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1일 한 네티즌이 “에프엑스 설리와 크리스탈 태도가 얼마나 나빴으면”이라는 제목의 글을 포털사이트에 올리면서, 크리스탈과 설리의 불량태도 논란이 발생했는데요.

그리고 이어 CF촬영 현장에 함께 있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빅토리아 루나만 호감, 크리스탈, 설리 비위맞추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글을 남기면서 더욱 논란이 확산되었습니다.

크리스탈-설리 불량태도 논란, 네티즌이 착각하고 있는 것

그런데 지금 많은 네티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요. 처음 논란을 야기시킨 네티즌이 미니홈피에 올라온 사진과 글을 에프엑스 CF 촬영한 관계자라고 하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CF 촬영 스텝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미니홈피에 사진과 글을 올린 사람은 CF 촬영 스텝이 아니라, 미니홈피에도 분명히 나와 있듯이 고등학생 인턴기자들을 데리고 F(x) 인터뷰를 다녀온 기자인데요.

그 기자는 의도치 않게 자신의 미니홈피에 남긴 글이 논란이 되자, 전체공개로 되어있는 줄 몰랐다며 해명글을 추가로 남기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SM에서 그런 논란을 보고 해당 미니홈피 주인에게 당시 에프엑스의 상태(밤샘 촬영)를 설명하고 억울함을 호소한 것 같습니다. 기자 역시 그런 에프엑스의 상태를 다시 알리면서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글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이 불량태도 논란에 대해서 에프엑스 팬들 사이에서는, 거만한 기자 우월주의를 가진 기자가 에프엑스가 태도가 거슬렸다고 악의적으로 논란을 야기 시킨 것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논란의 시발점은 기자의 지위를 이용하여 에프엑스 죽이기에 나선 기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기자의 실수에 의해 그것을 가져다 확산시킨 네티즌에게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턴기자들의 목격담에 의한 논란 재점화

암튼 그렇게 그 기자의 해명글로 해당 논란이 가라앉는 듯 싶었는데요. 이번에는 당시 촬영 장소에 함께 있었던 고등학생 인턴기자들이 친구들과 불량태도 논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채팅 대화 내용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논란이 재점화 되고 있습니다.

공개된 대화 내용에 따르면, 설리는 인턴기자들이 질문하는 것에 집중하지 않고 건성으로 대답을 하고, 크리스탈은 인터뷰가 시작되었는데도 계속 거울을 보면서 코디랑 얘기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또 크리스탈은 그렇게 자리에 와서도 다리 꼬고 팔짱 끼고 하품을 할 뿐만 아니라, 인턴기자가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옆 멤버를 보면서 성의 없이 해서 루나에게 질책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자기도 크리스탈, 설리와 동갑인데 어려서 그런거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고, 고등학생 인턴이라 그렇게 무시한 것이 정말 기분 상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다른 한 커뮤니티에서도 자신이 인턴으로 그 자리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네티즌이 후기 글을 올렸는데요. 그 네티즌도 처음에는 설리가 인터뷰하기 싫어하고 아침잠 투정부리는 건 줄 알았는데 뒤에 전날 밤샘 촬영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이해가 간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크리스탈도 건방진 포즈를 무의식적으로 하다가 인지하면 다시 고치곤 하면서 노력하는 모습은 보였다고 하는데요. 기자의 말처럼 기본은 안 되어 있고 프로의식은 부족해보여도 인성을 들먹일 만큼의 큰 잘못은 아닌 것 같다고 견해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태도보다 인터뷰 내용이 더 충격이다

일단 개인적인 견해로는 크리스탈은 잘 몰라도 설리의 태도에 대한 비난은 좀 심한 것 같은데요. 물론 프로의식이 투철하다면 밤샘 촬영을 하더라도 인터뷰하는 15분 동안 무슨 일이 있어도 정신을 차리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루나나 빅토리아는 똑같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프로처럼 성실하게 응했구요.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몸이 말을 안 듣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정신력의 차이가 서로 다른 결과를 만드는데요. 설리는 단지 루나와 빅토리아보다 정신력이 조금 떨어졌던 것이죠. 현재 설리를 비난하는 것을 보면 크리스탈과 함께 평소 태도가 불량한 것이 아니냐는 것인데요. 설리의 경우 태도가 불량했다고 하기보다는 프로의식에 대해서 아쉬움을 나타내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제가 이번 불량태도 논란을 보면서 충격을 받은 것은 태도가 아닌 인터뷰 내용이었는데요. 인터뷰가 정식으로 기사화 되지는 않았지만, 인턴기자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설리에게 존경하는 가수가 누구냐고 물으니까 "그런 거 딱히 없어요"라고 했다고 합니다.

물론 단순히 정말로 현재 가요계에는 설리 자신이 인정할 만한 가수가 없거나 롤모델로 삼을 만한 가수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렇다기보다는, 아이돌 가수의 안타까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진정 가수의 꿈을 품고 노력하는 사람이 존경하는 가수가 한명도 없을 수가 있는 것일까요? 싱어송라이터까지는 아니더라도 노래를 부르는 가수라면, 자신의 음악 스타일을 확립하면서 해당 장르에서 존경할만한 가수가 적어도 한명쯤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가요계는 아이돌 가수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음악 스타일이나 춤, 패션 모두를 기획사에서 정하고 만들어주는데요. 그들은 단지 시키는 대로 하는 인형처럼 보입니다. 그렇게 그들이 애당초 정말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 가수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무대에 올라 인기를 얻기 위해서 가수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데요. 뿐만 아니라 자신이 현재 부르고 있는 그 노래도 정말 좋아서 부르는 것인지 알 수도 없습니다.

자신이 가수라는 프라이드를 가지고 노래를 더욱 잘 부르고 자신만의 음악을 하기위한 노력을 하기보다는, 기획사에서 정하고 만들어주는 대로 하면서 단지 정해진 춤 정해진 노래를 부르며 무대에서 그저 자신이 맡은 파트에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한 노력들만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데요. 그렇게 아이돌 가수가 자신의 파트가 아니면 자기 그룹의 노래도 못 부른다는 것은 참 안타깝기만 합니다.

물론 정말 노래를 하고 싶어서 가수를 하는 아이돌들도 있습니다. 에프엑스에서 설리와 같은 멤버인 루나만 봐도 진정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느껴지구요. 하지만 현재 가요계를 보면 아이돌 중에 "나는 노래를 좋아하고, 노래를 잘하는 진정한 가수다"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프라이드를 가진 가수들이 얼마나 될까요?

그렇게 아무리 아이돌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가수라면 보다 음악적인 마인드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실력적인 면에서도 가수라면 사람들로부터 5초 가수라고 비난받자 속상한다고 하소연만 할 것이 아니라, 그 5초 만으로도 자신이 가수임을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그것이 5초든 5분이든 그들을 가수로서 인정하고 그 5초를 보고 듣기 위해 기다리고 즐기겠지요.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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