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조선일보가 서울의 한 단독주택에서 시민이 사망한 사건을 보도했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박원순 시장이 옥탑방 생활을 하고 있는 부근이란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박 시장을 깎아내리기 위한 조선일보의 악의적 편집이란 지적이다.

8일 오전 조선일보는 <[단독] 삼양동서 40대 남성 숨진 채 발견…'박원순 옥탑방' 부근> 기사를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서울 강북구 삼양동의 한 단독주택에서 A(41)씨가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을 보도했다.

▲8일자 조선일보 보도. (사진=네이버 뉴스 캡처)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6분쯤 "골목에서 지독한 냄새가 난다"는 인근 주민의 신고가 들어왔고, 출동한 경찰은 이 골모겡 위치한 1층짜리 단독 주택 안방에서 A씨가 누운 채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어 "사흘 전부터 집 안에 인기척이 없었다"는 삼양동 주민의 인터뷰를 덧붙였다.

문제는 그 다음 부분이다. 조선일보는 "A씨 집은 박 시장이 살고 있는 옥탑방 주택과는 담을 맞댄 집 중 하나"라며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 주민들의 어려운 삶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지난달 22일 삼양동의 한 옥탑방에 한달 전세로 입주했고, 이날까지 18일째 거주 중"이라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먼저 A씨가 숨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이는 박원순 시장의 책임이 아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박원순 시장이 거주 중인 옥탑방의 옆집이란 것을 부각시키며 악의적으로 비난 여론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통상적으로 경찰에서 제공하는 단신성 사건 기사에 단독을 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유독 이 기사에 단독 표시를 붙였다. 박원순 시장의 옆집이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의심된다.

▲조선일보는 <[단독] 삼양동서 40대 남성 숨진 채 발견…'박원순 옥탑방' 부근> 기사를 중요기사로 'PICK'했다. (사진=네이버 검색화면 캡처)

조선일보는 이 기사를 네이버 'PICK'으로 선정했다. 네이버 콘텐츠 제휴가 돼 있는 매체들은 자신들이 작성한 기사 중 중요 기사를 선택해 PICK 문구를 달 수 있다. 앞서 지난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관련 보도 과정에서 안철수 당시 바른미래당 후보 관련 기사는 'PICK'으로 선정하면서도, 박원순 시장 보도는 거의 'PICK'하지 않았다.(관련기사 ▶ 조선일보, 안철수는 'PICK' · 박원순은 no 'PICK')

실제로 조선일보는 박원순 시장에 대한 비난 여론을 불러일으키는 데 일정부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사의 네이버 순공감순 댓글란에는 "아이러니하다. 빨갱이 좌파 시장은 서민 체험한다고 방송 카메라 다 불러모았는데 정작 4M 떨어진 곳에서 독거인이 죽어감. 2018년 X같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구나", "ㅋㅋㅋ 자기 옆집 사정도 파악 못하면서 무슨 시정을 살핀대", "누구는 죽기살기로 버티고 있는데 옆집에 시장이 서민코스프레나 하고 있으니 허탈하겠지 ㅎㅎ", "변호사 출신의 시장이 옆집에 들어오는 바람에 상대적 박탈감이 건강을 급속히 악화시켰나보네. 흙수저는 흙수저들끼리 있어야 그나마 목숨이라도 달고 버티는데 안타깝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 밖에도 국민일보와 헤럴드경제도 같은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국민일보는 <'박원순 옥탑방' 부근 주택서 40대 남성 숨진 채 발견>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고, 헤럴드경제는 <'박원순 옥탑방'과 담 맞댄 주택서 40대 남성 숨진 채 발견> 이란 제목을 달았다. 심지어 헤럴드경제 기사는 '이슈섹션' 명의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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