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역사가 일본과 미국에 비해 많이 짧은 우리나라, 해외파들의 활약이나 국제대회에서의 모습들도 물론 대단하지만...
최근, 우리 프로야구의 대표타자와 대표투수의 기록들은 정말 우리 야구 수준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이대호 선수의 홈런 기록은 심지어 뉴스속보를 불러오는 기록이었다.
한마디로, "대단한" 선수들이다.
이대호 선수가 보여준 연속 경기 홈런에 대한 어려움, 그 가치는 이미 앞선 포스팅에서도 짧게 밝힌 바가 있다.
--신기록 9경기 연속홈런을 대하는 편을 참고하시면 된다. 이대호 선수는 연속기록을 멈췄지만, 바로 어제 경기에서 다시 홈런포를 가동했다.--

홈런대기록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어제 또다른 최고를 우리는 보았다. 바로, 연속 경기 퀄리티 스타트라는 투수 부분의 기록이 그 주인공,
또다시 우리 프로야구팬들을 놀라게, 또 열광시켰던 기록, 시즌 2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라는 류현진 선수의 기록은 역시나 세계신기록 수준이란다.
거기에 현재 류현진 선수는 지난 시즌부터 2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중인데 이것 역시 최고 수준의 가치있는 기록이다.
시즌 기록으로 최고였던 메이저리그의 22경기 연속 기록을 넘어섰기에 흔히들 어제의 기록을 신기록이라 말하는데...
시즌과 상관없는 연속기록 역시 26경기였다니 메이저리그에서도 보기 힘든 대단함을 우리는 류현진 선수 덕에 볼 수 있는 거다.

퀄리티스타트(QS)- 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평균 자책점 3점 이하를 작성했을 때를 일컫는다.

뭐, 서로의 기록에 대한 위대함을 이야기하면서 한편에서는 퀄리티스타트 부분을 세계기록으로 말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있나보다.
메이저리그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공식 기록으로 인정하지는 않기에 그저 야구통계 회사에서의 기록에 불과하다는 점을,
또, 일본에서도 공식 기록으로 인정하지 않는데다, 심지어 누적 통계로 집계하지 않는 이유 등으로 세계신기록이라 하기엔 부족하다고 말이다.
하지만, 기록이라는 건, 그 자체가 위대하다는 거. 어쨌든 대단한 기록이고 대단한 선수들, 괴물이라 불리는데 부족함이 없는 기록임은 분명하지 않은가?

기록은 대단하고 선수들의 활약은 눈부시고, 젊은 야구선수들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거기에. 우리 프로야구의 환경과 전반적인 야구 여건을 볼 때, 이건 정말 대단하고 놀라운, 그래서 더욱 믿을 수 없는 경기다.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서 학생야구팀의 숫자나 야구장 수준이야 이미 너무나 익숙하게 들어서 더이상 듣는 이들에게도 감흥이 없을 터.
그들이 우리의 이대호 선수나 류현진 선수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에도 당연하게, 또 익숙하게 받아드리는 우리의 현실은 안타까움, 그 자체다.
마치, 사랑하지만 나에게 너무나 과분한 너, 라며 스스로의 사랑을 포기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건, 스스로 이런 여건들과 우리 야구 수준을 논하며 우리 선수들의 대단한 기록을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다.
야구장이 작기에 홈런이 잘 나올 수 있었으며, 상대하는 선수들의 수준이 낮기에 투수기록도 미국이나 일본보다 쉽다는 논리, 이거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그런 열악한 환경과 여건을 딛고 이룬 기록이란 생각은 어디에도 들지 않는걸까?

류현진(좌) 이대호(우) ⓒ연합뉴스
우리 스스로의 얼굴을 부끄럽게 만드는 일들이 우리 야구에서는 아직 많이 펼쳐지고, 그런 생각들을 아직도 많이들 하시는 거 같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며 스스로의 야구를 폄하해야 자신이 우월해보이고 수준 높아 보인다는 생각을 하나보다.

대단한 기록에서 감동이나 놀라움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대단한 선수들의 대단한 기록에 대한 대단히 납득하기 힘든 견해들.
참, 대단들 하시다. 우리 야구에서 볼 수 있는, 아니 우리 사회 어디에서 볼 수 있는 대단한 삐딱함들, 다른 한편의 대단한 이야기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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