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자유한국당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운영된 지 한 달이 되어가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자유한국당 지지율(한국갤럽 정례 여론조사 기준)은 취임 당시의 10%에서 1%p 올랐을 뿐이다. 그 사이 정의당에 지지율이 역전당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당사를 이전한 것 말고는 성과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변화의 기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표면적으론 계파 갈등이 줄어들었다. 홍준표 전 대표 시절 중단됐던 당 지도부·중진의원 연석회의가 정례화됐다. 김병준 위원장은 2020년 총선까지 공천제도를 바꾸고 정당 내 민주화나 의사결정 시스템을 혁신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건국절 논란에 대해 “1919년을 건국일이라고 하든, 아니면 1948년을 건국일이라 하든 한번은 뜨겁게 논쟁을 해볼 일”(13일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기념 토론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

김병준 위원장은 14일 ‘cpbc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 시선이 차갑다”면서 “오히려 이런 차가운 시선들을 동력으로 삼자고 말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낮은 지지율은)우리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고 그만큼 신뢰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고 본다”고 밝혔다.

인적 청산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김병준 위원장은 “사람을 잘라내고 그러면 가시적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우선 문화를 바꾸고 정책적 기조나 당의 좌표를 분명히 하는 것이 더 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다듬어나가고 있는데, 적지 않은 진척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자연스러운 인적 쇄신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누가 칼을 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라며 “가장 좋은 것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0년 총선 때 경선 과정에서 새로운 인물이 많이 들어가고 공천제도 개선을 통해서 새로운 인물이 들어갈 수 있는 문턱은 좀 낮출 것”이라며 “그러면서 지역사회에서 시민·유권자·당원들에 의해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서 바뀌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천 개혁 방안에 대해선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병준 위원장은 “상향식, 하향식 다 문제가 있다”면서 “이런 것을 다 감안해서 묘안을 찾아내야 하는 데 쉬운 일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태에서는 그렇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면서 “복안이 없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비대위 기간 중 공천 개혁을 완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가 7~8개월 가는 게 정상적이 아니다”라면서도 “길게 잡은 이유는 체질 개선과 좌표를 새로 정하고, 모두가 합의 볼 수 있는 공천제도를 만드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국절 논란에 대해선 “토론의 가치가 굉장히 있다”고 밝혔다. 김병준 위원장은 “예를 들어 국민 90%가 건국 년을 48년이라고 하면, 10%든 5%든 ‘나는 1948년이 아니라 1919년이 건국이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그분들을 다 틀렸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뜨거운 논쟁이 또다시 민심을 흔들고 있으니까 토론을 해봐야 된다”고 밝혔다. 다만 “기본적으로 전체 다수의 의견은 48년이라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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