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선수로는 유일하게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가진 현역 투수임에도 월드시리즈 제패 이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이팀 저팀을 전전했다. 한때 아예 야구공을 내려 놓았다가 최근에는 미국의 독립리그인 오렌지 카운티 플라이어스에서 활약해온 '핵잠수함' 김병현이 최근 조용히 귀국, 지난 5일에는 프로야구 LG트윈스의 2군 캠프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병현은 이날 LG의 2군 경기장이 있는 경기도 구리의 챔피언스파크를 찾아 김기태 LG 2군 감독과 이만수 SK 2군 감독을 만났고, SK와이번스와의 퓨처스리그 경기를 관전하다 박명환 등 2군에 있는 LG 선수들에게 안부를 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현장에 있던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에 들어온 지 며칠 안 됐다"면서 "오늘은 광주일고 선배이신 김기태 감독을 만나러 왔다"고 밝힌 뒤 '미국 생활을 접고 들어온 것이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지금 잠시 쉬고 있다"면서 "어느 쪽으로든 복귀는 준비하고 있다"고 프로무대 복귀를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6일 <스포츠서울>에 따르면 김병현은 조만간 현재 교제중인 여자친구와 결혼할 예정이며 국내 프로야구 복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김병현이 국내 프로야구 무대에 데뷔한다면 그에 대한 우선 지명권은 넥센 히어로즈가 가지고 있는데 이미 넥센은 지난 3월경 김병현에게 국내 복귀 의사를 타진했지만 그때는 김병현이 거부, 국내 무대 복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김병현이 미국 생활을 완전히 정리한 만큼 의외로 빠른 시간 안에 김병현이 넥센의 유니폼을 입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만약 김병현이 넥센의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르게 된다면 일단 그의 이름값 만으로도 충분한 흥행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로야구의 흥행에 큰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병현 특유의 개인중심적인 행동과 태도가 고쳐지지 않는다면 국내 무대에서도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김병현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이듬해에 소속팀인 애리조나의 밥 브랜리 감독과 갈등을 겪어 보스턴으로 트레이드 됐고, 보스턴에서도 감독과 불화를 겪었으며, '저니맨' 생활 가운데서도 그나마 괜찮은 활약을 펼쳤던 콜로라도에서도 감독과 마찰을 빚어 끝내 팀을 떠난바 있다.

김병현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거친 팀에서 코칭스태프와 불화가 없었던 적이 없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물론 이와 같은 과정을 이어온 원인이 김병현이라는 선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코칭스태프에게 문제가 있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한 김병현에게도 최소한 절반의 책임은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언론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설정하는 것도 김병현에게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는 과거 한 언론사의 기자와 몸싸움을 벌인 일이 있다. 물론 김병현이 묘사했던 당시 기자의 태도에도 분명 문제가 있었지만 언론에 대한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그의 성향 때문에 일이 커져버린 케이스다.

김병현을 취재한 경험이 있는 한 기자는 언젠가 필자와 대화 도중 '그의 스케줄을 그의 에이전트도 모를 때가 있다'고 말하며 기가 막혀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가 개인적으로 지나치게 가까워도 문제지만 취재원인 선수가 언론과의 관계를 적대적으로 형성했을 때도 좋지 않은 문제가 발생한다. 자신의 거취나 자신에 대한 이슈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의 목소리를 온전히 팬들에게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그런 원인이 결국 자신에 대한 평판을 나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병현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던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을 좌절시킨 '여권 분실 사건'의 예를 되짚어 보자. 여권을 잃어버려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게 된 김병현이 아무리 여권을 잃어버렸다고 말해도 언론은 끊임없이 '고의 분실'이라는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동안 김병현 스스로 자신의 이미지 관리에 실패한 결과다.

한국이 됐든 일본이 됐든 김병현이 프로야구 마운드에 다시 오르는데 있어 성공의 관건은 무엇보다 야구실력이겠지만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관건은 앞서 언급한 야구 외적인 부분들, 즉 주위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팀 스피릿, 그리고 언론과의 원만한 관계형성 등일 것이다.

김병현의 나이는 올해 31세다. 나이만으로도 이미 어른이다. 알려진 대로 결혼을 한다면 그야말로 '진짜 어른'이 된다.
지금 김병현이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여자친구는 김병현이 과거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는지 잘 모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병현이 프로의 마운드 위에서 다시 호령하며 사랑하는 피앙세에게 자신이 누구인지를 직접 그리고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면 몸만들기나 구위를 끌어올리는 노력 외에도 언론과 팬들을 대하는 진솔하고 성실한 태도 등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한마디로 프로선수로서 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철이 든 모습을 보여줘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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