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인 블로거 '디제'님은 프로야구 LG트윈스 팬임을 밝혀둡니다.
LG와 SK의 안타 및 볼넷의 개수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기회도 비슷하게 주어졌는데, 집중력과 진루타의 차이가 승패를 갈랐습니다.
1회말 SK는 1사 2루에서 네 타자가 연속으로 타구를 우측으로 보내며 3개의 안타와 1개의 희생 플라이로 3득점했습니다. 우타자는 밀어치고 좌타자는 잡아당기며 1루 주자의 뒤쪽으로 타구를 보내는 타격을 한 것인데, 가히 교과서적이었습니다.
하지만 LG는 선두 타자가 출루해도 번번이 선행 주자를 죽이는 이기적인 타격으로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2회초 1사 3루에서 정성훈은 바운드 볼을 타격해 3루 땅볼로 3루 주자 조인성을 홈에서 횡사시키는 어이없는 타격을 했습니다. 볼카운트 2-2에서 삼진을 우려해 커트한다는 의도의 타격이었는지 모르나 선구안 부족으로 바운드 볼에 방망이가 나간 것이니 본 헤드 플레이와 다를 바 없습니다. 차라리 정성훈이 삼진을 당했다면 2사 3루로 득점권 기회가 계속되었겠지만, 본 헤드 플레이로 인해 2사 1루로 바뀌며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최근 17경기에서 채 1할도 못되는 이대형은 안타가 꼭 필요했던 앞선 3타석에서 내야 땅볼로 물러난 후, 승부가 완전히 갈린 9회초 2사 후 마지막 타석에서 큰 의미가 없는 안타를 기록했습니다. 내야 땅볼을 양산하는 타구 질은 매우 좋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형의 타격 자세를 보면 마치 홈런 타자처럼 방망이 헤드까지 길게 잡고 타격하고 있습니다. 팀 내에서 이대형보다 타율이 높은 이진영과 박용택도 방망이를 짧게 잡으며, 박경완과 김재현, 김강민 등 이대형보다 타율이 높고 장타력이 뛰어난 SK 타자들도 방망이를 짧게 잡고 치는데, 콘택트 능력이 떨어지는 이대형이 극도의 슬럼프 속에서도 변화를 꾀하지 않고 방망이를 길게 잡는 타격 자세를 어째서 고집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6회초 무사 2루에서 적시타를 기록한 박경수의 초구 도루자도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무사에 중심 타선으로 이어지며 3점차라면 1루에 있으나 2루에 있으나 매일반입니다. 만일 박경수의 단독 도루가 아니라 치고 달리기 작전이 나온 것이라면 이택근의 잘못인데, 여하튼 둘 중 한 선수의 잘못으로 공격의 흐름이 끊기는 바람에, 이후 안타와 볼넷이 나왔지만 더 이상 추격하는데 실패했습니다. 도루자로 인해 안타 3개와 볼넷 1개, 상대 폭투를 묶어 고작 1득점에 그쳤으니 그것이 바로 기본기가 부족한 LG 야구의 현실입니다.
박종훈 감독의 대타 기용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6회초 기회가 무산될 때까지는 움직이지 않다가 7회초 선두 타자부터 대타를 기용했는데, 6회초 2사 1, 2루의 기회가 정성훈에게 걸렸을 때 대타를 기용하는 편이 나았을 것입니다. 3점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2명의 주자가 출루한 기회에서 대타를 꺼내는 것이, 이닝 선두 타자로 대타를 꺼내는 것보다 훨씬 더 상대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2회초 바운드 볼을 건드려 3루 주자를 죽이는 등 타격감이 좋지 않은 정성훈을 대신해 우타자 윤상균이나 김준호를 대타로 기용해 소위 ‘좌좌우우’에 민감한 김성근 감독이 선발 김광현을 강판시키도록 유도했어야 합니다. 이때 우투수가 등판했다면 다시 대타를 작은 이병규로 교체하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6회초 기회가 무산된 후 7회초 대타를 기용한 것은 이미 늦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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