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회 후반기 원구성이 16년 만에 7월로 넘어갔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국회만 밥값을 못한다"며 이번 주 내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협상테이블 자체가 마련되지 않고 오늘에 이르렀다"면서 최근 개헌 논의를 주장하고 있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통화에서 "국회 중단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한두 차례 만나기는 했지만 상견례 한 정도 말고는 진전된 게 없다"며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홍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 상황이 여러 가지로 복잡해 협상을 빨리 해야 한다고 요구할 수 없어서 굉장히 자제해 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16년 만에 원 구성이 7월로 넘어가는 일까지 이르렀다"고 한탄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만 밥값을 못한다"며 "원구성 협상을 하루빨리 타결하는 것이 시급하다. 늦어도 이번주 내에는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상임위 구성과 관련해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법사위원장' 자리다. 민주당과 제1야당인 한국당은 각종 법안의 처리를 담당하는 핵심 상임위인 법사위의 위원장 자리를 두고 최근까지 팽팽한 입장차를 보였다. 국회의장을 다수당인 민주당이 가져가기 때문에 법사위원장은 제1야당인 한국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과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민주당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 것이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는 이날 "일단 협상이 시작되어야 하지 실제 협상은 이루어지지도 않는데 계속 '어떤 상임위를 가져가겠다'고 말하면 협상은 더 어려워지는 것"이라며 "협상 테이블에서 말하는 것이 맞다. 세부적인 내용을 일부러 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원 구성 협상테이블만 마련된다면 상임위 자리를 두고 한국당과 협상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홍 원내대표는 최근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개헌 논의를 함께 하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개헌 문제가 국회에서 폐기 처분된 게 엊그제"라며 "지금 갑자기 원 구성 협상을 앞두고 개헌을 해야한다는 것은 어떤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의 발의한 정부 개헌안은 야당 의원들의 불참과 반대 속에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바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의 개혁입법연대가 거론되자 보수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개헌'문제를 꺼내들어 개혁 연대를 흐트려보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홍 원내대표는 "제가 국회가 해야할 개혁 법안 처리를 위해 거기에 동의하는 어떤 정당들과 연대 같은 걸 해보겠다 의견을 제시했다"며 "그랬더니 엊그제부터 개헌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원 구성 자체도 협상이 안 되는데 개헌 문제를 어떻게 할 수 있겠나"라고 토로했다.

한편, 국회는 오늘부터 원내수석부대표들 간 실무협상을 갖고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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