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를 맞은 <저널리즘 토크쇼J>가 방송사들이 좀처럼 하지 않는 시도를 했다. 지난 7월 21일 방영됐던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전편을 비평하고 나선 것이다. <저널리즘 토크쇼J>도 자주 언급하고, 한국의 미디어비평을 하고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언론의 카르텔을 벗어나고자 했다는 점에서 용기를 인정해줄 만했다.

방송 후 시청자 평가는 크게 갈렸다. 그 점은 방송 내용과는 별도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해서, 시청자 평가로 이 방송을 가늠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저널리즘 토크쇼J>가 이재명 지사를 옹호했다는 평가에는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그알>이 놓친 부분에 대해 비판도 있었지만, 전체로 봐서는 <그알>에 힘을 얹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KBS <저널리즘 토크쇼J>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조폭과 권력' 편

이번 방송은 소위 중립의 기술을 최대한으로 활용했다고 할 수 있다. 제목부터 매우 미묘했다. 이번 회 제목은 ‘“이재명 죽이기” 논란 그것이 알고 싶다’였다. 타이틀로부터 오는 일단의 뉘앙스는 이재명 옹호로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주제를 다루는 방송 초입에는 거의 일방적으로 <그것이 알고싶다(아래 그알)>을 비판했다.

어쩌면 그 지점에서 티비를 끈 사람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반대로 그 지점부터 열심히 시청하기 시작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예컨대, 대역 인터뷰 장면에 대해서 장세진 아나운서는 “아무도 몰랐을 거라고 생각했을까요? 아니면 그래도 된다?”라는 멘트로 <그알>의 대역 장면 재탕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KBS <저널리즘 토크쇼J>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조폭과 권력' 편

또한 최강욱 변호사 등 다른 패널들도 전반부의 파타야 살인사건에서 이재명 지사와 국제마피아 조직폭력배와의 유착 의혹으로의 전개가 무리였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런 점들을 모아 <저널리즘 토크쇼J>가 내린 <그알>에 대한 결론은 ‘기술점수’는 높게 줄 수 없다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후 이재명 지사와 조폭과의 유착 의혹으로 <그알>이 제기한 3가지 쟁점에 대한 팩트체크와 <그알> 이큰별 피디의 서한에 담긴 행간으로는 전혀 다른 메시지를 숨겼다. 낮게 평가했던 ‘기술점수’와는 달리 ‘진실점수’는 또 달랐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는 팩트를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완곡한 평가였다.

그리고 <저널리즘 토크쇼J>가 전한 결정적 요소는 <그알> 이큰별 피디의 서한 내용이었다. 이큰별 피디는 <저널리즘 토크쇼J>에 보낸 서한을 통해서 두 가지 사실을 전달했다. 일부 이미 보도된 내용도 있지만 KBS 방송을 통해 다시 언급하는 것에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이 피디는 서한을 통해 ‘방송 후 국제마피아 파 조직원들이 대거 구속되었으며, 인터뷰를 해 준 조직원은 긴급체포가 되어 황당’하다면서 ‘자신을 협박한 이들을 달래며 후속 취재를 이어가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KBS <저널리즘 토크쇼J>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조폭과 권력' 편

<그알> 방송 후 벌어진 상황에 대해서 <저널리즘 토크쇼J>도 특별한 해석을 달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평가 역시 시청자의 몫으로 돌릴 수밖에는 없다. 일반적으로 범죄자의 입을 막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교도소에 가두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와 같은 내용은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12회에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알>은 여전히 후속 취재를 중단하지 않았으며,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후속방송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방송은 기술적으로 소위 기계적 중립을 벗어나기 어렵다. 진실공방이 치열한 사안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주장과 팩트 사이의 위험한 줄타기를 통해 <저널리즘 토크쇼J>는 주로 행간을 많이 이용했고, 그것은 <저널리즘 토크쇼J>가 처음보다 많이 영리해졌다는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시청자는 선명한 비평의 태도를 원한다. 시청자는 여전히 기술점수보다 진실점수가 더 중요하다. <저널리즘 토크쇼J>는 그것을 알아야 한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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