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북미 고위급 회담을 마치고 평양을 떠났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으며, 비핵화 시간표·검증 등에 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를 두고 북미 관계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아직 간극이 크지만 결국은 차이점을 극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한 사이의 북한 핵 문제를 푸는 방식의 차이점을 극명하게 보인 것”이라며 “미국은 일괄 타결, 북한의 선 해체를 요구하고 북한은 점진적 동시교환 원칙에 따르자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복하지 못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결국에 워싱턴과 평양 사이에서 차이점을 조금씩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순안공항서 작별 인사하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 노동당 부위원장 (평양 AP=연합뉴스)

북한은 회담이 끝난 후 미국을 강도로 표현하며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 북한 외무성은 7일 성명을 통해 “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나왔다”·“미국은 저들의 강도적 심리가 반영된 요구 조건들까지도 우리가 인내심으로 받아들이리라고 여길 정도로 근본적으로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정인 특보는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그러한 수사가 북미 관계의 끝을 얘기하는 건 아니다”면서 “종전 선언은 북미 정상이 합의해 놓은 사항이니까 밑에 있는 사람들은 합의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정인 특보는 ▲비핵화의 타임라인 ▲비핵화의 범주 등이 쟁점이라고 분석했다. 문 특보는 “북한은 점진적으로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서 이루어진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미국은 모든 것들이 일괄 타결이 됐다는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핵화의 범주에 북한의 핵 과학자, 기술자까지 포함하는 거냐는 쟁점이 있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며 “그 과정이 빨리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향후 비핵화 검증은 아주 매서울 것”이라며 “쉽게 될 수 있는 과정이 아니므로 우리가 인내심을 갖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고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사찰이 이루어진 다음에 (미국이)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예측했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이)중재자의 역할을 더 많이 해야 한다”며 “빨리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작업을 우리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특보를 그만두라는 이야기가 언론 일각에서 나왔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문 특보는 “대통령께 부담이 되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스스로 관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제가 부담된다고 하면 해촉하면 된다”며 “아직 대통령께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니까 지금 특보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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