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형제들이 한계에 부딪힌 듯 하다. 뜨거운 형제들의 시도는 분명 신선했다. 누군가를 조종하고 그에 따라 움직이는 아바타의 개념은 가상현실이 아니라 증강현실에 가까웠다. 콩트 속에서만 머물러 있어야 할 것들이 현실로 증강되어 결합한 예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다주는 줄 알았지만, 현재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가상현실이 전부이다. 가상현실 또한 점점 콩트로 변해가고 가상 바캉스 허운대는 중간 중간에 피식 웃음이 나오는 정도였다.

멤버들조차 혼란스러워하고 적응이 안 되는 모습이다. 추임새를 넣을 때도 할 말이 없어서 "아~ 그랬군요", "예~ 그렇습니다" 를 연발하며 어쩔 수 없이 뱉는 멘트만 계속될 뿐이었다. 개그맨은 박명수와 김구라, 박휘순이 전부이고, 쌈디나 이기광, 한상진, 탁재훈은 가수이고, 배우이기에 콩트를 소화하기엔 너무도 어설프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개그콘서트나 웃찾사에서나 볼 만한 콩트와 상황극을 남발하니 영 적응을 못하는 느낌이 든다.

소개팅은 더욱 식상해져 가고 있다. 안 되다보니 무리수를 던지기 시작하고, 웃옷을 벗거나 갑자기 맥락 없는 말을 던지는 등 억지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소개팅녀 역시 상황을 모두 인지하고 있는 상태라 콩트에 불과하고, 전혀 자연스럽거나 리얼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비록 연기를 한다할지라도 상대방이 이 상황을 모르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데 시청자가 느끼기에도 출연자 전원이 이 상황을 인지하고 쇼를 하는 것이라 느끼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아바타를 살려라

아바타의 장점은 초보를 초보같이 않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능 초보인 쌈디나 이기광, 한상진의 경우 처음부터 예능에 적응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뒤에서 누군가 지도를 해 준다면 예능에 금새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박명수와 김구라, 탁재훈이 그 역할을 충분히 해 주었다. 뒤에서 아바타를 조종하며 보이는 것은 쌈디나 이기광이었지만, 그들이 펼치는 행동들은 박명수나 김구라, 탁재훈이었기에 그들의 노하우를 자연스럽게 채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이기광과 쌈디가 그 영향으로 예능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해서 아바타로서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반면 저번 최종 아바타 조종사 선발 때 새로운 멤버들을 투입시킨 것 같이 신선한 아바타가 필요하다. 예능에 초보인 그들은 아바타로서 매력도 있고, 소재의 고갈이나 식상함이 없이 아바타를 지속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한 아바타를 할 때 상대역도 굉장히 중요하다. 이제 더 이상 연예인 지망생들이 나와서는 안 될 것 같다. 그들이 모든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시청자들 또한 인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건 소개팅이 아니라 짜고치는 고스톱이라 느껴지게 되고 결과를 예측할 수 있기에 더 이상 재미가 없어진 것이다. 저번 주에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시청자들과 함께 했던 부분이었다. 매끄럽진 않았지만 시민들이 직접 참여함으로 신선한 재미와 긴장을 얻을 수 있었다. 아바타녀도 즉석해서 헌팅을 하거나 시민들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바타의 의미를 더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다.

해리포터나 철이와 메텔같은 설정은 가상현실을 강조한 것임은 알겠는데 너무 어설프고 손발이 오그라든다. 딱히 그들의 역할도 없고 그저 병풍 역할일 뿐이었다. 오히려 몰래카메라와 같이 일반 시민들과 헌팅과 만남을 가진 후 아바타 조종을 통해 증강현실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콩트는 제발 그만

리얼 버라이어티를 넘어서기 위해선 리얼 버라이어티를 딛고 일어서야 할 것이다. 현재 뜨거운 형제들이 보여주고 있는 상황극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넘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낸 프로그램을 찾으라면 남자의 자격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리얼 버라이어티이지만 각 캐릭터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남자의 자격은 이제 안정권에 들어서면서 롱런할 준비를 마쳤다.

뜨거운 형제들 역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나갈 줄 알았는데 과거의 콩트로 되돌아가는 것 같아 아쉬운 점이 많다. 뜨거운 형제들이 놓친 것은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보자는 욕심에 "리얼"을 놓친 것이다. 가상현실이건 증강현실이건 항상 그 기반이 되는 것은 "현실" 즉 "리얼"이다. 그래서 저번 주에 그나마 피식 웃을 수 있었던 부분도 시민들과 함께한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콩트의 전문가인 개그맨들도 쉽게 인기와 호응을 받아내지 못하는 콩트를 가수와 배우가 소화해내겠다는 것 자체가 무리인 것 같다.

뜨거운 형제들의 초반 열기는 정말 뜨거웠다. 신선했고, 새로운 것을 기대하게 했다. 처음 시작하는 만큼 어설픈 면도 기대감으로 대체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닥을 잡아가지 못하고 있는 뜨거운 형제들은 기대만큼 실망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식어가고 있는 뜨거운 형제들에 불씨를 다시 지피기 위해서는 한군데로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싶다. 뜨거운 형제들이 놓치고 있는 것 중 가장 큰 것은 "리얼"이다. 이제 "리얼"에 좀 더 초점을 맞춰서 다시 뜨거운 형제로 거듭나길 바란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tvexciting.com 운영하고 있다. 바보상자 TV 속에서 창조적 가치를 찾아내고 픈 욕심이 있다. TV의 가치를 찾아라! TV익사이팅"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