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형제들은 그동안 아바타를 소재로한 아바타 소개팅을 통해서 많은 관심을 받았었는데요. 아바타를 조정한다는 컨셉으로 진행되면서, 소개팅 상황에서 억지스러운 조종을 통해 황당한 상황을 만들어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또 매회 출연하는 소개팅녀가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하지만 뜨거운 형제들은 메인 MC가 없어 산만하다는 지적과 함께, 아바타 소개팅도 재미는 있고 신선하지만 프로그램보다 소개팅녀가 더 화제가 되는 등 아직 완벽한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뜨거운 형제들이 드디어 아바타 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달라지고 있는데요. 앞서 7월 18일에 진행되었던 아바타 조종사 선발대회 결승전에서 이석훈, 고영욱, 서지석, 김경진의 투입으로 화제가 된 뒤, 그것을 바탕으로 완벽한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MC들끼리 조종하고 조종을 당하면서 진행되는 아바타 소개팅은 처음 몇 번은 재밌게 보더라도, 그것이 계속될수록 이미지 소비도 심해지고 신선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새로운 게스트의 투입으로 그들을 곤란한 상황으로 만들어 난감해하는 그 상황 속에서 시청자들은 재미를 느끼고, 게스트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계속 신선함이 유지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바타 주식회사는 두가지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는데요. 먼저 게스트들의 잊혀진 꿈을 대신 실현시켜 준다는 취지 아래 게스트들이 원하는 것을 아바타가 대신 해주는 아바타 렌탈 서비스로 진행이 되고, 이후 게스트들을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본다는 취지 아래 게스트들을 MC들이 조정하면서 소개팅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 중 첫번째 아바타 렌탈 서비스 방식은 정말 신선했는데요. 보통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것을 해보고 싶다든지, 자신의 소심함 때문에 후회했던 적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아바타 렌탈을 통해 대리만족으로 느껴본다는 것은 참 매력적인데요. 그런 컨셉트는 아바타의 형태는 아니었지만 예전 어떤 영화에서는 가상현실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연애 심지어는 섹스까지도 가상현실에서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향후 미래에는 정말로 그런 가상현실을 경험하는 것들이 실제로 생겨날 수도 있는데요. 아바타 주식회사는 그런 컨셉트를 바탕으로, 게스트들이 원하는 것을 직접적인 아바타 조정을 통해 대신 해주면서 대리만족에 대한 그 희열감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설립기념으로 첫번째 게스트로는 송대관, 태진아, 김지훈, 김현철이 출연을 했는데요. 각자 현실세계에서 해보지 못한 안타까웠던 일들을 아바타를 통해 대신 경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중 송대관과 김지훈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송대관은 노래를 일찍 시작하고 힘들었던 환경 때문에 대학을 다니지 못해 항상 부러웠던 캠퍼스의 낭만을 이기광을 직접 조종하면서 겪어보았습니다. 자신의 예전 젊은 시절 이야기를 하며 대학을 못 다닌 것이 한으로 남았었다는 말이 참 뭉클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렇게 이기광을 조정하는 송대관은 정말 실제로 자신이 캠퍼스의 낭만을 대신 즐기는 듯 신나보였는데요. 완벽하게 송대관이 되어버린 이기광의 뻔뻔하고 걸쭉한 입담에 정말 많이 웃었던 것 같습니다. 암튼 진심으로 그런 캠퍼스 생활을 부러워하고 그렇게나마 경험하는 것을 만족하는 송대관의 모습들을 보면서 참 보기 좋았던 것 같네요.

또한 김지훈은 평소 같은 작품을 했던 연기자와 쉽게 친해지지 못했던 자신의 소심함을 탁재훈을 통해서, 현재 함께 드라마에 출연 중인 임정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다른 아바타 렌탈과는 달리 김지훈의 아바타 렌탈은 몰래카메라 형태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먼저 임정은에게 추석특집 프로그램에 탁재훈과 함께 MC로 발탁되었고, 그들의 첫만남을 컨셉트로 녹화를 진행한다고 해서 부르게 되는데요. 그 추석특집 프로그램은 가짜였습니다. 그렇게 김지훈이 조종하는 탁재훈은 임정은을 만나 본격적인 대화를 하게 되는데요. 프로그램 이야기로 조금씩 풀어가다가 김지훈이 알고 있는 임정은의 정보들을 그날 처음 만난 탁재훈이 하나둘씩 던지면서 임정은은 점점 당황하게 됩니다.

임정은은 자신에 대해 의외로 세심한 것까지 알고 있는 탁재훈을 보면서 섬뜩함을 느끼는데요. 탁재훈을 김지훈이 조종하고 있다는 것은 꿈에도 모른 채 탁재훈을 경계하게 됩니다. 그렇게 완벽하게 속은 임정은과 순식간에 스토커가 되어버린 탁재훈을 보면서 정말 많이 웃었는데요. 김지훈의 그런 고백이 재밌기도 하면서, 소심남이 아바타를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는 것이 참 신선했습니다.

그렇게 아바타 렌탈 서비스는 정말 성공적이었던 것 같은데요. 저도 정말 그런 아바타가 있다면 그동안 해보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것들을 맘껏 해보면서 대리만족을 느껴보고 싶더라구요. 그렇게 앞으로 아바타 주식회사는 게스트들의 사연들이 공개되면서, 그런 사연들에 공감하는 시청자들이 함께 대리만족을 느끼며 웃을 수 있는 참신한 예능으로 자리 잡을 것 같은데요. 앞으로 또 게스트들의 어떤 꿈을 이루어주는 모습을 보여줄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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