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KT 출신의 강국현 씨가 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것에 대해 사내외 반발이 커지고 있다. 대주주인 KT의 경영개입이 커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KT출신이 스카이라이프 사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 지부는 광화문 KT 본사 앞에서 “강국현 사장 선임 철회 및 KT의 과도한 경영개입 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스카이라이프 지부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강국현 사장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회, 언론노조,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관련기사 ▶ 강국현,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 사장 '유지')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미디어스)

기자회견에 참여한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스카이라이프 이사회는) 밀실에서 강국현 당시 사장 권한 대행을 사장으로 올렸다”면서 “김영국 사장 내정자가 취임하지 못했으면 다시 공정한 공모 절차를 거쳐 사장을 선임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으로 공적 책무 지닌다”며 “KT가 이를 단 한 번이라도 고민해봤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환균 위원장은 “강국현 사장은 김영국 사장 내정자 선임 때 중요한 역할했다”면서 “그렇다면 그 이후 오랜 경영 공백의 책임을 통감하고서라도 물러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런데 사장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강조했다.

장지호 전국언론노조 스카이라이프 지부장 (미디어스)

장지호 스카이라이프 지부장은 “이번 사태의 실질적 주범은 황창규 회장”이라고 지목했다. 장지호 지부장은 “스카이라이프의 모든 권한은 이사회에 있다”며 “그런데 그 이사회는 KT 전·현직 이사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KT는 대주주란 이름으로 KT 보직 임원을 파견하고 있다”며 “또 사외이사 추천위원 과반수가 KT 측”이라고 강조했다.

장지호 지부장은 “문제는 KT와 스카이라이프가 IPTV·위성방송 등 같은 영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며 “과연 KT가 어느 쪽의 이익을 중시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간 KT와 겹쳐지는 영역에는 KT가 우선시됐다”며 “KT의 요구대로 끌려갔다”고 말했다.

장지호 지부장은 “그동안은 약간의 목소리를 내면서 견제라도 하기 위해 사장만은 비 KT 인사였다”면서 “그런데 황창규 KT 회장의 인수위원회 출신인 강국현 씨가 사장으로 올라옴으로 작고 미약한 목소리마저 없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장 공백 상황에서 KT에 기울어진 의사결정이 있었다”면서 “심지어 KT의 하수인이라는 말까지 돈다”고 부연했다.

강국현 KT 스카이라이프 사장, 사진 촬영 당시인 16년 4월에는 KT 마케팅부문장 전무였다 (연합뉴스)

실제 강국현 사장 선임과정에서 KT 측 인사의 의사 강행이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스카이라이프 지부는 “지난달 31일 KT 스카이라이프 사장 임명 이사회에서 KT 측 이사들의 주도로 강국현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KT 측 인사들의 강행 움직임에 항의하던 한 이사가 퇴장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카이라이프 사측은 한 이사가 항의 퇴장한 사실을 뺀 채 “표결에 참석한 이사 전원 동의로 강국현 사장이 선임됐다”고 미디어스에 밝힌 바 있다.

스카이라이프 지부는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스카이라이프 지부는 “우리는 언론노조, 시민사회, 유관 기관, 국회 등 여러 단위들과 연대하여 KT의 과도한 경영개입을 차단할 것”이라며 “위성방송의 자율경영을 복원해 공공성을 강화하고 전체 주주 이익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