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제' 김연아가 오는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아이스쇼를 연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김연아가 10월2-3일 이틀 동안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리는 '올댓스케이트 LA' 아이스쇼에 출연한다고 9일 밝혔다.

올댓스포츠 측은 "한국의 토종 아이스쇼를 처음으로 미국에서 선보이는 기회이며, 스포츠와 김연아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 때문에 LA를 첫 무대로 택했다"고 LA를 아이스쇼 개최 장소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연아는 지난 6일 LA를 방문, LA 시청으로부터 명예 시민증을 전달받았음은 물론 LA시가 8월 7일을 '김연아의 날'로 지정하는 등 크나큰 환대를 받은 바 있다.

이번 아이스쇼의 출연진과 세부 프로그램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아이스쇼의 주최사인 올댓스포츠는 9월 초까지 출연진 구성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번 올댓스포츠 측의 김연아 아이스쇼 LA 개최 계획에 있어 가장 시선이 가는 부분은 아이스쇼가 열리는 장소 스테이플스 센터.

수용인원이 1만 9천282명에 이르는 스테이플스 센터는 미국인들에게 NBA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구단 중 하나인 LA 레이커스의 홈구장으로 유명한 장소이지만 한국인들에게는 김연아가 생애 처음으로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장소로 추억되는 장소.

김연아는 지난해 3월 28일 오전(한국시간)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죽음의 무도'를 연기, 76.12점이라는 세계 신기록으로 1위에 오른데 이어 이튿날 열린 프리 스케이팅에서 '세헤라자데'를 연기해 131.59점을 기록, 쇼트 프로그램과의 합계 점수에서 총점 207.71점이라는 세계 신기록으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김연아가 기록한 207.71점은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200점을 돌파한 기록이자 김연아의 동갑나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가 보유중이었던 세계 최고 기록(199.52점)을 8.19점 넘어선 경이적인 세계 신기록이었다.

프리 스케이팅이 모두 끝나고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대 가장 위에 선 김연아는 울려 퍼지는 애국가와 게양되는 태극기를 응시하다 어느새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시니어 데뷔 이래 2시즌 연속으로 그랑프리 파이널을 제패하고도 정작 꿈에 그리던 월드 챔피언 타이틀은 부상으로 들어 올릴 수 없었던 한을 풀어내는 순간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당시 <AP통신>은 김연아가 라이벌 마오를 20점 가까운 점수차로 따돌리고 여자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200점 벽을 무너뜨리며 우승한데 대해 "김연아가 쇼트 프로그램에서 엄청난 리드를 잡은 이후 이번 세계선수권은 선수권 경쟁이 아닌 '퀸 연아'를 위한 대관식 같았다"고 묘사했고,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도 "김연아가 2위 조애니 로셰트보다 16점 앞섰고 라이벌 아사다 마오보다 20점이 앞서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며 놀라움을 표시하는 한편 "김연아는 믿기 힘든 스케이팅을 했다. 빙판위를 날아다니는 것 같은 모습을 보였다. 다른 선수들은 점프를 앞두고 속도를 줄이는 모습을 보인 반면 김연아는 최대의 속도로 점프를 이어갔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렇듯 김연아는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시니어 데뷔 이래 처음으로 세계 선수권을 제패, 동계올림픽 금메달과 함께 필생의 목표로 삼고 있던 목표를 달성했다.

김연아에게 있어 스테이플스 센터는 생애 첫 세계선수권 제패의 추억 외에도 자신의 우상이었던 미셸 콴과의 만남을 갖게 해준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당시 미국의 한 방송사 피겨 해설자로 활약 중이던 콴은 공식연습 중이던 김연아를 찾아와 짧은 인사를 나눴고, 대회기간 내내 콴은 김연아의 연기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부터 현재까지 김연아와 콴은 과거와 현재의 피겨 여왕으로서 우의 이상의 우의를 다져오고 있다. 특히 콴은 현역 은퇴 이후 처음으로 가진 아이스쇼 무대를 김연아가 출연한 국내 아이스쇼 무대에서 가졌고, 최근에는 국내에서 열린 아이스쇼에서 처음으로 김연아와 듀엣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아직 출연진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콴도 LA에서 열리는 아이스쇼에 출연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콴의 출연은 아직도 그를 추종하는 미국 내 수많은 팬들을 불러 모을 것이고, 김연아와 콴의 동시 출연은 미국 내에서 뿐 아니라 세계 피겨계에도 큰 화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스쇼 흥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스테이플스 센터는 김연아에게 경쟁의 장소가 아닌 축제의 장소이자 보답의 장소가 됐다. 아이스쇼는 분명 비즈니스지만 스테이플스 센터에서의 아이스쇼는 김연아에게 단순한 비즈니스 차원의 아이스쇼 그 이상의 특별한 의미와 추억을 안겨줄 무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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