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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6회- 이규형과 유재명, 조승우에 맞서 준비한 카드는 뭘까?원장 자리를 둘러싼 권력 쟁투, 보이지 않은 진실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 <라이프>
장영 기자 | 승인 2018.08.08 12:55

구승효 사장이 파견을 철회했다. 주경문 교수가 공공의료원 문제를 언급하며 몰아가자 돌아섰다. 물론 구 사장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때까지 의사들은 몰랐다. 파업이나 자신이 의도하는 바를 집단으로 이야기해본 적 없는 그들에게 구 사장은 상대하기 어려운 존재이다.

나선형 계단 같은 인생;
원장 자리를 둘러싼 권력 쟁투,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조직의 생리

흉부외과 수술 사망 환자에 대한 회의장에 참석한 사장. 그런 사장 앞에서 의료와 병원의 문제를 언급하며 구 사장의 부당한 행태에 항의하는 주 교수로 인해 많은 문제들이 정리되었다. 수익을 낮다는 이유로 폐쇄 가능성이 언급되었던 3개의 과는 살아남게 되었다. 

구 사장이 직접 파견 근무를 철회하며 파업은 무의미하게 되었다. 나름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시작한 의사들의 파업은 암센터의 환자사망 사건 은폐 사실이 공개되며 묻혔고, 구 사장의 파견 근무 철회로 무의미한 행위가 되어버렸다. 파업 선언하자마자 아무런 의미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 상국대학병원 의료진은 당했다.

강성 파업 전문인 구 사장에게 이들 의료진은 너무 쉬운 상대일 뿐이었다. 몇 수 앞을 내다보고 의료진을 압박하고 풀어주며 길들이는 방식이 농익다. 주도권을 쥐고 이끄는 구 사장에게 상국대학병원 의료진은 길들여지고 있는 중이다.

JTBC 월화특별기획드라마 <라이프(Life)>

부원장 김태상은 구 사장과 따로 만났다. 구 사장은 노골적으로 김태상에게 원장 자리에 오르라 요구하고, 그 역시 그런 구 사장의 제안이 싫지 않다. 평생 오르고 싶어도 오르지 못했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김태상은 반갑다. 원장 자리를 위해서라면 영혼도 팔 수 있는 김태상의 욕심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궁금해진다.

모두가 각자의 욕망을 지니고 있다. 그 욕망이 비틀리면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김 부원장이 고인이 된 이 원장을 해했을 가능성은 그래서 계속 유지될 수밖에 없다. 사장 앞에서는 그가 추진하는 목표에 부응하듯 말하고, 다른 의사들 앞에서는 구 사장을 몰아내기 위해선 자신이 원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부원장이 품고 있는 야망은 무엇일까? 동료들에게 내뱉은 구 사장을 몰아내기 위한 요구일까? 아니면 동료들을 속이고 구 사장의 최측근이 되고 싶은 것일까? 후자에 가깝지만 뭐가 답이라 쉽게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라이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입체적이다. 

공석인 원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없다. 모두가 외면한 채 누군가 나서기 바라는 상황에서 가장 적극적인 김 부원장이 원장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등장하는 것이 묘미다. 그런 점에서 신경외과 오세화 교수가 툭 던진 발언은 긴장감으로 다가올 듯하다.

JTBC 월화특별기획드라마 <라이프(Life)>

날 세웠다는 주 교수가 진우의 제안을 받아들여 원장 선거에 나서게 되면 흥미로운 구도가 짜여지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상대가 불가하지만 뜻밖의 변수가 현실이 되고 이를 토대로 원장 선거에 나서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돌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사회가 사라진 상태에서 절대적으로 투표로 원장 후보가 선출되어도 사장이 반대하면 그만이다. 그만큼 권력을 가진 사장. 하지만 역설적인 건 원장은 사장을 몰아낼 수 있는 권리도 가지고 있단 점이다. 그런 점에서 새 원장 선출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뭐가 진실인지 알 수 없는 동지도 없는 적들의 공생관계 속 권력 쟁투는 치열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파견 철회 후 주도권을 쥔 구 사장은 병원을 바꾸기 시작했다. 의약품 혼용과 의료 사고를 막기 위해 IT를 접목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화정 화학의 약품들을 상국대학병원에서 사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자회사까지 만들어 편법으로 돈을 버는 구조까지 구축한 상황에서 걸림돌은 없다.

화정 화학에서 약품 영업을 하자 분노한 오 교수가 따지듯 구 사장을 몰아세우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의료진에게 약 장사를 하라고 강요하는 사장에게 분노하는 것은 그들 입장에서는 당연하다. 하지만 구 사장의 반격에 그 어떤 말도 하지 못하는 오 교수의 모습 속에 의사 집단의 오만을 엿볼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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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사가 대학을 인수하면 무슨 일이 생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이들이 오 교수와 같은 의사들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시점에는 외면하다, 자신들 앞에 문제가 보이기 시작하자 분노하는 의사 집단의 이기주의에 구 사장을 거침없는 팩트 폭격을 가했다. 의사가 영업을 하지 못할 이유가 뭔가. 영업사원들이 무슨 불가촉천민이라고 되느냐고 질타하는 장면은 시원하기까지 했다. 

구 사장에 반대하는 의사들이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물론 명분은 원장 선거 후 몰아내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그것보다는 시류에 편승하는 것이 편할 수 있음을 그들은 알기 때문이다. 그 명확한 구도 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훨씬 이롭다는 판단은 인간들을 움직이게 만든다.

노을은 구 사장을 남자로서 생각하는 것일까? 진우는 최서현 기자를 여자로서 바라보는 것일까? 미묘한 감정이다. 분명 그 둘이 바라보는 상대에 감정이 존재하는 것은 명확하지만 그게 호기심이 만든 감정인지 사랑이라는 감정인지 아직은 명확하지 않으니 말이다.

진우는 노을을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동생 선우가 노을을 좋아하고 있음을 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린 나이에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동생에 대한 뿌리 깊은 미안함 때문일 수도 있다. 그가 구 사장이 추진한 '유기견 센터 자원봉사' 장을 찾은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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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는 형이 근무하는 상국대학병원을 찾았다. 그가 심평원에 있기 때문에 올 이유는 존재한다. 하지만 우연하게 선우를 본 노을의 전화에 직장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 이상하다. 굳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환자로 찾은 것도 아니고, 심평원 심사위원 자격으로 찾은 것도 아니다. 

택시를 잡지 못해 힘겨워 하는 주 교수를 태우고 함께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노을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주 교수가 진우 가족사를 자세히 알 수는 없다. 그럼에도 가족 중 누군가 아팠다는 말에 당연하다는 듯 반응하는 것이 이상하다. 선우를 알고 있는 것도 아닌데 주 교수는 왜 그런 반응을 보였던 것일까?

집에 돌아와 병원에 왔었냐는 진우의 질문에 선우가 선문답을 하고 누군가에 문자를 보내는 과정은 주 교수와 선우가 연결되어있음을 암시하고 있었다. 문제는 왜 주 교수와 선우가 은밀하게 만나고 있느냐이다. 현재까지 흐름을 보면 주 교수와 선우가 구 사장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비밀병기 정도로 보인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서서히 문제점을 찾아 반격하기 위한 움직임이 주 교수와 선우 사이에서 만들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병원을 장악해 가는 구 사장과 그에 부화뇌동하듯 움직이는 김 부원장, 그리고 아버지 같았던 이 원장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털어내지 못한 진우. <라이프> 속 이야기는 보다 섬세하고 복잡하게 얽히며 보이지 않은 진실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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