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선수들이 잘 한다는 것은 그만큼 희망과 미래가 있기에 대단히 긍정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선수들보다 더 기량이 좋고, 자신있는 플레이를 펼친다면 국제대회에서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7월, 독일에서 쾌거를 이룬 한국 U-20(20세 이하) 여자 축구팀의 선전은 정말 값졌습니다. 이 어린 선수들은 정말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꿈을 향해 달리고 또 달리며 마침내 U-20 여자월드컵에서 3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한국 여자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희망적이었고,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여자 축구가 거둔 쾌거와 더불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어린 선수들의 선전이 있었으니 바로 주니어 여자핸드볼 팀이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세계 4위의 성적을 거뒀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대회가 열렸음에도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잘 모르는 것이 다소 아쉬울 따름이었지만 '어린 우생순' 여자 핸드볼 팀은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 잇따라 선전을 거듭하며 세계 정상 정복을 다시 꿈꾸는 한국 핸드볼의 미래를 밝혔습니다.

여기에는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면서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한 이은비의 활약이 단연 눈에 띄었습니다. 장신 선수들을 비집고 들어가 정확하게 꽂아 넣는 공격력은 마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혜성같이 등장한 김온아를 연상케 할 만큼 대단했습니다. 뛰어난 스피드와 개인기로 주니어 대회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준 이은비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만큼 좋은 기량을 갖고 있어 경험만 더 쌓는다면 차세대 한국 핸드볼을 이끌 주역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이은비와 함께 공격을 책임졌던 유은희의 활약도 돋보였습니다. 역시 국가대표로도 뛴 바 있는 유은희는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상대 실책을 유발하고 가로채기를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세계 4위의 성적을 내는데 큰 역할을 해냈습니다. 이번 대표팀의 주장을 맡기도 해 책임감 있는 플레이로 매 경기마다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던 유은희 역시 미래를 밝힐 주역으로 이번 대회에서 많은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그밖에도 이번 대회 베스트 7에 이름을 올리면서 측면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준 김온아의 친동생 김선화, 역시 측면에서 효율적인 경기 운영으로 깔끔한 플레이를 선보인 조효비, 수준급 선방 실력을 과시하며 이번 대회 수훈 선수로 이름을 날린 골키퍼 박소리, 거친 몸싸움을 마다않고 피봇플레이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냈던 남영신 등도 이번 대회를 통해 훗날 런던올림픽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이렇게 선수들 개개인이 자신들이 맡았던 역할을 충실하게 소화해내고 한국 특유의 강력한 조직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습니다. 빠른 움직임과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팀플레이가 이번 대회에서도 효과를 발휘하며 국제적으로 또 한 번 통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얘깁니다. 국내에서 열린 국제 대회였음에도 예상했던 것보다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것은 아쉬웠지만 이 선수들 가운데 일부가 당장 11월에 열리는 아시안게임, 더 나아가 세계선수권과 2012년 런던올림픽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른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에서의 선전은 대단히 의미있고 가치 있었습니다. U-20 여자 축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밝힌 주니어 여자 선수들의 선전, 그리고 미래의 활약에 대해서도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