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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게 '이명박·박근혜 사면'은 "미래로 나아가는 것"김대중 고문 "문 정부에게 불리한 게임 아니다"......"과거에 집착하지 말아야"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7.17 11:29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원칙도 명분도 없이 조선일보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보수를 표방한다는 조선일보가 할 말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17일자 조선일보는 <'과거'의 사면> 김대중 칼럼에서 구속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했다. 김대중 고문은 "여러 정치적 부작용과 많은 경제적 위험 요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은 요지부동"이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외골수거나 여기서 머뭇거리면 약점 잡힌다는 자격지심 때문인지 또는 사상의 투철함인지 문 대통령과 그의 수하들은 끝까지 '우리 길을 가겠다'는 식"이라고 비난했다.

▲17일자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은 "세계는 미국 트럼프발 무역 전쟁으로 바야흐로 '3차 대전'에 접어들고 있다"며 "미·북 회담의 성과는 지지부진"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이런 엄중한 상황인데도 문 정부는 적폐 청산, 대기업 옥죄기, 반대 세력 겁주기 공세의 끈을 조금도 늦추지 않고 있다"며 "그러면서 전반적 안보 상황에는 거의 무감각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은 "문 대통령의 관심은 오로지 북한 문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는 미·북 정상회담 결과가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침통함, 답답함, 초조함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잡아가라'는 편의점 업주와 소상공인들의 절규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으면서 기무사 문건 문제에는 날을 세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은 "문 정부는 이제 이쯤에서 1차 중간 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제까지의 궤적과 속도를 점검해서 중점을 둘 것은 두고 방향을 바꿀 것은 바꾸고, 속도를 줄일 것은 줄일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문 정부는 대북 문제에 조바심을 갖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은 "또 더 이상 '과거'에 집착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그 상징으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면하는 것"을 방안으로 내놨다. 조선일보는 "그것으로 앞으로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내부의 문제와 시기의 적합성 등이 있겠지만 문 정부로서도 득실을 따져볼 때 그렇게 불리한 게임이 아닐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각종 경제 지표에서 부정적인 신호가 감지되는 것은 사실이다. 경제 문제를 비롯해 최근 번지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에 우려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선 순위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판단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는 다르다.

조선일보의 두 전직 대통령 사면 주장의 기저에는 정치수사의 희생양이란 시각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당시 언론과 시민단체가 집중 조명했던 것은 '다스'라는 회사였다. 회사의 실소유주 문제를 두고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였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이유로 이 전 대통령이 무리한 사유로 구속됐다고 주장하는 의견이 일부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선동'에 검찰과 법원이 무리한 구속을 시켰다는 식이다.

그러나 법조계와 당시 사건을 취재했던 기자들의 의견은 다르다. 이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당선축하금' 문제였다고 입을 모은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을 전후해 재계, 금융계, 종교계를 가리지 않고 현금 다발을 건네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난 정치자금법 위반 대신 사전 수뢰죄를 적용했다. 이는 정치수사의 영역이 아닌 명백한 '비리'의 영역이다. 노선차를 두고 벌이는 '리벤지' 성격의 정치수사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치수사가 아니라는 게 더욱 명확하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등 18개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자금출연을 강요한 것은 한국 정경유착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의 이러한 행각이 드러나자 분노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고, 박 전 대통령은 한국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됐다.

불법을 저지르면 처벌되는 것이 당연하다. 오히려 사회의 모범이 돼야 할 대통령의 자리에서 불법적으로 자신의 이해관계에 몰두한 것은 가중 처벌해야 마땅하다. 한국은 법치주의 사회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조선일보가 주장하듯 사면이란 이름의 '특별대우'를 한다면 법치는 정당성을 상실하게 된다. 보수에게 '원칙'은 생명과 같다. 적어도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적어도 '1등 보수신문'이라는 조선일보가 입에 담을 말은 아닌 듯하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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