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마다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축구팬들을 설레게 했던 유럽파의 2010-11 새 시즌이 시작됐습니다. 가장 먼저 '모나코 왕자' 박주영(AS 모나코)이 지난 8일 새벽, 올림피크 리옹과의 원정 경기에 풀타임 출장해 활약한데 이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볼튼의 이청용이 지난 14일 밤, 풀럼과의 홈 경기에 역시 풀타임 출장하면서 무난한 출발을 알렸습니다. 또 독일에서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둥지를 옮긴 차두리가 첫 경기에서 선발 풀타임을 뛰었고 먼저 둥지를 튼 기성용 역시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7일 새벽 4시, '캡틴 박'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뉴캐슬과의 경기를 통해 새 시즌을 본격적으로 맞이하게 됩니다.

남아공월드컵 본선에서의 16강 쾌거를 뒤로 하고 각 소속팀에서 힘찬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는 유럽파 5인방은 올 시즌 당찬 각오로 지난 해보다도 더 좋은 활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10개월간 이어지는 그야말로 대장정이라 할 수 있지만 부상, 슬럼프 같은 고비만 잘 넘기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한 시즌을 이 5인방이 보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 해외파 주축 3인방 박지성-이청용-박주영 모두 활짝 웃는 새 시즌이 될 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박지성-차두리, 가장 기대되는 한 시즌

일단 가장 기대가 되는 선수는 단연 유럽파의 심장 박지성입니다. 남아공월드컵 이후 다소 몸을 늦게 만든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를 단번에 날려버리듯 5일 열린 아일랜드 올스타와의 경기에서 2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특히 이 경기에서 박지성은 지난해보다 더욱 과감하면서도 공격적인 플레이로 스타일 변화를 예고했는데요. 지금까지 동료 선수의 골을 위해 이타적인 플레이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이타적인 플레이뿐 아니라 기회가 생겼을 때 과감하게 득점포 가동을 살려 나가면서 공격력 면에서 더욱 물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초반 부상 때문에 부진한 성적을 냈던 아픔을 딛고 올 시즌 내내 몸관리를 잘 해 나간다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경기력, 더 많은 출장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여 프리미어리그 진출 여섯 시즌 만에 최고 공격포인트도 노려보고 목표했던 유럽 챔피언에도 도전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팀에 들어가자마자 강한 인상을 남긴 차두리의 새 시즌 역시 기대되는 바가 큽니다. 월드컵에서 풀백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에 입단한 차두리는 특유의 피지컬과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들어가자마자 주전 확보에 성공, 닐 레넌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습니다. 전술적인 가치에서도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차두리가 지난해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면서 당했던 부상 관리만 잘 한다면 스코틀랜드 데뷔 첫 해에 셀틱의 스타로도 완전히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청용-박주영, 상대 집중 견제를 뚫어라

박지성과 함께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중인 이청용은 일단 첫 경기에서 무난한 활약을 펼쳐 가능성을 남겼습니다. 볼튼 공격의 흐름이 자주 끊기고 여러가지 어려움이 따랐던 상황에서도 이청용은 부단히 움직이며 기회를 만들어 나가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일단 첫 경기를 풀타임뛴 것은 그만큼 프리 시즌 기간동안 몸을 잘 만들었다는 것이고, 팀내 신임이 대단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희망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다만 볼튼의 에이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가운데서 더욱 타이트해진 상대 수비수들의 견제가 잇따를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이청용의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잇따른 출전 기회가 이청용에게는 분명히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집중 견제를 효과적으로 뚫지 못한다면 오히려 몸만 지치고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새 시즌 스타트를 끊은 프랑스리그 AS모나코의 박주영 역시 이청용과 비슷합니다. 현재 5인방 가운데 팀내 입지만 놓고 보면 박주영이 이청용과 더불어 가장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상대 수비수들의 심한 견제를 어떻게 뚫어내느냐가 관건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단 첫 경기에서 박주영은 밀리지 않는 몸싸움과 위협적인 슈팅 능력을 보여주며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는데요. 잇단 부상, 집중 견제, 그리고 최근 자신에게서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이적설 등 '3중고'에 대해 잘 컨트롤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성공적인 한 시즌을 보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러 가지 시련을 이겨낸다면 개인 실력이나 팀내 입지는 월등한 박주영, 이청용이어서 이들의 이번 시즌을 박지성 만큼이나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엇갈리는 기성용, 변화 노력 꾀하라

반면 올해 초 셀틱에 입단한 기성용에 대한 예상은 다소 엇갈립니다. 공격적인 면이나 프리킥 등 세트 피스에서는 분명히 돋보이는 실력을 갖고 있지만 수비적인 면에서 여전히 약점이 있고 이런 면 때문에 아직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해 기성용의 실패를 점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렇듯 기성용 입장에서는 변화하는 흐름에 발맞춰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해 나가려는 노력을 제대로 보여줘야 성공적인 한 시즌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욱이 축구대표팀에서도 조광래 감독이 부임한 뒤 윤빛가람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난 가운데서 수비적인 역량도 더욱 중요시 되면서 스타일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 된 기성용인데요. 본인 스스로 단순히 유럽에 진출했다면서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려는 자세로 팀내 입지를 다져나가는 기성용의 모습이 절실합니다. 그래도 '두리 형' 차두리가 입단해 서로 피드백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서 빠른 변화, 적응에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이번 시즌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유럽파 핵심 5인방의 2010-11 시즌은 새 출발의 설레임만큼이나 기대되는 측면이 많습니다. 매 시즌마다 한층 더 진화하는 이들의 모습이 바로 그런 기대를 더욱 부풀어 오르게 만들고 있는데요. 과연 이번 새 시즌에서 유럽파 5인방 모두 축구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할 만큼 인상적인 경기를 매 경기마다 선보일 수 있을지 흥미있게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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