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가 29일 서울역 광장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 조합원 1500명(경찰 추산)이 참여한 이번 1박 2일 총파업 출정식에는 민주노총 이상진 부위원장·민주노총 서울본부 용순옥 수석부본부장·희망연대노조 박대성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29일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희망연대 SK브로드밴드지부 1박2일 총파업 출정식'(미디어스)

SK브로드밴드지부는 “희망연대는 ▲미전환 하청센터 즉시 전환 ▲생활임금 쟁취 ▲유연근무제 분쇄 ▲안전한 일터 쟁취를 목표로 28일 전 조합원 경고파업을 벌였다”며 “하지만 회사 측은 조합원들이 평소 홈고객센터에 주차할 곳이 없다는 회사의 사정을 고려해 자택 인근에 주차해두고 있던 업무용 차량을 반납하라는 공지를 하는 등 치졸한 보복을 하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따라서 노동조합은 6월 29일부터 30일까지 전 조합원(약 1,600명)의 1박 2일 총파업을 진행해 회사의 전향된 입장을 끌어내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희망연대 박대성 위원장(좌)과 민주노총 이상진 부위원장(우) (미디어스)

서울역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는 1500명(경찰 추산)의 희망연대 SK브로드밴드지부 조합원이 참여했다. 이날 민주노총 이상진 부위원장은 격려사에서 “이번 지방선거의 압승을 민심으로 이해한다면 이 정부는 얼마 가지 않아 노동자의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상진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노동존중의 사회, 최저임금 1만 원 등의 정책을 폈지만 불과 5개월이 지나지 않아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했다”며 “이것이 노동존중 사회냐”고 지적했다.

희망연대 정규범 실장(좌)과 정범채 쟁의대책위원장(우) (미디어스)

희망연대 박대성 지부장은 “노동조합을 만든 이유는 임금, 노동조건, 복리후생도 중요하지만 회사의 찍어누르기를 막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이어 “생활임금 쟁취, 전 사업장 정규직 전환, 유연근무제 폐지 등을 실현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총파업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출정식에서 삭발식이 진행됐다. 희망연대 SK브로드밴드지부의 정범채 쟁의대책위원장과 정규범 상황실장이 삭발했다. 정범채 쟁의대책위원장은 삭발이 끝난 후 조합원을 향해 “진심으로 간절히 승리를 원하냐”라며 “이번에는 제대로 싸우자”고 밝혔다. 정규범 상황실장은 “사측과 싸워 (요구사항을)쟁취하겠다”며 “투쟁하는 노동자가 진짜 노동자”라고 강조했다.

희망연대 정규범 실장(좌)과 정범채 쟁의대책위원장(우) (미디어스)

1500명의 조합원은 15시 40분경 종각역의 SK서린빌딩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SK서린빌딩 앞에서 권역별 투쟁결의 발언, 문화공연 등을 진행한다. 이후 서린빌딩과 한빛광장에서 노숙을 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 및 IPTV 설치·수리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을 ‘행복센터’라는 하청업체에서 관리했다. 다단계 하도급 등의 문제가 불거지자 SK브로드밴드는 2017년 5월 민간기업 최초로 자회사를 설립해 하청업체 노동자를 전원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홈앤서비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하청업체 노동자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SK서린빌딩으로 향하는 희망연대 SK브로드밴드 지부 조합원 (미디어스)

하지만 여전히 3개 지역(강서, 마포, 제주)에 하청업체가 있다. 또한 희망연대 SK브로드밴드지부는사측이 임금교섭을 진행할 때 성실한 교섭 의무를 해태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6월 18일 노사는 쟁의 조정을 시도했지만 끝내 결렬됐다.

이후 SK브로드밴드 노동자는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홈앤서비스 조합원 2,163명 중 2,052명(94.9%)이 투표해 1,474명(68.2%)이 파업에 찬성했다. 희망연대 SK브로드밴드지부에서는 1,402명 중 1,365명(97.4%)이 투표에 참여하여 1,273명(90.9%)이 파업에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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