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13일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린다. 북한의 제의로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는 3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남북 정상회담이 북한의 탈출구로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문재인 정부의 중재자 역할은 끝났다고 단정했다.

▲10일자 조선일보 사설.

10일자 조선일보는 <다음 남북 정상회담은 비핵화 회담이어야 한다> 사설에서 "김정은은 위기를 맞을 때마다 남북 정상회담을 활용해왔다"며 "미국의 군사적 압박과 안보리의 전방위 대북 제재가 명줄을 죄어 오자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전격 제의했다. 5월 25일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 취소를 밝히자 바로 다음 날 또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3차 정상회담 논의 제의도 점점 강해지는 미국의 북핵 폐기 압박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실제 최근 미국 조야의 대북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며 "북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미적거리자 미국 내에서 한동안 사라졌던 '최대 압박'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김정은이 원하는 '연내 종전 선언'에 대해선 '최소한 핵 신고서는 제출해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북 정권 수립 70주년인 9월 9일을 전후해 '종전 선언 쇼'를 하려던 계획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돌파구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우리가 김정은과 협상해야 하는 핵심적인 이유는 북핵 폐기"라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김정은을 만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김정은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안보리 대북제재위의 전문가 패널은 '미북 정상회담 후에도 북이 핵·ICBM을 계속 늘리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 거꾸로 핵 무력 강화로 가고 있다. 이대로 가면 북은 핵보유국이 되고 우리는 '핵 인질'이 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북은 13일 고위급 회담을 통해 열려는 3차 정상회담을 한·미간 이간과 시간 끌기, 제재 무력화를 위한 틈으로 만들려 할 것이다. 문 대통령 9·9절 축하 사절처럼 꾸미려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미·북 중간의 중재 역할은 필요했다. 그러나 이제 그 시점은 지났다"며 "3차 남북 정상회담까지 비핵화 회담으로 만들지 못하고 엉뚱하게 겉돌면 국민의 인내도 바닥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10일자 경향신문 사설.

반면 경향신문은 한국 정부의 중재자 역할을 다시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조속한 남북 정상회담으로 북·미 협상 돌파구 마련하기를> 사설에서 "최근 북·미 간 북핵 협상은 교착국면이 길어지고 있다"며 "북한은 핵무기 리스트 제출 등을 압박하는 미국에 맞서 제재 완화 및 체제안정 보장을 위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새로운 동력이 없으면 헤쳐나가기 어려울 만큼 협상이 수렁에 빠져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게다가 미국은 최근 북한이 유엔 제재를 교묘하게 위반하고 있다며 제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가을에 평양을 방문하기로 한 계획을 앞당겨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면 북·미대화의 큰 동력이 될 것"이라며 "오는 9월 말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북·미가 협상을 진척시킬 수 있도록 문 대통령이 중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그것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은 "그만큼 북·미 간 중재가 절실하며, 따라서 북·미 교착상황을 타개할 의지가 강하다는 뜻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남북이 판문점 선언을 속도감 있게 이행하면서 연내 종전 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도 남북정상회담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고위급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며 "시기는 이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문 대통령의 이번 중재역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북·미 양측을 모두 설득할 수 있는 논리와 제안을 만들어야 한다. 종전선언과 핵무기 리스트 제출을 동시에 하는 방안도 제안해봄 직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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