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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선욱 간호사 공동대책위, 서울아산병원 고발"사망 5개월 지났지만 병원 측 사과 없어... '태움' 용인과 만성적 인력부족 원인"
송창한 기자 | 승인 2018.07.10 18:07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지난 2월 병원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고 박선욱 간호사 사건의 재조사를 촉구하는 '고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공동대책위'가 서울아산병원을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공동대책위는 박씨가 사망한지 5개월이 지났지만 병원측이 여전히 사과하지 않고 있다며 고 박선욱 간호사의 사망 사유는 '태움'(간호사 간 괴롭힘)이고, 이는 만성적인 인력부족과 장시간 노동, 신규간호사 교육 관리 소홀 등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공동대책위는 10일 오전 서울아산병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병원측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또한 공동대책위는 이날 오후 서울아산병원을 근로기준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병원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고 박선욱 간호사 사건의 재조사를 촉구하는 '고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공동대책위'가 10일 오전 서울아산병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아산병원을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공동대책위와 유족측은 박씨의 사망 이유가 이른바 '태움'(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의 은어.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괴롭힘 등으로 길들이는 문화를 지칭)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특히 유족측은 박씨가 사망 이틀 전 중환자실 환자의 배액관을 망가트린 실수를 했는데 이 일로 소송을 당할까봐 심한 불안감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유족측은 배액관 사고 당일 주치의가 박씨에게 폭언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세지를 근거로 이같이 주장하고 있다. 공동대책위에 따르면 박 간호사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의료소송'을 600회 검색했으며, 숨지기 20분 전부터는 36회 검색했다. 

공동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아산병원은 부족한 인력 투입으로 간호사들의 초과노동을 유발하고, 시간외수당은 미지급했으며, 태움 등 조직문화나 신규간호사 교육에 대해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고 박선욱 간호사가 심각한 고통을 받았다. 병원 측도 인지했으나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고, 결국 한 간호사를 사망하게 했다"면서 "그러나 병원측은 잘못을 시인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기는커녕, 고인의 개인적인 문제인 것처럼 몰아가려 했다"고 고발 경위를 설명했다.

해당 고발장을 작성한 이경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 변호사는 "태움은 아산병원의 신규간호사 교육책자 '병원이 선택하는 탁월한 신입간호사 1%'에서도 적시될 정도로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관행화 되어 있는 일"이라며 "이런 혹독한 교육 관행은 생명을 다루는, 촌각을 다투는 직업이라는 이유로 용인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실정이다. 젊은 간호사의 생명은 무시되어도 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이 변호사는 "고인의 사망 직전 벌어진 배액관 파손 사고 또한 간호사인 고인과 간호조무사 1인, 총 2인이 환자의 체위를 변경하다 발생한 사고"라며 "애초부터 과소한 인원을 배치하고 나서 사태의 책임을 개인에게 묻는 것은 대형병원으로서 책임 있는 행동이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병원 내 '태움'에 대한 용인과 만연한 인력 부족이 사건 발생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채수용 사회진보연대 보건의료팀장도 "벌써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아산병원은 고인과 유가족에게 사과 한마디 없다"며 "고인이 이토록 고통 받은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간호 인력 부족, 그리고 이 인력 부족을 묵과해온 아산병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채 팀장은 "애초에 인력이 충분했다면 장시간 노동을 할 이유도 없다. 제대로 교육도 하지 않은 신규간호사가 중환자실에서 홀로 스트레스 받을 이유도 없다"며 "아산 병원은 그 어떤 것보다 먼저 고인과 유가족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3월 해당 사건에 대해 박씨에 대한 가혹행위는 없었다며 '혐의없음'으로 내사를 종결했다. 유지인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조직부장은 10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수사가 잘 되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인지수사였고 내사였다보니 그랬던 것 같다"면서 "유족측과 공동대책위, 저희가 함께 준비한 자료로 다시 고소나 고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첫번째로 서울아산병원을 고용노동부에 고발한 것이다. 자료를 준비 중이며 민·형사상 고소·고발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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