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해외파 하면 박지성, 박주영, 이청용을 쉽게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올 시즌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겠다면서 화려한 등장을 준비하고 있는 젊은 선수들이 있습니다. 이 겁없는 신예들은 차세대 유럽 해외파의 중심에 서겠다는 각오로 2010-11 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바로 석현준(아약스)과 손흥민(SV 함부르크)이 있습니다. 일찌감치 유럽 축구 유학을 통해 선진 축구를 접해 온 둘은 나란히 팀 내 주축으로서 입지를 다져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중반 마틴 욜 아약스 감독으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에 입단한 석현준은 2군 리그 9경기에서 8골 2도움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석현준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2강전 유벤투스와의 경기에도 1,2차전 모두 출전하며 경험을 쌓기도 했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가진 프리 시즌에서 석현준은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좋은 성적을 보였습니다. 4경기에 출전해 5골 1도움을 기록한 석현준은 팀에서 세 번째로 많은 득점력을 과시하며 강한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와의 경기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큰 자신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석현준에 대한 감독의 신임이 대단한데다 위협적인 공중 장악과 발재간, 골결정력 등 탄탄한 기량도 돋보여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려낸다면 충분히 성공적인 한 시즌을 보낼 가능성은 높습니다.

▲ 손흥민 ⓒ연합뉴스
손흥민은 이번 프리 시즌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기대주입니다. SV 할스텐베크-렐링겐과의 친선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해 강한 인상을 남긴 첼시전에서의 결승골을 포함, 프리 시즌 친선경기 9경기에서 9골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팀의 주축 스트라이커 뤼트 판 니스텔로이(8골)가 터트린 골보다도 1골 많은 팀 내 최다 기록이었습니다.

어린 선수답지 않은 대담하고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가 돋보였던 손흥민은 함부르크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아르민 베 감독은 "손흥민은 18살이지만 30살 프로 선수 같은 경기를 한다. 칭찬을 멈출 수가 없다. 조만간 최고의 선수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동료 선수들과의 융화도 잘 돼 있어 팀플레이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호흡을 과시하고 있고, 골 결정력도 탁월해 기량 면에서 상당한 발전 가능성을 드러냈습니다.

이들은 어린 시절 유럽으로 떠나 탄탄한 기본기와 자신만의 색깔을 갖춘 선수로 거듭난 선수들입니다. 어떻게 보면 현재 유럽파 베스트라 할 수 있는 박지성이나 박주영보다도 더 좋은 여건 속에서 성장한 선수들로 볼 수 있는데요. 아직 완전한 단계가 아니라 조금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선수들로 잠재력,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면만으로도 이들의 최근 모습이 여러 가지로 기대되는 측면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볼 감각이나 움직임, 골 결정력 등 기본적인 기술이 탁월한 두 선수가 현지 적응을 완벽히 하고 유럽 무대에서의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면은 기량 좋은 축구 유망주들을 잇달아 키워낼 수 있다는 면에서 한국 축구 전체적으로도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물론 현재 이들은 시즌 개막을 다소 아쉽게 맞이하는 듯 합니다. 손흥민은 첼시전에서 왼쪽 발가락 골절상으로 수술을 받아 8주가량 뛰지 못하게 됐습니다. 부상에서 회복된 뒤 프리 시즌에서 좋았던 분위기와 감각을 되찾는 것이 성공적인 데뷔를 치르려는 손흥민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또 석현준 역시 지난주 리그 개막전에서 선발 명단에 끼지 못해 치열한 주전 경쟁을 해야 하는 과제를 남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의 어려움, 아쉬운 면에 대해 조급하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이런 기회를 통해 많이 배우고 하나하나 밟아나간다는 생각으로 극복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낸다면 경기를 펼치는데도 더욱 자신감이 넘쳐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어쨌든 올 시즌 박지성, 이청용, 박주영에 대한 기대와 스포트라이트 못지않게 이들을 쫓아 차세대 해외파 No.1을 꿈꾸는 석현준, 손흥민에 대한 관심도 가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사실상 첫 시즌이나 다름없는 올 시즌에 어떤 활약을 보여주는 두 선수가 될 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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