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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풍계리 취재비'로 법정제재 추가방통심의위 "오보 여부 아니라 객관성 문제"…TV조선, 법적 대응 예고
윤수현 기자 | 승인 2018.07.09 20:42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TV조선 ‘북한, 풍계리 취재비 1만 달러 요구’ 보도에 대해 법정 제재를 결정했다. TV조선은 앞서 '김정숙 여사 경인선 발언'으로 법정제재인 주의를 받은 바 있다. TV조선은 이날 방통심의위 전체회의의 2차 의견진술에서 법정 제재가 나올 경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TV조선의 뉴스7은 5월 19일 <[단독] "北, 美 언론에 핵실험장 취재 비용 1인당 1만 달러 요구"(엄성섭 기자)> 보도에서 북한이 미국 취재진에게 사증 명목으로 1인당 1만 달러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소위는 해당 보도에 대해 의견진술을 진행하고 법정제재를 건의한 바 있다. 

5월 19일 TV조선 뉴스7 보도 화면(TV조선)

‘오보 여부’가 아니라 ‘객관성’ 위반이 법정 제재의 주요 이유였다. 이날 TV조선의 주용중 보도본부장은 “방송소위에서 법정제재를 건의한 위원은 오보인지 아닌지 알지 못한다”며 “북한·통일부·외신도 이 보도에 대해 아무 말 안 하는 상황인데 TV조선에 법정제재를 주는 게 형평성에 맞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공개로 방통심의위 관계자만 있는 상황에서 (외신 기자와의 통화 녹취록을)열람하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북한에 1만 달러를 요구받았다는 미국 기자의 녹취록을 위원들에게 공개, 오보가 아니라고 인정받고 법정제재를 피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소영 위원은 “녹취록을 공개하겠다는 것은 방통심의위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소영 위원은 “방통심의위가 처분을 내릴 땐 근거를 전부 공개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자꾸 녹취록 이야기하는데 아무 의미가 없다”며 “방통심의위 위원에게는 보여줄 건데 외부에 공개하지 말라고 하는 건 우리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방통심의위는 TV조선의 보도가 객관적인 방법으로 다뤄졌는지,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방송했는지 검증하는 데 집중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 14조 객관성>은 “방송은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다루어야 하며,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방송하여 시청자를 혼동케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TV조선은 의견진술에서 ▲미국 외신 기자 2명이 북한 당국자에게 1만 달러를 요구받았다 ▲두 기자는 풍계리에 가지는 않았다 ▲북한에 간 CNN, AP통신 기자들이 1만 달러를 요구받았는지 확인하지는 않았다 ▲TV조선 말고 MBC, MBN, 중앙일보 등 다수의 언론도 이 사실을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당국자에게 1만 달러를 요구받은 기자를 인터뷰했으며, 다수 언론도 이 사실을 보도했기에 객관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원들의 판단은 달랐다. 강상현 위원장은 “다른 방송사들도 보도했는데 대부분 TV조선의 후발 보도”라며 “이들은 ‘~라고 전했다, ~라고 알려졌다’ 등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TV조선은 ‘요구했다’라는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했다”며 “불확실한 정보라면 ‘알려졌다’라고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강상현 위원장은 “방통심의위는 해당 기사의 오보 판단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보도하는 방식에 있어 객관 타당하게 설명하는지, 정당성이 있는지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미디어스)

심의 결과는 법정제재 주의 6명 (강상현 위원장·허미숙 부위원장·심영섭·윤정주·김재영·이소영 위원, 이하 여당 추천 위원), 문제 없음 1명 (박상수 위원, 전 국민의당 추천 위원), 기권 2명 (전광삼 상임위원·이상로 위원, 이하 자유한국당 추천 위원)등으로 의견이 갈렸으나 위원 다수의견인 법정제재 주의로 결정됐다. 

심영섭 위원은 “문제가 되는 건 사증 비용 1만 달러 요구 주장을 확정적인 것처럼 보도한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공개가 허위·기만이라는 뜻(이 담긴 보도였다)”고 밝혔다. 이어 “기사 내용 자체가 가지고 있는 파괴력이 있다”며 “객관성과 신중한 보도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이소영 위원은 “객관성을 이야기할 때 전달하는 내용, 문구, 맥락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며 “그건 기자가 아니라 시청자의 인상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어진 정보를 과장하거나 하면 책임 있는 기사 쓰기 방식이 아니다”라며 “왜 TV조선이 객관성 위반을 인정 못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반면  전광삼 위원은 “TV조선이 아니었다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해당 보도를 지적하지 않았다면 이 안건이 올라왔을까”라며 “또 SBS, JTBC라면 어땠겠냐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제기했다. 이상로 위원은 “이 안건은 청부심의라고 이해된다”며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제재”라고 주장했다. 이어 “청부심의에 도움 되는 것을 거부한다”며 “다른 위원도 헌법과 언론자유 수호를 위해 뜻을 같이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상로 위원을 따라 의견을 바꾸는 위원은 없었다. 전광삼·이상로 위원은 심의 결과에 불복해 회의장을 이탈했다.

회의를 마치며 강상현 위원장은 “(이상로 위원이)방통심의위의 명예와 관련된 청부심의를 운운하며 나가 유감스럽다”며 “그간 안건 중 이번처럼 길게 이야기한 것도 드물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TV조선이기 때문”이라며 “양면적인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두 차례의 의견진술과 주어진 시간 등을 봤을 때, TV조선이기에 더 신중한 심의를 했다는 것이다.

TV조선 관계자는 “재심 청구를 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적인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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