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광동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가 MBC 감사국이 제기한 여성도우미·골프 접대 의혹을 부인했다. 김 이사는 의혹에 대한 반박근거로 과거 자신의 출입국 기록을 제시했다. MBC 감사국은 관련 의혹을 입증할만한 제보자 녹취록과 현지에서 수집한 정황 증거가 있다며 반박했다. 일부 방문진 이사들은 논란이 되는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김 이사가 인정하고 있는 접대 내용 역시 부적절하다며 김 이사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문진은 25일 오전 임시이사회를 열고 지난 21일 있었던 MBC 특별감사 결과보고에 대한 후속조치 논의를 이어갔다. 지난 이사회 감사 결과 보고에서는 취재기자 블랙리스트, 본사·계열사·자회사 임원들의 법인카드 유용 등 과거 MBC 내부의 새로운 비위 행위들이 드러났다. 특히 MBC 감사국은 보고 말미에 MBC 미주법인을 조사하던 중 방문진 이사들이 미주법인으로부터 부적절한 접대를 받았다는 감사 결과를 보고해 논란이 일었다.

김광동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사진=연합뉴스)

부적절한 접대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김광동 이사는 제기된 접대 의혹 중 여성도우미 접대와 골프 접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이사는 이에 대한 근거로 2014년 1월부터 6월까지 자신의 출입국 기록을 이사회에 제출했다. 김 이사가 제출한 기록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안 김 이사는 4월 24일부터 5월 3일까지, 6월 5일부터 6월 8일까지 출국 상태였다. MBC 감사국은 여성도우미 접대 시기는 4월 4일, 일부 골프 접대 시기는 2014년 5월 29일~30일이라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김 이사는 "이 보고서에서 감사국은 '여성 도우미'라는 표현을 10번 사용하는데 제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면 이럴 수 없다"며 "이렇게까지 사실을 왜곡하고, 조작하는 것을 감사라고 통보도 안하고 공개한 것에 대해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BC 감사국은 제기한 의혹들을 입증할만한 제보자 녹취 자료와 현지에서 수집한 정황 증거가 있다며 김 이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한 김 이사가 제출한 출입국 기록이 신뢰할만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추가 확인을 요청했다.

김 이사는 이같은 접대 의혹을 제외한 다른 접대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유니버셜 스튜디오 VIP 관람, LA다저스 야구 경기 관람 접대 등에 대해서도 "MBC는 매주 류현진 경기를 중계하는데 류현진 경기를 보러간 것이 그렇게 잘못됐느냐",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김문환 이사장을 모시고 줄 서서 봤어야 정당했다는건가"라고 말하는 등 일반적인 접대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지난 이사회에서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영란법 시행 이전 골프 라운딩, 선물 접대 등으로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부 방문진 이사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완기 이사는 "이것은 여러 감사 결과 중 일부다.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이의제기가 없었다"며 "그렇다면 방문진 설립목적과 취지상 이 부분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MBC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가진 한 일원이 MBC 자회사로부터 이런저런 부적절한 접대를 받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방문진 입장이 있어야 하고 대책마련도 나서야 한다"며 "해당 이사에 대한 조치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순 이사는 "나머지 사안들에 대해 방문진 이사로서 법적·윤리적으로 우리가 입장표명을 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논의해야 한다"며 "해당 이사에 대한 조치 뿐만 아니라 방문진 윤리강령 등을 재검토해야 한다. 우리가 우리에 대한 칼날에 대해 굉장히 방어적인데 이런 태도를 보여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유기철 이사도 "그 정도 접대를 받는 것은 괜찮다고 얘기하는데 미주법인 사장은 방문진 이사와 간접적인 갑을관계에 있다"며 "방문진이 척결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좋다. 임기를 넘기기 전에 진상조사 소위를 구성해 (조사를)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문진은 오는 7월 5일 정기이사회 전까지 김광동 이사와 관련해 논란이 되는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마치고 진상조사 소위 구성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방문진은 8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논의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