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사수작전에 남겨진 2중대는 적을 막아내기 위한 진지 구축에 나섭니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사지에 자원해서 남아준 병사들과 자신이 사랑하는 수연을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아야 하는 장우. 장우에게서 늠름한 중대장의 모습을 본 후 그에 대한 애정이 깊어가는 태호는 그들의 운명을 바꿔놓을 전투를 맞이합니다.
운명마저 뒤 흔든 전쟁
기세 좋게 북진했던 연합군은 중공군의 인해전술로 인해 급격하게 퇴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렵게 함락했던 평양마저도 버려야만 하는 상황에서 아군의 퇴각을 도울 존재가 필요했고 그 누구보다 혁혁한 공을 세웠던 2중대가 그 역할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구축된 진지의 평화로움은 잠시였고 중공군으로 인해 전투가 시작되며 의도하지 않았던 피해들이 속출하게 됩니다. 군사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어린 학도병은 사람을 죽이는 일에는 서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자신에게 가장 큰 위안이 되고 커다란 힘이 되었던 존재를 자신의 두려움 때문에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은 전쟁이기에 가능한 슬픔이었습니다.
중대 저격수로 혁혁한 공을 세웠던 권진철은 겁에 질려 자신 앞에 떨어진 수류탄에도 벌벌 떠는 어린 병사 허찬식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립니다. 친 동생 같은 어린 병사에게 자신이 수호신 같았던 상아를 건네며 숨을 거두는 진철은 그렇게 전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장우가 평양에 남았다는 소식을 듣고 무조건 평양을 향해 달려온 수연은 중공군의 2차 침투 작전에 갑자기 등장하며 자신을 위해 목숨을 버린 진철로 인해 넋이 나간 찬식의 총에 맞아 쓰러집니다. 총 한 번 제대로 쏴보지 못했던 찬식의 첫 발이 다름 아닌 수연을 쓰러트렸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장우를 진정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포탄은 쏟아지고 탱크를 앞세운 중공군의 공격은 거세기만 합니다. 퇴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살아있는 수연을 확인하고도 장우를 들쳐 메고 후퇴를 하는 태호는 확실한 선택을 합니다.
장우와는 달리 철저한 군인 정신으로 무장한 그에게 전쟁은 꼭 지켜내야만 하는 임무입니다. 장우는 사랑을 위해 전쟁을 버릴 수 있지만 태호에게는 전쟁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야만 하는 임무일 뿐입니다. 생사를 넘나들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던 장우를 살리기 위해 수연을 버려야 했던 태호, 그에게는 당연한 선택이었습니다.
적군 앞에 총을 맞고 쓰러져 있는 수연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버려야하는 일은 무모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퇴각을 한 2중대원들은 자신만 살겠다고 부대원들을 배신하고 탈출한 한영민으로 인해 도보로 퇴각을 하게 됩니다. 맹렬한 추위와 배고픔과 싸워야 하는 그들은 전투로 인해 생긴 부상도 커다란 문제로 다가옵니다.
점점 썩어가는 다리와 자신 때문에 뒤쳐지는 부대원들을 모습을 보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마창길은 최선을 다해 전투에 참여하고 누구보다 부하를 위해 솔선수범했던 군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바지런함과 성실함은 죽음과 맞닿아 있었고, 비열하게 자신만을 위해 부대원들의 안위도 저버렸던 한영민은 전쟁영웅으로 칭송을 받는 것이 바로 전쟁인가 봅니다.
수연이 자신의 눈앞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점점 정신을 잃어가는 장우와 이런 중대장을 챙기며 부대를 이끄는 태호는 살을 에는 추위에 점점 이성이 마비되어가기 시작합니다. 추위와 배고픔에 부대원들도 중대장에 대한 시각이 변하기 시작하고 그런 상황에서 중대장의 수연에 대한 애착은 다시 한 번 그들의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듭니다.
의도적으로 노출시킨 중공군 탱크 앞에 나타난 수연과 그런 수연을 무의식중에 쏴버린 어린 병사 찬식은 제작진들의 실수로 보입니다. 쉽게 이해하기 힘든 상황들은 극적인 의미를 가질 수는 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감정이입을 힘들게 하는 억지스러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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