성, 브랜드, 동물, 스트리밍, 여행, Eat&Drink, 문화, 주거, 레거시 미디어, 성 등 총 14개 이슈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F는 이같은 분석결과를 뉴스 제작에 철저하게 반영해 제공하고 있다.

자칫 20대의 취향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이슈들에만 쏠려 전통적 미디어가 다루는 주요 이슈들을 '14F'에서는 볼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 수 있지만 실제 데이터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 국장은 "레거시(전통적 미디어)에 대한 일정 관심이 꽤 많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제까지 12개의 경성뉴스(hard news)가 나갔는데 이것이 '14F'를 받치고 있는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대로 대표되는 젊은 세대에서도 경성뉴스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며, 이것이 '뉴스'라는 '14F'의 정체성 입지를 확고히 다져주고 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14F-Pick'이 가진 한계를 롱 포맷, 토크쇼, 다큐멘터리 등 추가 포맷을 활용해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짧은 뉴스에서 가려지는 뉴스의 맥락을 별도 포맷을 통해 보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방식은 '14F-Pick'과의 연결이다. '14F-Pick'에서 소개한 이슈들을 시사교양, 토론 프로그램에서 다루도록 해 긴 호흡을 통한 '14F'만의 맥락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MBC '14F-Pick' 홍보영상 갈무리

'14F' 제작과정에서 협업한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는 젊은 층을 잡기 위한 영국과 프랑스 공영방송의 노력을 소개했다. 강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BBC의 경우 청중 분석을 시작해 이를 바탕으로 각 세대별 청중이 필요로 하는 뉴스를 각 세대의 언어로 풀어내는 뉴스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프랑스 공영방송은 최근 '디지털 혁신'을 내걸고 '젊은 층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최우선으로 삼았다.

강 대표는 "한국 지상파의 문제는 젊은 시청자의 상실이다. 그러나 젊은 시청자는 방송을 떠난 것이 아니라 형식을 떠났을 뿐"이라며 "'14F'는 젊은이들을 찾아가겠다는 시도다. 공영방송 MBC가 목표를 위해 젊은 층을 찾아가겠다는 시도인데 대단히 발전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14F-Pick'은 '존맛탱', '빡친다', '개이득', '레알' 등과 같은 기존 방송에서 보기 어려운 인터넷 신조어들과 구어체, 약어들을 과감히 사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뉴스에서 사용해 쉽고, 친근감 있는 뉴스를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진행자인 강다솜 아나운서는 "신조어를 쓰는 것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 선별해서 쓰고 있다. 신조어가 범벅되는 것은 지양한다"면서 "젊은 세대의 언어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되는 측면도 있다. 좀 더 편안한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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