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막바지에 이르며 야구가 끝난다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8월말, 그 주말에 조금은 이른 야구계의 이별이 있나봅니다. 이미 이번 시즌을 끝으로 방송계 은퇴를 선언한 KBS N 스포츠의 간판 "김석류 아나운서".

'아이러브 베이스볼"을 이끌어온 그녀의 하차는 이미 예정된 일이었지만, 오늘방송이 마지막이라니 조금은 더 아쉽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하차가 아쉬운 건, 그동안 보여 왔던 행보와 그 발전 속에 기대했던 모습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프로야구에 "여자 캐스터"로서 김석류 아나운서를 기대했던 희망이 그것인데요.

이미 "야구 여자 아나운서 전성시대"라는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던 이야기입니다만. 여자 캐스터란 신선한 시도가 기대됐단 거죠.

천하무적 야구단의 경기중계로 캐스터 시험무대를 거쳤던 김석류 아나.
뒤를 이어줄 KBS N 스포츠의 여러 여자 아나운서와 또 다른 방송의 능력 있고 외모도 출중하신 여러 여자아나운서들도 계십니다. 그녀들의 도전과 야구계의 활약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어지겠죠.

하지만, 최근 야구팬들에게 익숙해진 경기 뒤 인터뷰나 야구 하이라이트 전문 프로그램들이 자리잡아온 과정을 보며, 김석류 아나운서가 해왔던 역할들을 생각해볼 때, 조금 더 도전을 이어가 정식 중계 캐스터 자리까지 도전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깊이 남네요.(물론, 1990년대중반 SBS라디오에서 이미 윤영미 아나운서가 그 최초의 도전은 보여주셨습니다만)

올스타전과 같은 이벤트성 경기, 아니면 대형 중계의 보조 캐스터와 같은 역할부터라도 조금씩 다른 역할의 여자 아나운서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 TV속 프로야구를 보며 한 번씩 해보게 됩니다. 오히려 라디오 중계의 경우는 목의 힘이 더 들어가기에 조금 힘들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거든요.

직접 야구중계 PD를 해보는 입장에서 저라도 한번 시도해보라는 말씀도 하십니다만 캐스터라는 위치, 사실 그 종목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오랜 노력이 없으면 쉽게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아닙니다. 과거부터 비교적 스포츠에 관심을 가져왔던 남자 선배들이 맡아왔고, 그런 관심들이 아무래도 남자들에게 높기에 그런 분위기가 이어져 온 터, 물론 성량이나 목소리의 분위기, 특징 등에서도 더 부합하는 측면들이 분명 존재하긴 합니다.

한번쯤은 새롭고 신선한 시도가 우리 야구계에 짠하고 나타나길 기대했단 거죠. 그런 점에서 김석류 아나운서의 이번 은퇴, 캐스터의 꿈을 언젠가 말했던 그녀이기에 더욱 아쉬움도 남는 거 같습니다. 두 사람의 결혼에 박수를 보내고, 그녀의 앞날에 응원을 보내며 다른 한편으론 새로운 여자 아나운서들의 도전을 응원해봅니다.

멀지 않은 미래, 여자 캐스터의 야구중계도 한번쯤은 경험하고 싶다는 기대를 담아서 말이죠.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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