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N이 보수단체의 입장을 앞세우며 '노회찬 타살설'을 뉴스 전면에 배치해 논란인 가운데, MBN 노동조합과 기자협회는 "시청률 지상주의가 낳은 참사"라며 담당 데스크의 공식 해명, 금주 중 공식 사과 방송, 보도국 시스템 개선 등을 사측에 촉구했다.

앞서 MBN은 지난 24일 <“아무래도 미심쩍다”…노회찬 타살설 ‘시끌’>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고 노회찬 의원의 타설의혹을 제기하며 드루킹 특검팀에 부검을 요구한 일부 보수단체 입장을 전하고, 타살의혹을 제기해 물의를 빚었던 인터뷰이를 섭외 후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 주요 언론사 중 '노회찬 타살설'을 전면으로 내세운 곳은 MBN이 유일했다.

MBN <"아무래도 미심쩍다" ... 노회찬 타살설 '시끌'> 24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한국기자협회 MBN지회와 전국언론노조 MBN지부는 27일 성명을 내어 해당 리포트 보도경위를 밝히고 자사 보도를 비판했다. MBN 기자협회와 노동조합이 밝힌 보도 경위에 따르면 담당 데스크는 '찌라시' 형태의 노 의원에 대한 타설 의혹 내용이 보고되자 기사화를 지시, 취재기자와 선임기자의 반복되는 만류에도 큐시트 편성을 강행했다.

MBN 기자협회와 노동조합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보도국의 '시청률 지상주의'가 근본 원인이라고 봤다. 기자협회는 "문제의 보도가 방영된 24일 해당 기사를 작성한 취재 기자는 데스크를 포함한 상부에 '기사화하기 어려운 내용'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보도가치를 숙고할 필요가 있음에도 MBN 보도국의 뉴스 편성 기준이 '보도가치'가 아닌 '오로지 시청률'임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데스크들의 뉴스 판단 기준은 '내용 또는 영상이 얼마나 자극적이냐'는 걸 보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런 행태는 종합편성채널 7년 째인 지금도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이번 '노회찬 타살설' 보도는 시청률 지상주의에 빠진 언론의 모습을 보여준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MBN지부 역시 "이는 '시청률 지상주의'를 내세운 사측의 태도가 불러온 필연적 참사"라며 "종편 출범 이후 MBN은 메인뉴스인 '뉴스8'의 시청률 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이른바 '기사 쪼개기 편성'을 해왔다. 해당 기사가 작성된 경위도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MBN지부는 "담당기자가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큐시트에 편성됐고, 노회찬 의원 사망 기사 묶음의 하나의 '쪼개기' 편성됐다"며 "이 기사가 불러올 파장이나 고인 및 유족에 대한 배려는 뒷전이었다. 존경 받던 한 정치인의 비극이 오로지 시청률을 끌어올릴 아이템으로 소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MBN 기자협회와 노동조합은 ▲담당 데스크의 공식해명 ▲고 노회찬 의원 장례기간인 금주 중 사과방송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보도국 시스템 개선 TF구성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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