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모습을 아쉽게 볼 수 없었을 때 사람들은 너무나도 안타까워했습니다. 두 선수 모두 역경을 딛고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달아 좋은 활약을 보였던 선수들이었기에 그 안타까움은 더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축구화 끈을 고쳐 매고 새로운 큰 도전을 준비해나갈 것입니다.

▲ 이근호 ⓒ연합뉴스
불운하게 월드컵 출전의 꿈을 접었던 이근호(감바 오사카), 곽태휘(교토 상가)가 다시 날개를 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조광래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5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11일 수원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뛸 25명의 명단에 이근호, 곽태휘를 포함시켰습니다. 이로써 이근호, 곽태휘는 지난 5월 오스트리아에서 아깝게 대표팀에서 낙마한 이후 3개월 여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이근호, 곽태휘는 전임 허정무 감독 시절 '황태자' 별칭을 들으며 대표팀 내 입지를 다졌던 선수들이었습니다. 곽태휘는 허정무호 초기 '골넣는 수비수' 명성을 높이면서 가장 유력한 중앙 수비 자원으로 꼽혀 왔고, 이근호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탄탄대로를 걷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월드컵 본선 직전에 고개를 떨궈야만 했습니다. 곽태휘는 지난 5월 31일 오스트리아에서 가진 벨라루스와 평가전에서 왼쪽 무릎 인대 부상으로 4~6주 진단을 받아 낙마했고, 이근호는 잇따른 부진이 발목을 잡아 엔트리 경쟁에서 밀리며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워낙 좋은 기량을 갖췄고 팀내 입지가 대단해서 최종엔트리 발탁이 예상됐지만 뜻하지 않은 엔트리 탈락에 분루를 삼켜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둘은 월드컵이 끝난 뒤 일본 J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재기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이근호는 감바 오사카로 이적한 뒤 4경기에 출전해 3도움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습니다. 골은 넣지 못해도 이타적인 플레이로 팀에 도움이 되는 공격수로 자리잡으면서 빠르게 팀에 적응했습니다. 또 곽태휘도 부상에서 어느 정도 회복해 지난 1일 리그 16라운드에서 모처럼 선발 출장해 45분을 뛰면서 컨디션 점검을 했습니다. 아직 100%는 아니어도 재활에 매진한 끝에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만큼 몸은 많이 올라온 상황이었습니다.

▲ 곽태휘 ⓒ연합뉴스
그런 둘에게 조광래 감독은 대표팀 승선 기회를 줬습니다. 특히 조 감독은 이근호에 대해 "예전부터 좋아했던 선수"라면서 신뢰감을 나타내 보이기도 했습니다. 파격적인 선수 기용이 눈길을 끈 이번 '조광래호 1기'에서 이근호와 곽태휘는 어쨌든 다시 살아나는데 성공했습니다.

두 선수는 개인적인 역경을 딛고 일어선 선수로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던 선수들이었습니다. 곽태휘는 고교 시절 공에 맞아 한쪽 눈이 실명되는 아픔 속에서도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K-리그에서도 알아주는 수비수로 떠올랐고 결국 국가대표와 일본 J리그에도 진출하며 나름대로 안정적인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근호 역시 첫 프로무대였던 인천 소속 시절, 3년동안 2군을 전전하다 벤치도 아닌 퇴단 위기 까지 몰리는 수모를 겪었던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2007년 대구로 이적한 뒤 자신감을 찾으면서 핌 베어벡 감독으로부터 부름을 받고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2군 신화'의 본보기를 보여줬습니다. 또 유럽 무대 진출 실패라는 수모를 겪었음에도 일본 J리그에서 나름대로 소속팀에서 입지를 다져가며 최고의 공격수로 도약할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꿈을 위한 도전에서 잇달아 상처를 받았지만 이들은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속담처럼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꾸준하게 기량을 보여주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절치부심했던 3개월이었을 것입니다. 월드컵 출전의 꿈이 단 열흘 가량 남겨 놓고 좌절됐으니 개인적인 상처, 한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 아쉬웠던 한을 이제는 풀어야 할 때입니다. 새출발하는 조광래호에서 다시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근호, 곽태휘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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