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습니다. 복잡하고 산만하고 시끄럽죠. 현재 방송되고 있는 모든 토크쇼 중에서 화요일의 강자 강심장처럼 혼란스러운 방송은 없어요. 시간과 함께 나름의 체계를 갖추고 일련의 공식에 따라 진행되고는 있지만 이런 규칙과는 상관없는 소음은 방송 내내 지속되죠. 쟁쟁한 스타들이 앞 다투어 무수히 많은 종류의 이야기들을 중구난방처럼 쏟아내고, 그것 하나하나가 민감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들이지만 이상하게 집중이 어려운, 그야말로 소란스럽고 시끄러운 토크쇼가 바로 강심장입니다.
2주에 걸친 방송에도 불구하고 모든 게스트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없을 만큼 방송에 참여한 사람들의 수가 많기 때문에, 강한 이야기라는 공통점 외에는 접점을 찾기 어려운 출연자들의 별의 별 주제의 토크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이 이리저리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목소리 톤이 높은 강호동의 진행이나 리액션이 강한 고정 패널들의 호들갑 때문에, 혹은 특기가요를 비롯한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장기자랑과 댄스 경연이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지요. 엄밀히 말하자면 강심장은 단순한 토크쇼라기보다는 개인기, 토크, 몸개그, 러브라인 등등 예능 프로그램이 추구할 수 있는 볼거리들을 집약해놓은 만물상 같은 프로그램이니까요.
이번 주 강심장 내내 손담비의 이번 타이틀 곡 'Queen'을 몇 번이나 들었을 까요? 이승기가 출연하는 SBS의 수목드라마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의 타이틀곡은 또 몇 번이나 울려 퍼졌을까요? 신나고의 ‘이쁘니까’나 쥬얼리의 ‘니가 참좋아’나 박정아가 출연했던 ‘검사 프린세스’의 주제곡은 어떨까요? 해당 곡을 부른 이들의 이야기가 끝나거나 이들을 소재로 하는 이야기가 전개될 때마다 쉴 새 없이 틀어대는 노래들은 강심장이 한 순간도 조용하게 방송되지 못하게 합니다. 멍하니 보고 있자면 강심장이 예능 프로그램인지 음악 프로그램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반복되는 이 소음공해는 가뜩이나 복잡한 이 토크쇼를 더욱 더 산만하게 만들어요.
물론 이런 센스 없는 음향효과는 SBS 예능의 전반적인 문제점이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강심장의 음향 효과는 그중에서도 도가 지나칩니다. 이건 청문회에서 높은 양반들의 발언들도 아니고 마치 반복 재생 테이프처럼 지겹게 똑같은 노래만 흘러나오니 아무리 그 이야기가 재미나거나 감동적이고 게스트에게 호감을 가지다가도 금세 이런 시끄러운 테마송 때문에 그 관심이 지겨움으로 바뀌어 버려요. 마치 스타나 작품에 대한 호감이 도가 지나친 언플 때문에 비호감으로 변하는 것처럼 말이죠. 의도도 알겠고 적합한 방법인 것은 알겠지만 조금 자제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시청자들이 강심장을 보는 이유는 그들의 히트곡들을 얼굴이 한번 나올 때마다 줄기차게 반복해서 듣기 위해서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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