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 장학회운영위원회가 KBS 노동조합(이하 KBS노조)의 장학금 횡령 의혹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법적 조치를 의결, 고소에 착수할 방침이다. 해당 의혹을 제기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새노조)도 "KBS에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심각한 문제"라며 KBS 노조에 대한 고발을 예고했다.

KBS 새노조는 6일 노보를 통해 KBS 노조가 2015년부터 장학금 사업 비용 지출에 있어 비용을 부풀리거나 허위로 비용을 끼워넣은 정황을 포착했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KBS 노조는 주차장 운영수탁비, 주차장 유지보수비, 주차장 개선사업 비용 등의 부문에서 실제 거래내역보다 많은 지출내역을 가지고 있었다.

KBS 사옥(KBS)

KBS 노조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청우TS라는 업체에 주차장 운영을 위탁했다. KBS노조는 이 가운데 2015년과 2016년, 세금을 포함한 위탁비를 1년에 3억 1천 560만 원 지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KBS 새노조가 청우TS에 확인한 결과 해당 기간동안 집행된 1년 위탁비는 3억 원이었다. 2년 동안 3천 120만 원의 차액이 발생한 것이다.

주차시설의 유지·보수비와 관련해서도 같은 정황이 포착됐다. KBS 노조는 KBS에 주차시스템을 공급하고 유지·보수하는 업체 (주)아마노코리아에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총 1억 2천여만 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KBS 새노조가 (주)아마노코리아에 확인한 결과 실제 집행 내역은 2천 7백여 만원이었다. 3년 동안 9천여 만원의 차액이 발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17년 KBS 노조의 요구에 의해 KBS 사측이 2억 5천여만 원을 들여 주차장을 개선한 사례가 있었는데, 당시 KBS 노조는 주차장 개선을 이유로 자신들이 3천 만원의 예산을 집행했다고 밝혔으나 실제로 3백만 원 수준의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KBS 새노조는 "회사가 발주한 공사에서 대대적인 시설개선이 이뤄졌기 때문에 그 해에는 무상 A/S외에는 KBS노조가 별도의 유지보수를 아마노코리아에 의뢰할 사유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의혹에 KBS 장학회운영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고 KBS 노조에 대한 법적 조치를 의결했다. 장학회는 법률자문을 거쳐 KBS 노조를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소할 예정이다. 또한 장학회는 민사적으로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장학금에 대한 반환 소송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의혹을 제기한 KBS 새노조 역시 KBS 노조에 대한 고발을 예고했다. KBS 새노조는 "만약 KBS노조가 장학금 재원으로 출연해야 할 순이익 중 일부를 고의로 누락하여 임의로 유용한 경우, 그 관계자는 형법상 업무상 횡령 내지 업무상 배임죄로 처벌될 수 있다"며 "장학금 횡령 의혹이 KBS에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 아래 KBS 노조를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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