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지부(지부장 전대식)가 '배우자 출마'로 논란을 빚은 안병길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무기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는 9일 투쟁특보를 내어 안병길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무기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부산일보지부는 지난 5월 3일 안 사장의 배우자가 6.13 지방선거에 후보로 출마한 것을 시작으로 사장 퇴진 투쟁에 돌입했다.

부산일보지부는 투쟁특보에서 "애초 배우자 출마에 따른 부산일보의 공정성·편집권 침해 우려에서 투쟁의 불씨는 타올랐다"면서 "그러나 안 사장 재임 시절 공정보도·편집권 침해 정도가 심각하고, 그간의 갑질경영·노조 무시 사규·공직선거법 등 각종 위반행위 등이 속속 드러나면서 배우자의 당락과 무관하게 투쟁이 진행됐다"고 투쟁 경위를 설명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지부가 9일 부산일보 사옥 앞에서 안병길 사장에 대한 퇴진 결의를 모으는 모습. 부산일보지부는 9일부로 무기한 철야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사진=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

안병길 사장의 배우자 출마 논란은 지난 5월 3일 배우자 박문자씨가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당시 안 사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아내의 삶과 꿈을 차마 좌절시킬 수 없었다"며 "부산일보는 그 어떤 언론사보다도 공정보도 시스템이 잘 작동되고 있다. 그 어떤 정당도, 후보도 잘못이 있다면 사정없이 보도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안 사장은 지방선거 기간동안 자신의 고등학교 동문 등 지인들에게 "자랑스런 ○○고 동문 선후배님! 50회 안병길(부산일보 사장)입니다. 제 아내 박문자가 해운대 제1선거구 자유한국당 부산시의원 후보로 출마했습니다. 해운대 제1선거구에 거주하는 지인 친지들에게 적극 추천 홍보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문자메세지를 보내 재차 논란을 빚었다.

6.13 지방선거에서 배우자 박 씨가 낙선하자 안병길 사장은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노조에 대해 '배우자 출마로 회사에 누를 끼친 것은 미안하지만, 선거가 끝나 공정보도 우려는 없어졌으니 사퇴할 것 까지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안 사장은 부산일보지부가 최근 유일주주인 정수장학회에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서자 "불법 쟁의행위는 더 이상 안 된다"며 노조의 상경투쟁, 점심시간 피켓시위 등이 '불법 쟁의행위'라고 규정했다.

안병길 사장과 부산일보지부는 임단협 과정에서도 진통을 겪고 있다. 부산일보지부는 상급단체인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함께 임단협을 진행하는데 안 사장이 언론노조는 교섭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일보지부는 안 사장의 태도를 '의도적인 단체교섭 거부'로 판단, 안 사장을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한 상태다.

전대식 부산일보지부장은 9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쟁의행위'를 포함한 투쟁 수위를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전 지부장은 "안 사장의 행위에 대해 각 국 조합원들의 분노가 높은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정당한 절차를 밟아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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