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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션샤인 5회- “조선은 왜 구하려는 것이요” 김태리 둘러싼 세 남자는 답을 찾을까?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의병 조직과 각기 다른 세 남자 이야기
장영 기자 | 승인 2018.07.22 15:34

24부작 긴 이야기는 아직 본격적인 시작도 하기 전이다. 각각의 캐릭터들을 구체화시키고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미스터 션샤인>은 등장인물들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이 등장하는 시기는 열강의 독무대가 된 위태로운 조선말기이다. 격변의 시대를 사는 청춘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기도 하다.

애신과 남자들;
실체를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 의병 조직과 각기 다른 세 남자 이야기

애신 주변에는 남자들이 있다. 얼굴도 모르지만 집안끼리 정혼을 한 정혼자가 일본에서 들어왔다. 조선에서 가장 돈이 많은 김씨 집안의 후대를 이을 희성이다. 조선을 돈으로 지배한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의 행동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그는 반항을 일본 유학과 룸펜 생활로 대신해왔다.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인간 이하로 살던 동매는 부모가 동네 사람들에게 맞아 죽는 것을 본 후 애신의 도움으로 도주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일본으로 건너가 배운 게 칼질이었던 그는 조폭이 되어 '이시다 쇼'라는 이름을 받았다. 그렇게 칼로 짐승이 아닌 사람들을 다루던 그가 조선으로 들어왔다.

tvN 주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종의 아들로 태어난 것이 죄가 되어버린 시절. 어머니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어떻게든 살아내라며 모시던 호선의 패물을 던져줬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추노꾼들에게 쫓기면서도 살아낸 그는 말로만 들었던 미국으로 갔다. 

그곳이 어디인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갔던 유진은 지독한 고통 속에서 희망을 찾았다. 조선에서 봤던 군인들처럼 자신도 그렇게 되는 것이 자신이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거리에서 미국 아이들에게 맞으며 영어를 배우고, 삶을 터득한 그는 군인이 되어 승승장구했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쳐다보지도 않은 채 그렇게 미국인 '유진 초이'로 살아가려 했다. 하지만 능력을 인정받으며 원하지 않던 조선으로 가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렇게 돌아온 조선. 증오로 가득한 유진에게 조선은 그저 빨리 망해버렸으면 좋을 그런 곳일 뿐이었다. 

부모님의 나라 조선을 버리고 스스로 미국인이 된 유진은 로건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렇게 거사를 치르는 과정에서 애신을 만났다. 하나의 목표를 향한 두 남녀 저격수는 그렇게 우연과 같은 필연적인 만남을 갖게 되었다.

나무를 해 지게를 지고 오던 어린 유진은 애신의 할아버지를 잠시 만난 적이 있었다. 그 짧은 인연은 결국 운명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자가 된 유진은 조선에 대한 애정이 없다. 복수심마저 사라졌다고 믿었던 유진은 저잣거리에서 우연하게 목격한 김안평을 본 후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

tvN 주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비록 스스로 조선인이기를 거부하고 미국인이 되었지만, 누구도 자신을 미국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이 살린 상사인 카일 무어마저 말이다.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알고 생사를 건 전쟁터를 함께 겪었던 카일은 유진의 눈색깔이 검다는 사실에 당황한다. 

미국인이라 믿었지만 미국인이 아닌 유진은 그렇게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이방인일 뿐이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조선이 망하기를 바랐던 그이지만, 애신을 만나며 그가 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는 조선인이기 때문이다. 그가 미국인이 아닌 조선인을 택하는 순간 거대한 불길처럼 그는 타오를 수밖에 없다.

희고 말랑말랑한 약골의 사내 희성도 차원은 다르지만 유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선인으로 태어났다. 그것도 당대 최고 부자의 손자로 태어나 부족할 것 없이 살 수 있었던 희성이지만, 돈밖에 모르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싫어 일본으로 떠났다. 그런 그가 10년 만에 돌아왔다.

희성과 유진은 절대 만나서는 안 되는 인연이었다. 희성이 태어나기 직전 유진은 부모를 잃었다. 그 지독한 악연은 결국 30년이 지난 후에야 다시 만나게 되었다. 희성의 변화는 결국 자기 부정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 자신의 뿌리를 부정하고 그에 맞서지 않으면 안 되는 서글픈 운명을 안고 태어난 희성의 변화는 가장 극적일 수밖에 없다. 

tvN 주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정혼한 지 10년 만에 처음 본 애신. 첫눈에 반했지만 이미 애신에게는 다른 사람이 들어와 있었다. 구릿빛에 강렬한 인상의 사내 유진이 애신의 곁에 있었다. 결코 넘어설 수 없을 것 같은 남자. 그 남자 곁에 애신이 있다는 사실은 희성을 더욱 힘겹게 만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각성이 곧 희성을 변하게 만드는 이유가 될 수밖에 없다. 

자객이 되어 돌아온 동매는 강렬한 방식으로 애신의 곁에서 맴돌기만 한다. 죽을 수도 있었던 그 긴박한 순간 자신을 가마에 태워준 생명의 은인. 하지만 어린 동매는 서로 다른 신분으로 태어났다는 것에 분노만 했었다.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동매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의할 수도 없었다. 그게 사랑이기도 하고, 조선이라는 신분제 사회에 대한 분노이기도 했다. 그렇게 칼 쓰는 것을 타고난 동매는 일본인이 되어 조선을 찾았다.

그렇게 다시 본 애신은 여전히 동매의 마음을 흔들기에 여념이 없다. 애신에게 나쁜 이야기를 했다고 일본인들을 저잣거리에서, 그것도 애신이 보는 앞에서 잔인하게 죽인다. 동매는 그게 자신을 드러내는 유일한 방식이라 생각했다. 애신을 지키고, 그녀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는 방식이었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동매. 그런 동매 앞에서도 언제나 당당한 애신. 물론 작은 망설임과 두려움이 묻어나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렇게 동매는 다시 애신의 치맛자락을 잡는다. 그 지독한 애증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치맛자락은 동매를 흔드는 마법의 기제가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tvN 주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애신의 정혼자가 일본에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는 동매의 모습 속에서 그가 애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명확하게 드러났다. 애신을 둘러싼 세 남자는 그렇게 변화 중이다. 셋 모두 조선을 부정하고 증오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유진의 그 강렬한 분노는 애신을 만나며 변하기 시작했다. 조선 최고 명문가 애기씨가 저격수라는 사실은 그를 흔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 그녀를 지켜야 한다는 막연함이 생기기 시작하며 궁금했던 "조선은 왜 구하려는 것이요?"는 단순히 유진이 품는 의문이 아니다.

애신을 둘러싼 세 명의 남자 모두가 가진 의문이다. 백정, 노비, 양반의 자식으로 태어난 이 세 남자가 위태로운 조선으로 다시 돌아오며 <미스터 션샤인>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격정의 시대 세 남자의 운명을 바꾸게 만드는 인물이 바로 애신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그녀로 인해 세 남자는 자신들이 부정한 조선을 구하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게 되니 말이다.

의병을 이끌고 있는 황은산. 그저 유명한 도공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신분을 숨긴 채 의병군을 이끌고 있었다. 그런 은산과 운명으로 엮여 있는 유진은 그래서 변할 수밖에 없는 모든 조건을 갖춘 비밀병기다.

조선을 적극적으로 팔아먹은 이완익이 조선으로 돌아오며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 시작되었다. 이완익과 황은산을 둘러싼 인물들과 그렇게 만들어지는 대립 구도는 흥미롭게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애신과 그녀를 사랑하는 세 남자 역시 이제 본격적으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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