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역주행 강자가 등장했다. 지난달 15일에서 16일 사이, 숀의 ‘Way Back Home'은 멜론 43위에서 3위로 수직 상승하는 기괴한 역주행 패턴을 보였다. 게다가 하루도 채 안 되는 21시간 동안 일어난 역주행이었기에 ‘기괴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했다.

이어 숀은 음원 강자 마마무와 블랙핑크, 트와이스를 누르고 멜론 1위에 등극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상했다. 소리바다와 네이버뮤직 같은 음원 차트에서 7월 16일 당시 숀의 노래는 각각 38위와 27위에 머무르고 있었다. 특정 음원사이트에서 급상승세를 보인 반면, 소리바다와 네이버뮤직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DJ 숀 [엠넷닷컴 캡처]

숀이 걸그룹 최강 클래스로 통하는 트와이스와 블랙핑크를 누를 만큼 팬덤과 대중성이 탄탄하다면 음악방송 1위에 오르는 것쯤은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숀은 MBC <쇼! 음악중심> 같은 공개적인 음악방송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어제 <음악중심>의 1위 후보는 마마무와 숀, 트와이스였다. 베트남 차트에서 1위를 했다는 숀은 <음악중심> 음원+음반 차트에서 5천표를 얻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시청자 위원회/라디오 동영상 순위에서 마마무가 919표, 트와이스가 1,762표를 얻을 동안 숀은 99표를 얻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1위 가수의 팬덤이 투표를 하는 문자투표에서 마마무는 1,500표, 트와이스가 1,320표를 획득할 때 숀이 얻은 문자 투표수는 단 26표에 머물러야 했다.

5일 방영된 SBS <인기가요>도 마찬가지다. 오늘 <인기가요>의 1위 후보는 에이핑크와 숀, 트와이스였다. 숀은 온라인 음원 점수로는 에이핑크와 트와이스를 따돌리고 5,500표를 얻었다.

숀 앨범 '테이크' 재킷 (사진=DCTOM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음반과 SNS, 온 에어 점수는 ‘0점’이었다. 시청자 사전투표 역시 숀은 단 9표를 얻는 데 그치고 말았다. 멜론-지니 차트에서 트와이스와 블랙핑크를 누르던 압도적인 팬덤은 공개방송의 온라인 투표에서는 왜 투표를 하지 않는 걸까?

음원 차트에서만 강하고 공개적인 음악방송 순위에서 맥을 못 추는 이런 현상은 지난 사오월에 펼쳐진 닐로 때와 판박이처럼 닮았다. 당시 닐로 역시 음원 점수만 강했지 SNS와 실물 투표에서는 다른 경쟁자들에게 1위를 내줬다.

지금 한국 음원 차트는 장덕철-닐로에 뒤이어 숀까지 3연속 ‘합리적인 의심’을 해야만 하는 지경에 빠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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